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토끼 (개정판)

저주토끼 (개정판)

$14.84
저자

정보라

연세대학교인문학부를졸업하고예일대학교에서러시아동유럽지역학석사,인디애나대학교에서슬라브문학박사를취득했다.대학에서러시아와SF에대해강의하고있다.대학에서러시아어를전공하여한국에선아무도모르는작가들의괴상하기짝이없는소설들과사랑에빠졌다.예일대러시아동유럽지역학석사를거쳐인디애나대에서러시아문학과폴란드문학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SF와환상문학을쓰기도하고번역...

목차

저주토끼
머리
차가운손가락
몸하다
안녕,내사랑

흉터
즐거운나의집
바람과모래의지배자
재회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개인적인용도로저주용품을만들어서는안된다.
토끼는단한번의예외였다.”

상처입고짓밟힌사람들이막다른골목에몰렸을때찾는마지막해결책

“복수라기보다는작용과반작용이라고생각합니다.인간이행하는모든작용에는크기는같고방향은반대인반작용이언제나반드시수반될것입니다.그것이원칙이라면원칙입니다.”(정보라인터뷰에서)

지난해부커상인터내셔널부문최종후보에오르고중국,대만,일본,프랑스,스페인등전세계20개국번역계약이이루어지며한국소설장에서최고의화제작으로떠올랐던소설가정보라의호러/SF/판타지소설집『저주토끼』가2023년토끼의해,인플루엔셜문학브랜드‘래빗홀’에서전면개정판을선보인다.책을찾을수없는기간을최소화하고자하여신속하게개정판을펴내면서도,작가의사전작업과더불어밀도있는수정보완과정을통해작품전반을다듬었다.

익숙한일상에틈입하는기괴한환상
거칠고격발된감정들이전하는묘한위로

어느날물을내리고화장실을막나오려할때였다.
“어머니.”
그녀는뒤를돌아보았다.변기속에서머리가하나튀어나와그녀를부르고있었다.
“어머니.”
그녀는‘머리’를한참동안가만히쳐다보았다.물을내렸다.쏴아하는소리와함께‘머리’는사라졌다.
그녀는화장실을나왔다.(〈머리〉,p.41)

여러민담과설화,동화,전설의형식을차용한정보라의이야기는마치어린시절즐겨듣던무서운이야기처럼오싹하지만멈출수없는강렬함으로독자를끌어당긴다.“몇몇이야기는잠을설치게할정도로무섭다”(이종산)라는평을받기도한다.작가는익숙한일상풍경속에낯선세계로향하는차원의문을세워두고우리를초대한다.그문앞에서‘웰컴투정보라월드’라는표지를든친절한얼굴의화자를따라서우리는기꺼이어두운길에들어서고함정에걸려든다.그곳에숨겨진반전들이튀어나올때면우리는소름이끼치는경험을하기도하고,혹은등장인물의가지고있던상처를깨달으며이로인한그들의깊은슬픔에공감하게되기도한다.

무엇보다,정보라의소설은‘예쁘지않다’.수록작10편은각각거친,미친,기기괴괴한면면을가지고있다.욕망하고배반하며,어리석은선택을하고,타인에게살의를보이는악다구니들이지만저마다의사연을따라가다보면흥미를넘어선어떤이해에도달한다.“귀신보다사람이무섭다”라고들한다.과연이이야기가우리가사는오늘보다잔인하다말할수있을까?매일의놀라운뉴스와해결되지않는사건들을견디며살아가는우리에게이뒤틀린이야기들은묘한쾌감과위로를전한다.

사필귀정:모든일은반드시바른길로돌아감
통쾌한복수뒤에남겨진것들에대하여

그가원했던것은복수가아니었다.[……]합당한결말이라해도,그는밀려오는상실감을어찌할수없었다.알지도못하는타인들의주술과환상과잘못된믿음에빼앗겨버린어린시절,매일이생사의기로였으나이제는아무의미도없어져버린그때의오랜고통과절망을애도하며그는폐허가된마을에멈추어서서울었다.
(〈흉터〉,p.252)

소설집『저주토끼』의키워드는‘복수’다.그런데원수를갚는사람이명확하지않은경우도많을뿐더러,복수를완수하고서도누구도행복해지지않는다는것이또다른특이점이기도하다.경쟁사를무너뜨리기위해비열한악성루머를냈던양조회사사장도(〈저주토끼〉),‘대안적인삶’을외치며위선을떨던남편도(〈즐거운나의집〉),욕심에빠져가족을비극에빠뜨린남자도(〈덫〉)극단적인파멸에이르기는한다.일견통쾌하기도하지만,결국이들에게내려진징벌은그저자업자득의결과물일뿐이며상처받고훼손당한이들의회복은담보되지못한다.복수를위한저주는되돌아오고,폭력은또다른값을치르는공동의파국이열린다.

인용된정보라인터뷰에서처럼복수의고리를작용과반작용,이로인한그다음차례의반작용으로이해한다면이러한악순환에서벗어나는방법은무엇일까.〈흉터〉의남자는문제를해결하려다가자신이간절히지키려던이를영영잃게되지만“세상어딘가에있을자신의삶을찾기위해,그는해가뜨는쪽을향해천천히걷기시작”(p.252)한다.〈바람과모래의지배자〉에서연인에게배반당했던공주는다정한절대자가내미는영생의프로포즈를거절하며담담하게대답한다.“죽음이오기전까지는살아갈테니까요”(p.320)라고.

〈작가의말〉에서정보라는이렇게말한다.“책전체를통해서전달하려는특별한교훈이나메시지는없다.『저주토끼』는환상호러단편집이고,환상호러장르는대중문학에속하며,대중문학은교훈이나가르침보다는즐거움을위해존재하는장르이다.”하지만이책을여는우리는낯설고으스스한세계의재미에빠져들며,자신에게상처낸이에게손톱을세우는절박한마음과무너진세계를딛고앞으로나아가려는굳센용기를마주하게될것이다.

추천사

환상적이고초현실적인요소를활용하여현대의가부장제와자본주의의참혹한공포와잔혹함을이야기한다.(부커라이브러리)

오싹한반전효과를극대화하며,우리스스로기꺼이함정에발딛게한다.(뉴욕타임스)

숨이턱막히는,거친,미친,내가만난가장독창적인소설!(퍼블리셔스위클리)

『저주토끼』에서느껴지는체념은슬프고씁쓸하지만아름답다.어느새많은이가모여그의이야기를듣고있는것은그래서일거다.이야기를들으려모인사람들을위해그는기꺼이다시입술을뗀다.슬픈존재들의목소리를흘려보낸다.
-이종산(SF작가)

변기속에나타난머리에대한얘기가문학이될수있을까?타국의동화를한국의작가가한국어로의미있게소화해낼수있을까?심리적내면을알수없는외국인,외계인,사물들의심리를개연성있게표현할수있을까?있다.기존의문학을깰수있다.독자를깨울수있다.
-안톤허(번역가)

정보라는밀도높은이야기를구성하며,서사를마음껏비틀고반전시켜가면서독자들의예상을뛰어넘는극적결말을제시한다.『저주토끼』에수록된작품들은분명독자를매료하고,즐거움과영감을선사할것이다.
-앤서니버드(영국판『저주토끼』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