대천마을을 공부하다 : 어울림의 기쁨을 아는 열두 명의 마을 사람들 이야기

대천마을을 공부하다 : 어울림의 기쁨을 아는 열두 명의 마을 사람들 이야기

$18.00
Description
20여 년의 주민 자치 역사를 지닌 대천마을 공동체를
‘살고 싶은 장소’로 만들어 온 뿌리 내림의 장본인 12명에게서 배우는
‘이 시대 마을의 가치와 주민의 역할’
대천마을은 특별하다. 1급수의 대천천에서 아이들이 은어와 함께 놀고 마을책방, 마을카페, 마을영화관에서 이웃이 자연스레 만나며 마을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대응한다. 그것은 마을 아이들에게 좋은 것을 읽히고 조금 더 건강한 음식을 먹이고 다른 이와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으로 자라게 하려는 대천마을 공동체의 사람들의 선량한 의지가 한데 모여 이룩한 결과였다.
유년기부터 부산 북구 대천마을에서 자란 저자에게 한때 이 마을은 떠나고 싶은 곳이었다. 불편했고 지겨웠으며 함께 정을 나누던 이웃들이 떠날 때는 씁쓸했고 더러는 조바심도 느꼈다. 하지만 지금은 대천천과 금정산에 고마워하고, 마을 사람들이 손수 만든 다양한 공간과 만나면서 스스로의 삶이 풍요로워짐을 느끼고, 이전에는 떠나고 싶어 했던 이유들이 이제는 이곳에 계속 머물고 싶은 이유로 변하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 거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마을 공동체와의 만남을 빼놓을 수 없다.

대천마을에는 맨발동무도서관을 비롯해 수십 년 주민 자치를 통해 마을에 단단하게 뿌리 내린 수많은 공동체가 서로 이어져 있다. 오랜 시간 마을에서 정성껏 씨앗을 뿌리고 진득하게 가꾸어 마침내 살뜰한 결실을 맺고 있는 이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일까. 대천마을의 다양한 공동체들이 어떻게 지금의 모습으로 성장했으며 그 과정에 함께한 이들은 어떤 사람들이었을까. 이 책은 이런 질문들 속에서 탄생한, 읽고 쓰기를 좋아하는 한 마을 청년의 기록이다. 스스로 더불어 사는 마을 사람의 하나라는 자각을 얻게 되면서 삶에 큰 전환점을 맞이했다고 고백하는 저자는, ‘내가 사는 곳을 조금이나마 더 나은 곳으로 만들어보겠다’는 마음으로 묵묵히 할 수 있는 일부터 최선을 다해 실천해 온 어울림의 기쁨을 아는 마을 사람 열두 명을 만나 그들의 속내와 살아온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결심했다.
저자

신아영

구포에서태어나화명동에서자랐다.대천천이내려다보이는마을도서관에서일했다.지금은동네아이들과함께독서교실에서책읽는즐거움을누리고있다.매주목요일마다금사동의어르신들을만나같이글을쓰고이야기를나눈다.

목차

어떤공부의기록
그냥그렇게이루어진시작-이귀원대천마을학교교장
다시,마을로돌아오다-데이지맨발동무도서관청년활동가
같이한번살아봅시다!-장소라부산참빛학교교사
한잔의맛좋은커피를내어준다는것-김정은‘이너프커피’사장
내가선택한길-박혜수초등방과후학교‘징검다리놓는아이들’교사
그래도기꺼이할수있는일-정영수대천마을학교상근활동가
꿈을가꾸어온사람-최용석복합문화공간‘무사이’대표
소담하지만알차게-임창영‘강아지똥책방’운영자
우리들의버팀목-백복주맨발동무도서관관장
배우고,나누다-설정희마을밥상협동조합이사장
자기로부터우리를배우다-김은규부산북구공동육아사회적협동조합조합장
다시,새로운시작-손유진제로웨이스트샵‘지구숲’점주,화명2동주민자치회사무국장

출판사 서평

대천마을학교와맨발동무도서관부터
무사이와강아지똥책방,마을밥상협동조합과공동육아협동조합까지

대천마을주민공동체의시작점에는1999년에만들어진‘부산북구공동육아사회적협동조합’이있다.덕천동에서출발한공동육아어린이집은2003년조합원들과함께화명동으로터전을옮겼고,그조합원을중심으로모인주민들이다양한마을활동을펼쳐온것이다.그렇게마을도서관인맨발동무가문을열었고,초등방과후학교와대천마을학교가,그리고마을밥집이잇달아문을열었다.그토대위에서먹거리,책방,기록협동조합이생겨났고마을이웃이운영하는극장과카페와공방도생겨났다.이공간들의운영주체는각기다르지만,그모두는마을안에서느슨하게또때로는촘촘하게서로이어져있다.

이귀원대천마을학교교장을비롯해맨발동무도서관청년활동가데이지,부산참빛학교교사장소라,‘이너프커피’사장김정은,초등방과후학교‘징검다리놓는아이들’교사박혜수,대천마을학교상근활동가정영수,복합문화공간‘무사이’대표최용석,‘강아지똥책방’운영자임창영,맨발동무도서관관장백복주,마을밥상협동조합이사장설정희,부산북구공동육아사회적협동조합조합장김은규,제로웨이스트샵‘지구숲’점주이자화명2동주민자치회사무국장손유진까지모두12명의마을사람들과함께이시대마을의가치와의미를되새겨본다.

책속에서

“그때‘어린이날한마당’에서‘단오한마당’으로전환하길잘했다고생각하죠.본래전통적인마을공동체에서는단오가최고의마을축제였거든요.다른행사들이대체로혈연에바탕을둔거라면,지역을바탕으로하는명절행사로는단오가최고의마을잔치였어요.마을공동체를지향한다고하는면에서단오를살리는것이공동육아협동조합의취지에가장부합하겠다는생각도있었고요.‘쿵쿵’이나‘징검아’에서도전통놀이나공동체놀이가주요한교육이었기때문에어린이집과방과후학교에서진행해온교육을지역사회와공유한다는면에서도단오잔치가가장적합하겠다고생각했어요.”
---pp.23~24

그에게마을이란다양한사람들이뒤섞여살아가는곳,이야기와놀이가대대로전승되는곳,곳곳에배울것과먹을것,놀것이가득차있는곳이었다.유년에경험한마을의이미지는오랜시간자기안의일부이자근원을이루었다.그가경험한마을의문화를도시에서는더는찾아보기어렵지만,그경험을간직한사람들이도시속에서복작복작무언가를만들어내며그문화를이어가려는시도는계속되고있다.그런시도들덕분에마을이라는단어와그감각이미흡하게나마다음세대로까지이어질수있는것이아닐까.도시속에형성된마을공동체가귀한이유도여기에있을것이다.
---pp.33~34

“예전에들은이야기인데,마을의청소년에게어떤문제가생겼을때도서관에도움을요청했다고들었어요.그럴때맨처음도움을청한곳이우리도서관이라는게,그런신뢰와관계를쌓아온시간이느껴져서‘아,이런공간이굉장히필요한거구나’하고생각했던것같아요.이런게마을도서관의역할중에하나구나하고느꼈어요.아이들이학교마치고학원가기전에마땅히가있을만한곳이없으니까자연스럽게도서관에와서시간을보내는데,아이들이나부모들이나이곳을안전한장소라고생각하는것같아요.그럴때도이공간의필요성을느껴요.도서관이단순히책만빌리는곳이아니라,도서관에서늘말하듯이마을의사랑방이고평상같은곳이구나,하고느낄때가많아요.”
---p.64

“다른데에이런곳은없을것같다는생각은많이들어요.나를많이알아서힘든것도있지만그래서좋은점도있으니까요.나를더이해받을수있는공동체이고.또이공동체안에는최근에영화관도생기고마을밥상도있고도서관이나마을학교나책방같은여러공간들이있잖아요.그공간들을내가또누릴수있고요.이런마을이또없을것같다는생각을자주하죠.친구들이놀러오면되게좋다고하거든요.대천천도있고산도있고,도시인데도자연도좋고.친구들입장에서는이도서관도되게신기한곳이거든요.공립도서관과는그풍경이나이미지가많이다르니까요.‘너이런데서이런걸누리고있구나’하면서부러워하는친구들을보면‘아,내가사는이곳이나쁘지않은공동체구나,다른데이만한곳이있을까?여기만큼나를이해해주고받아주는곳이또있을까?’하는생각은들어요.”
---pp.67~68

“전이마을에되게감사해요.마을로부터받는것이정말많아요.아이가지나다니면서인사할사람이있고,알아봐주는사람이있다는것부터가감사한일이에요.오늘도오전에집을비워야해서아이들을우리학교에데리고갔거든요.교실에서오전에놀다가왔는데,이제나의생활의영역이가족만은아닌거예요.혈연으로한정된다기보다는물리적으로,거리상으로가깝고옆에있는그런것들로부터내가보호받고있는느낌이있어요.”
---p.92

“그러니까이마을은제나와바리,제구역이라고할까요.(웃음)제가제일좋아하는사람들,제일편하게생각하는사람들이있는곳이고제직장과신랑의직장과제삶의모든것이모여있는곳이고요.이안에서같이살아가는그게어떤가치로서다가온다기보다는그냥생활공간으로다가와요.저한테필요한모든것이모여있는생활공간이죠.다르게말하면그냥‘집’인것같아요.저희부부가어떤거창한목적이나지향을가지고이마을에사는건아니지만,주변에이렇게저희를챙겨주고보살펴주는이웃들이있다는게참감사하죠.이사람들은때되면서로김치먹어보라면서갖다주는이웃이고,저한테는이만한소중한이웃이없고….그래서이마을이저한테되게소중하고이마을에서계속같이살고싶어요.이사도안가고싶고그렇죠.”
---p.144

“이동네에살면서누릴수있는것중최고는대천천이에요.대천천은정말천혜의자연환경이지.저는맑은물보는거엄청좋아하거든요.한번씩물멍때리고있으면마음이깨끗해지는것같아요.대천천을자주걷진못해도지나가다그냥물만바라봐도좋아요.여름에아이들이거기서수영하고노는풍경보는것도참좋고.이런동네가잘없잖아요.그래서인지이동네에서대천천이가지는게엄청크다는생각이들어요.대천천이없는동네였다면이렇게많은공동체들의활동도없지않았을까싶어요.좋은자연환경에서아이들을키우고싶은사람들이이동네로왔고,그사람들로인해서좋은활동들이펼쳐졌고,예전에도그렇게살아온것이지금까지이어지는것같단생각이들어요.그런데처음부터대천천이깨끗한건아니었대요.90년대말에는3급수였던걸주민들이정화활동을해서1급수로만들어놓은거라고하더라고요.그혜택을또지금세대아이들이누리는거니까감사하죠.대천천네트워크가훌륭한점은그런거죠.그런일들을주민들이랑같이해왔으니까요.마을의역사를배우다보면동네를위해서애쓰시는분들이꽤많다는것,내가누리는것을위해힘써온사람들이있었다는걸알게돼요.”
---pp.168~169

“이마을은그냥내가사는곳이고,내가같이살고싶어하는사람들이있는곳인것같아.지금현재로서는내가계속살고싶은곳이지.내아이도계속여기서키우고싶고.그런편안한곳이야.”
---p.253

“생각해보면우리마을은사람들이참끊임없이배우는구나,그래서참좋다,싶은마음이있어요.그게가능했던건마을학교같은공간이있어서인것같아요.적은수가신청을해도그가치를소중하게알아주고,또공간대관이되니까이런모임들이활성화될수있었던거죠.의지만있다면마을안에서얼마든지여러공부나모임을할수있다는게이마을의매력인것같아요."
---p.274

“마을은저에게신나고재밌는곳이에요.무언가를할수있잖아요,마을에서는.내가하려는일,하고싶은일에같이맞장구쳐주는사람도있고.같이하자고해주는사람도있고.나를아는사람들,나에대해서선의의마음을가지고있는사람들이있으니까이사람들앞에서는실수해도되고까불어도되니까,저는이사람들이있는곳에서함께있고싶은것같아요.”
---p.276

“근데나는이공동육아가사실사회운동이라고생각해요.육아시설자체가이렇게가야한다고생각하는거지.공동육아가단순히내아이만잘키우자가아니라,우리동네아이들을잘키우고,이런마을의문화를지속되게하자는관점이있어요.저역시그런관점으로공동육아를하고,여기서주어진역할들을하고있어요.조합내에서는‘우리조합이마을에서단오행사를주최해야해?’이런논의들도있거든요.올해도있었는데,사실은행사하는게쉬운일은아니죠.그런데우리그래도좀하자,이런쪽으로이야기를하게되는건,우리아이들만잘키우자고이런걸하고있는건아니니까요.이런문화가필요하다,마을의전통문화에또마을정체성유지에아주의미가있는일이다,라고설득하죠.
---pp.288~2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