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여름 필립 로커웨이에게 일어난 소설 같은 일

그해 여름 필립 로커웨이에게 일어난 소설 같은 일

$14.00
저자

박대겸

부산출생.2018년문예지『영향력』에「빛의암호」를발표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2019년안전가옥앤솔로지『미세먼지』에「미세먼지살인사건-탐정진슬우의허위」를수록했다.

목차

1부
2부
해제
작가후기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나’를직시하는글쓰기의시간
그성숙의시간이후에만나게될‘너’의이야기

눈치가빠른독자들이라면짐작했겠지만,필립이찾아헤매던『666,페스트리카』는가르시아마르케스이후라틴아메리카최고의작가라는평가를받는로베르토볼라뇨의장편소설『2666』을연상시킨다.작품속에는볼라뇨외에도수많은작가가언급되는데,여기에서소설바깥에있는작가박대겸의취향이고스란히드러난다.다시말해필립의모습에는작가가읽고써온시간의기억들이녹아있으며,다양한작가와작품이교차하는속에서『그해여름필립로커웨이에게일어난소설같은일』의시간또한쌓여간다.
이때에두아르르베,조브레이너드와같은작가는좀더주목할만한데,소설의2부에서필립이그들의글을‘모방’하며글쓰기를시작하기때문이다.필립은멋진문장을단지흉내내기위해서가아니라,자기자신을제대로들여다보기위해그들의문장을경유한다.“나는○○이다.”라는르베의문장을통해자신이누구인지서술하고,“나는기억한다.”라는조브레이너드의문장을변주해서쓰며자신의과거를진지하게되돌아본다.그러므로필립의문장들은형식적으로는르베와조브레이너드의모방이지만,그내용에있어서는필립에게만해당하는유일무이한문장들이라할수있다.그간덮어버리고외면하려했던자신을직시하며필립은한층‘성숙’해지고,현재를지금까지와는다른시간으로만들어갈가능성을지니게된다.

‘끝내주는’‘문학’같은키워드를검색하는일.그리고타인이아니라자신의이야기를써서남기겠다고마음먹는일.이둘사이에놓인간극은얼마나깊고도먼가.전자가숱한‘타인’들의인정을쫓아바깥으로향한다면,후자는오로지자신만이쓸수있고자신이반드시대면해야하는일을직시하며안쪽으로파고든다.그러니까‘그해여름필립로커웨이에게일어난소설같은일’이무엇이냐고묻는다면,바로이순간이아닐까?
-해제중에서

이렇듯『그해여름필립로커웨이에게일어난소설같은일』은수많은작가의이름을찾아보던필립이끝내자신의이름에도달하며끝이난다.하지만소설속이야기들이완전히끝난것은아니다.필립형의이야기라든가마리아히토미의이야기,그리고히토미아버지의이야기등소설속에서다전개되지않고파편적으로흩어져남아있기때문이다.필립은이제겨우자신에대한글쓰기를시작했을뿐,아직본격적인소설쓰기는시작되지않았다.
다시말해『그해여름필립로커웨이에게일어난소설같은일』은자신을제대로마주하고나서야볼수있는,수많은‘너’의이야기들의출현을예고하며끝이아닌끝을맺는다.필립로커웨이는그해여름이후어떤계절을겪게될까?필립로커웨이의계속될이야기들,그시작점으로여러분을초대한다.

추천사

박대겸과만나면볼라뇨를주제로한이야기가대화의6.66%를차지한다.『그해여름필립로커웨이에게일어난소설같은일』에서도볼라뇨가이야기된다는점에서내게이소설은무엇보다볼라뇨에대한독후감또는그독후감의요약본으로읽힌다.물론그요약본에서가장중요한부분은작가가그동안글을써온시간의기억일것이다.볼라뇨를비롯한다양한작가와작품이교차하며다층적으로쌓인시간들이필립로커웨이의세계속에충실히녹아있다.한편으로는더없이첫소설다운소설이기도하다.모방을통한취향이고스란히드러난다는점과솔직할정도로투명한‘나’에관한이야기라는점에서말이다.소설의결말에서암시되는것처럼앞으로‘너’에관한이야기를써나갈수있기를응원한다.
-박세형(번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