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나의 아버지 (우리는 무엇을 기억하고, 어떻게 사랑을 물려주는가.)

아버지, 나의 아버지 (우리는 무엇을 기억하고, 어떻게 사랑을 물려주는가.)

$14.00
Description
아버지에 대한 딸의 기억이
한 시대의 얼굴을 비추다
『아버지, 나의 아버지』는 아버지를 향한 딸의 기억을 따라 흐르는 내밀한 문학이자, 해방과 전쟁, 피난과 정착이라는 근현대사의 격랑을 조용히 감싸 안는 삶의 기록이다. 만주의 골목에서 시작된 유년 시절부터 격동의 시대, 그리고 황혼기에 이르기까지,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중심축 삼아 삶의 수많은 표정이 펼쳐진다.
전쟁 뒤 고등어 한 토막을 나눠 먹으며 남긴 어머니의 쓸쓸한 웃음, 제라늄 꽃을 유난히 좋아하던 아버지의 고집, 무덤 앞에서 동생들과 이별을 나누던 어린 날의 오후까지, 삶의 장면들은 촘촘히 쌓여 딸의 기억 속에 남는다.
어느새 할머니가 되어버린 딸은, “마지막 숨 쉴 순간을 위하여 발돋움”하는 마음으로 지나온 시간들을 되짚는다. 투박하지만 단단한 언어, 서툴지만 응축된 기억들은 감정과 풍경을 밀도 있게 전하며, 삶이 문장이 되기까지의 시간과 그 안에 스며든 사랑, 상실, 침묵, 연민의 감정은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이 책은 무엇보다 아버지를 향한 기억을 통해 삶의 풍경을 더듬는 작업이며, 세대와 사회, 가족과 기억을 다시 성찰하는 여정이다. 조용하지만 선명하게, 말해지지 않았던 것들을 듣게 하고, 드러나지 않았던 감정의 층위를 더듬게 한다. 그렇게 우리는 어느새, 우리 자신의 사랑 이야기와 마주하게 된다.
저자

오희숙

저자:오희숙
수필가.1939년6월만주땅일본마을에서아버지오상현(吳相鉉)과어머니권춘영(權春英)의둘째아이로태어났다.아버지는일본정부가개척목적으로만주에파견한공무원이었으며,어머니는안동민주당당수였던아버지슬하에서곱게자란여인이었다.해방되던1945년조선으로가는마지막기차를타고귀국하여대구와대전을거쳐부산에정착하였다.부산여자고등학교를졸업하였고,이화여자대학교영문과졸업후동대학원한국어문학과에서비교문학으로석사학위를취득하였다.지금도비교문학을연구한것을잘한일로생각한다.1987년수필가로등단하여지금에이르고있다.

목차

여는글

1부
하나,내고향은만주
둘,아버지와나
셋,우리는대전으로간다
넷,우리는부산으로간다
다섯,육이오전쟁
여섯,비행접시와아이들

2부
하나,부산정착
둘,빨갱이와아버지
셋,4·19혁명과학생들
넷,나와아버지

3부
하나,엄마의건강
둘,아버지미국행결심하시다
셋,오빠가다정하게들려주는아버지의미국생활

맺음말:별빛되어나를지키시는아버지께드리는편지

출판사 서평


단한사람만이쓸수있는
단한권의책!<1인1서>

호밀밭의<1인1서>시리즈는단한사람의내밀한사유와삶의감각에귀기울이는출판실험이다.균질화된출판의리듬에잠시쉼표를찍고,다시‘한사람’의목소리로돌아가는<1인1서>는기획부터집필,편집과디자인까지,모든제작의흐름에한사람의삶이통과한다.
그렇게만들어진한권의책에는가공되지않은언어,단단한삶,고유한목소리가고스란히담긴다.
대중성과속도가중심이된출판환경속에서‘단하나’의무게를묻는이시리즈는,저자라는이름의권위바깥에서오직그사람만이쓸수있는문장과단한권만존재할수있는책을만들어낸다.시간이흐르고책들이쌓이면,<1인1서>는언젠가사적인세계들이공명하는작은우주,혹은고유한존재들의풍경첩이되어있을것이다.

책속에서

p.8살아가노라면어쩔수없이만나는어려운일들.아버지가누누이들려주신말씀기억하며내생각이옳기를바라고살았다.실은아버지그말씀이당신스스로에게들려주고싶었던말이아니었을는지.

p.20저아이엄마는왜데리러오지않을까.새엄마란다.아아,새엄마.슬퍼보이던아이엄마가새엄마구나.새엄마가뭐야?엄마는입을다물었다.

p.25아버진우리를먼저떠나간두동생이묻혀있는무덤으로데리고갔다.언제나굳게잠겨기동이불편한문지기가힘겹게열어주던무덤문은훤히열려있었다.아버지가무덤앞에서이별의인사를나누게했다.엄마가흐느껴울었다.

p.52“엄마,검정치마흰저고리입은아이집이산이야.산에서학교다녀.”엄마얼굴에근심스러운표정이어린다.아버지가빈부격차가심하다고걱정했다.무슨말인지알아듣지못했지만,꾹닫은입,웃음기가신아버지의얼굴엔엄마가늘말해주던나라를근심하는걱정이어려있다.

p.78전쟁이서서히조용해지고피난민들도돌아갔다.길고긴전쟁과삶의애환을남기고….이제야너희들고등어몸통구워먹이게됐다.엄마가쓸쓸히웃으며말했다.고등어대가리가얼마나맛있었는지엄만모르나보다.

p.125제라늄꽃예뻐하시던아버지께냄새가싫어요,내가반박했다.꽃이곱고정열적이다,한번피면오래간다,여러가지색깔꽃분모아놓으면몹시화려하다.제라늄꽃박사가된아버지.

p.150“3층작은방장롱들여놓은방있잖아.나혼자있기에적당하다.”그방을기억하고있다니,내가가끔들어가옷챙기고갈아입는방이다.“아버지,이불펴기도마땅치않은방이에요.”4층방에오른아버지는뷰가좋다는창가에잠깐서보곤오빠가보낸선물을챙겨준다.계속소파에만앉아있다.전혀기쁜기색이없는아버지모습에내마음이어지러워진다.

p.16아버지.전이제마지막숨쉴순간을위하여발돋움하여멀리달빛처럼희미한그곳을바라봅니다.아름다운꽃길로누군가가저를인도해주길외람되게헤아려봅니다.발돋움한채내려다본셀수없이많은시간의흐름,이제는추억으로제마음에남은긴삶의모습이내려다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