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아닐 경우 : 김수원 시 평론집

아무것도 아닐 경우 : 김수원 시 평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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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시인의 소명이 하찮음의 가치를 찾는 것이라면,
독자의 소명은 그 가치를 호화롭게 누리는 것이다.”

시인은 어떻게 시를 읽는가
시인의 눈으로 보는 시인들
부산일보 신춘문예로 데뷔한 시인 김수원의 첫 책 『아무것도 아닐 경우』는 놀랍게도 시집이 아닌 평론집이다. 왜 시를 써야 하는지 답을 품지 못하던 시절, 마음의 추위를 달래고자 동료의 시로 곁불을 쬔 기억이 생생하기 때문이리라. 그렇기에 저자는 자신의 성취를 엮기에 앞서 동료 시인들의 자취를 끌어안고 누군가(무언가)와 부대끼는 질감을 호출한다. 저자에게 있어 시를 쓰는 일보다 급한 것이 있으니, 바로 시를 곁에 두는 일이다.

시인은 어떻게 시를 읽는가. 그동안 우리는 평론가의 눈을 빌려 시를 해석하거나, 독자로서 시를 읽었다. 시와 동격으로 묶여, 시인은 고상하고 해석에 불친절하리라는 인식이 있는 것이다. 하여 정작 시를 쓰고 견디는 시인의 관점에는 상대적으로 무감했던 것은 아닌지. 『아무것도 아닐 경우』는 시인의 눈으로 시를 풀어내되 편안하고 친근한 문체를 지향한다. 자신만의 관점을 고수하면서도 누구나 읽을 수 있도록 넉넉한 품으로 시를 분석하고 해체한다. 그래서 시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도 시인들의 목소리를 받아들이는 데 무리가 없다.

저자

김수원

저자:김수원
경남고성에서태어났다.2020년부산일보시부문으로등단했다.부산에서스물네번째여름을지나고있다.

목차

열면서
1부감정들
2부상상밖의상상
3부주체없애기
4부견자(見者)의일
나가며

출판사 서평

“시를읽는일은
사람을읽는,
사람으로살기위한방편이다.”

시가아무것도아니라면,
아무것도아니기에
시를통해사람으로살수있다면

이제는시를읽지않는시대다.서점의시집코너는구석으로밀려난지오래다.아직도시를밥벌이용으로여긴다면굶어죽을각오를해야한다는의미이다.저자는등단첫해시두편의원고료로5만원을받았다며,청탁만으로감격할일이었으나시를써서는사람으로서살기가어렵다고회고한다.이상한일은그럼에도대한민국에끊임없이시가탄생한다는것이다.

막연하고아무도읽지않는시.세상이시를읽지않는이유는시가‘아무것도아니’기때문이다.그런데아이러니하게도시가발생하는연유또한그것이‘아무것도아니’기때문이다.저자는그‘아무것도아닐경우’에천착하여시를탐독하고세상을들여다본다.의미가과잉되고정보가홍수처럼밀려오며,인간모두스스로의가치를증명해야하는시대에서아무것도아닌시가우리곁에있다.시를읽는일은사람을읽는,사람을읽기위한방편이다.시인이나문청이나이처럼시의역할을믿기에열악한조건을무릅쓰는것이리라.

“시는아무것도아니다.…다만곁에있을뿐이다.”

지역으로묶기엔부족한
부산모더니즘시인스물

이책에서저자는부산지역에서숨쉬거나활동하는시인들을조명한다.오늘날이시를읽지않는시대임을겸허히받아들이며,특히지역이라는특수성과‘난해함’이라는외면속에서기꺼이버려짐을감수하는부산모더니즘계열시인들의시집을부러찾아읽는다.그속에는지역으로재단해서는안될도시와바다와산과사람들과이야기들이펄럭이기때문이다.저자는곳곳에피어있는귀한이름에주목한다.

그러나저자는지역이라는정체성을분명히걷어내고오로지작품만살핀다.시인들이로컬에기대지않고정면승부하고있으니해석또한그래야마땅하다는것이다.그리하여1부에서는이기록,안민,정안나,박서영시인의작품을「감정들」이라는분류로묶는다.2부에서는안차애,송진,김사리,박길숙,양아정시인의작품을「상상밖의상상」이라는단서로엮고있다.3부에서는강미영,석민재,권정일,박춘석,신정민의작품을「주체없애기」라는주제로다시금해석한다.마지막으로4부에서는채수옥,김예강,유지소,전다형,유진목,박영기의작품을랭보의개념인「견자(見者)의일」로조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