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미르의 시간

파미르의 시간

$18.00
Description
ㆍ “파미르에 꼭 가봐.”

중앙아시아의 파미르고원. 파괴되지 않은 자연과 순박한 사람들이 주는 아름다움이 남아있는 곳. 강렬한 태양과 매서운 추위가 공존하는 곳. 이곳에서 작가는 여름을 지나, 폭설이 한창인 겨울을 이겨내고, 가을을 만났다. 봄을 기다리며 씨앗을 뿌리는 사람도 만나고, 무성한 초록의 여름을 다시 만나기도 했다.
오래전 결혼하면서 남편과 함께 여행 가족을 꿈꾸었던 저자는, 그러나 남편이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난 후 가장이 되어 집안을 책임져야 했고 여행을 통해 성장하면서 자유롭게 살겠다던 꿈은 잠시 접어두어야만 했다. 그러다 딸이 대학생이 되면서 비로소 가장이 아닌 오롯이 한 개인으로서의 자신을 마주하게 되었고 혼자만의 여행을 떠나기 시작한다.
작가는 학생들에게 늘 여행을 떠나라고 말하던 교사였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한 번쯤 학업을 쉬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하곤 했다. 학업과 부모에게서 벗어나 자신과 대면하는 시간을 가지라고 했는데, 정작 스스로는 그런 시간을 갖지 못하고 있었다. 작가는 마침내 휴직을 결심하고 6개월 동안의 긴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언젠가 친하게 지내던 대학 선배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파미르에 꼭 가봐. 지구에 남은 마지막 곳간이야. 더 늦기 전에 가야 해.” 그렇게 떠난 파미르 여행은 인생의 한 굽이를 넘는 여행이었다. 인생의 중반기를 통과하는 나이, 힘든 시기지만 도망칠 수 없었다. 실크로드의 대상들이 위험이 도사리는 것을 알면서도 새로운 도시에 닿기 위해 파미르를 넘었던 것처럼, 작가도 진짜 삶의 주인이 되기 위해 인생의 파미르를 넘어보고 싶었다.

“처음 파미르에 발을 디디며 ‘세계의 지붕’이라 불릴 정도로 험난한 환경을 이겨내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이 궁금했었다. 긴 겨울처럼 짙은 고독감, 외로움 속에서도 자신을 단단하게 지탱할 수 있었던 비결은 빛이나 공기, 물처럼 신이 언제나 자신과 함께한다는 믿음 때문이지 않았을까? 또한 선함을 중시하는 가르침과, 그에 따라 선하게 살아가는 이웃과 행복을 나누려는 마음이 혹독함을 이겨내게 하지 않았을까? 하루가 억겁의 시간처럼 느껴지는 파미르에서도 마음만은 따뜻했기에 그들은 꿋꿋하게 버틸 수 있었을 것이다.” - 본문 중에서

ㆍ 실크로드의 심장, 세계의 지붕 파미르
그곳에서 만난 꿈과 사람들에 대한 기록

‘세계의 지붕’이라 불리는 파미르는 겹겹이 쌓인 역사가 흐르는 곳이다. 페르시아를 비롯한 투르크족, 몽골족, 티무르제국, 러시아의 지배를 받으며 동서양의 여러 문명과 종교의 영향을 받았다. 수많은 세력이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졌다. 파미르의 대부분은 타지키스탄 영토에 속하지만,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중국과도 국경을 접하고 있다. 파미르 주변국은 1991년에 독립했지만, 옛 소련 시대에 무리하게 그어진 국경선으로 인해 여전히 민족 간의 반목이 끊이지 않고 있다.
파미르는 오래전 실크로드의 ‘심장’ 역할을 하던 때가 있었다. 시안에서 출발한 실크로드 대상들이 로마나 이스탄불에 도달하려면 반드시 이곳을 지나야 했다. 자신이 정주하던 곳을 떠나 낯선 공간을 여행하며 새로운 삶을 찾던 사람들이 이곳을 걸었다. 그곳에서는 멈추거나 되돌아갈 수 없었다.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도전의 공간이었다.
이 책은, 해발고도 4,732m의 파미르에서 작가가 보낸 시간들과 그곳에서 만난 역사, 현재, 꿈과 희망, 그리고 지금 이곳을 지키는 사람들의 힘과 지혜를 아름다운 사진들과 함께 만나게 해준다. 오랜 시간이 겹겹이 쌓여 지금의 파미르가 있듯, 우리들의 삶에도 수많은 시간이 쌓여왔고 쌓여갈 것임을 알게 해준다.

“겹겹의 시간이 쌓인 파미르에는 역사적 지층의 두께만큼 무수한 떨림과 그로 인한 파장이 곳곳에 가득하다. 끝없이 흐르는 강물, 눈 쌓인 봉우리, 내가 걷는 길, 내가 머문 집, 따끈한 차 한 잔 대접하던 지친 아주머니의 미소, 어느 것 하나 예사롭지 않다. 어느 먼 훗날 이곳을 여행하는 사람에게도 지금의 이 떨림이 전해질까?” - 본문 중에서
저자

강진숙

여행을통해소통하고공감하는순간을좋아하고낯선도전을두려워하지않는다.‘인생의절반은길위에서’라는생각으로틈틈이세계일주에도전하고있다.여행산문집『상파울루에내리는눈』,『산티아고에서온편지』(공저)가있으며,동래여자고등학교에서국어교사로일하고있다.

목차

프롤로그

1부.파미르의시간
해발고도4,732m에서
떠난이들을생각하다
파미르의하루에는사계가있다
파미르의마음

2부.파미르의여행자들
실크로드와파미르
별과낙타의시간
100년전의여행자
실크로드의도시,오쉬를걷다

3부.파미르의오늘
떠나려는사람들
파미르의불안
아프가니스탄의눈물

4부.파미르의꿈
여행자를맞는주민들
버려진컨테이너를활용하다
자연을활용하는지혜
파미르를살아움직이게하는힘

5부.파미르를지키는사람들
고향을지키는청년
아이들의꿈을응원하는선생님
목동과할아버지의연대
무바라키기념관의후예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실크로드의심장,세계의지붕파미르
그곳에서만난꿈과사람들에대한기록

‘세계의지붕’이라불리는파미르는겹겹이쌓인역사가흐르는곳이다.페르시아를비롯한투르크족,몽골족,티무르제국,러시아의지배를받으며동서양의여러문명과종교의영향을받았다.수많은세력이생성과소멸을반복하는과정에서새로운역사가만들어졌다.파미르의대부분은타지키스탄영토에속하지만,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아프가니스탄,중국과도국경을접하고있다.파미르주변국은1991년에독립했지만,옛소련시대에무리하게그어진국경선으로인해여전히민족간의반목이끊이지않고있다.

파미르는오래전실크로드의‘심장’역할을하던때가있었다.시안에서출발한실크로드대상들이로마나이스탄불에도달하려면반드시이곳을지나야했다.자신이정주하던곳을떠나낯선공간을여행하며새로운삶을찾던사람들이이곳을걸었다.그곳에서는멈추거나되돌아갈수없었다.결코포기할수없는도전의공간이었다.
이책은,해발고도4,732m의파미르에서작가가보낸시간들과그곳에서만난역사,현재,꿈과희망,그리고지금이곳을지키는사람들의힘과지혜를아름다운사진들과함께만나게해준다.오랜시간이겹겹이쌓여지금의파미르가있듯,우리들의삶에도수많은시간이쌓여왔고쌓여갈것임을알게해준다.

“겹겹의시간이쌓인파미르에는역사적지층의두께만큼무수한떨림과그로인한파장이곳곳에가득하다.끝없이흐르는강물,눈쌓인봉우리,내가걷는길,내가머문집,따끈한차한잔대접하던지친아주머니의미소,어느것하나예사롭지않다.어느먼훗날이곳을여행하는사람에게도지금의이떨림이전해질까?”-본문중에서

책속에서

“파미르는강렬한태양과매서운추위가공존하는곳이다.파미르고원을여행하면서여름을지나,폭설이한창인겨울을이겨내고,가을을만났다.봄을기다리며씨앗을뿌리는사람도만나고,무성한초록의여름을다시만나기도했다.익숙한계절감각을뒤흔드는파미르에서는,그저몸을내맡기고자연이보여주는찬란한순간들을만끽하면된다.”-20p

“파미르트레킹은당신에게놀랍도록아름다운풍경을선사합니다.광대한빙하와우뚝솟은봉우리가여행객을맞이하지만,때로는깊고좁은계곡이만들어낸황량한지형을보여주기도합니다.파미르에오신것을환영합니다.”-22p

“『월든』의저자헨리데이비드소로는,‘우리는길을잃고세상을잃은뒤에야비로소자신을찾기시작한다.자신이있는곳을깨우치고,자신과세상이무한한관계를맺고있음을깨닫는다.’고했다.파미르는‘내가마주한순간’이소중하다는것을일깨워주었다.한발한발내디디는발자국마다생의의지를다지게했다.내가있는이곳,내가있는시간,내앞에있는사람들에게집중하게했다.파미르가나에게준선물이었다.”-35p

“파미르에서는하루에다양한계절을경험한다.여기서는여름인가싶다가도또저기는겨울이다.높은산들로둘러싸인동부지역은추운겨울이다.아프가니스탄과국경을마주하고있는남부의와칸계곡으로접어들면추수가한창인가을이고,와칸계곡의끝자락인서부지역으로돌아서면햇살이따가운여름이다.파미르의시간과자연은바깥세상과는다르게흘러간다.하루에일년의시간이담겨있다.”-46p

“오슬로의헌책방에서우연히덴마크여행가올룹슨(O.Olufsen)의여행기를발견했다.그는유럽인으로서는최초로파미르를여행했다.1896~1897,1898~1899년두차례에걸쳐파미르를여행한그는『파미르여행』,『미지의파미르-두번째파미르탐험기』를비롯한몇권의책을펴냈다.100년도더된여행기록을접하며설레었다.기차로또는버스로,항공으로편하게이동하는요즘에도파미르여행은쉽지않은데,100년전의그는어떻게여행했을지궁금했다.”-110p

“세상의흐름과는관계없이지속될것같던파미르도변하고있다.파미르를둘러싼주변국가들사이의분쟁이상징하듯,예전에는보이지않던긴국경철조망이생겨났다.파미르의아이들은어릴때부터먼곳으로떠날꿈을꾸고,빠르게흐르는세상속으로걸어들어갔던파미르의가장중에는파미르를등지고돌아오지않는이가늘고있다.이들가족은돌아오지않는가장을속절없이기다린다.”-135p

“도시의속도에비해느리지만,오랜시간에걸쳐만들어진지역의생태와문화를지켜가는파미르사람들.자연이준선물인호수와온천을활용하고,여행자들과집을나누고,버려진컨테이너를활용해자신의터전을지켜가는모습은파미르에찾아온위기를기회로만들줄아는지혜를보여준다.파미르에사는사람들은변화속에서도적응하며지속가능한파미르를꿈꾼다.”-179p

“지금의파미르를있게한이들도,앞으로의파미르를있게할이들도모두파미르사람들이다.7남매의장남으로엄마를도와농사를짓고양봉하며집안을꾸려가던무하메드,부룽쿨의학교를지키는선생님,유목생활의지혜를주고받는목동,박물관을지키며지역민들에게전통을가르치고여행자에게파미르의삶을전하는박물관관리인.이들은모두자신을지키며동시에파미르를지키고있었다.그들덕분에파미르는여전히숨쉰다.”-211p

“4년전혼자집을떠났다.내인생에겨울이찾아왔다는생각이들즈음이었다.6개월간여행하며실크로드를따라중국시안을거쳐우루무치까지여행한나는파미르고원을넘었다.코카서스,중동지역을지나아프리카에까지이르렀다.막연히세계사,세계지리로만알던여행지는역사의전면에드러나지않은사람들의촘촘한그물로이루어져있었다.”-240p

“나는이제파미르를떠나왔다.하지만파미르에는여전히하늘의별이빛날것이고그곳사람들은터를지켜가며살아갈것이다.내게그랬듯그들은그곳을찾는사람들에게여전히따뜻한환대를베풀것이다.언젠가나는또그곳으로떠날것이다.감사드리고싶은사람이많다.우선,여행을떠나는나를응원하며‘살아숨쉬는그녀의여행펀드’로여행을지원해준친구들과동료들에게고마움을전하고싶다.긴여행에서그들의응원이큰힘이되었다.글을쓸수있도록격려해준김성현선생님,박은태선생님,호밀밭출판사하은지편집자님께감사의말을전하고싶다.끝으로책의디자인을맡아준딸산들에게고마운마음을전한다.산들은바쁜직장생활가운데짬을내고,서울과부산을오가며엄마의책을디자인하느라애썼다.”-242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