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스와의 티타임

앨리스와의 티타임

$16.80
Description
마침내 다시 만나는 정소연
다정하고 산뜻한 ‘조금 미래의 SF’로의 초대
독자들의 뜨거운 복간 요청이 이어져온 정소연 소설집 《옆집의 영희 씨》가 드디어 작가의 신작 단편들과 함께 새 짜임, 새 장정을 갖추어 래빗홀에서 두 권으로 출간된다. 그 첫 번째 책이 바로 《앨리스와의 티타임》이다. 2015년 발간된 《옆집의 영희 씨》에 수록되었던 10편의 단편과 그 이후 발표된 〈교실 맨 앞줄〉 〈계단〉 〈발견자들〉 〈스마트워치〉를 더한 총 14편이 두 챕터에 나누어 담겼다.
이 책에는 다중우주를 여행하다가 또 다른 버전의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를 마주쳐 차 한잔을 나누는 오후를 다룬 표제작 〈앨리스와의 티타임〉을 비롯해, 공포와 혐오의 대상이 된 외계인과 이웃하여 살면서 잔잔한 우정을 쌓는 〈옆집의 영희 씨〉, 우주인을 목표로 유년을 보내온 사람이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를 얻게 된 뒤 자신의 장애를 전화위복 삼는 여정을 바둑에 비유한 〈우주류〉, 죽음과 삶을 발견하는 능력을 얻게 된 ‘발견자’ 지수가 먼저 각성한 애니를 찾아가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는 〈발견자들〉 등이 한데 모였다.
부지런한 소설가이자 번역가이며, 작가들의 정당한 권리를 찾기 위해 힘쓴 과학소설작가연대 초대 대표였고, 공익 인권 변호사로 일하는 정소연. 세계의 모순을 SF 세계 위에서 더욱 선명하게 보여주며 현장성이 돋보이는 소설을 써온 그의 모든 작품이 이제 두 권의 책으로 모인다. 2025년에는 ‘카두케우스 이야기’ 연작과 함께 ‘팬데믹’을 테마로 한 소설들이 모여 《미정의 상자》가 출간될 예정이다.
인물들이 겪는 사랑과 갈등의 파동을 섬세하게 그려내면서 책임 있는 개인으로서 조금 더 옳고 나은 방향을 찾기 위해 분투하는 이들로 가득한 그의 소설은 여전히 ‘지금 여기’를 살아간다. 그의 소설이 여전히 낡지 않고 아름답게 빛나는 이유다.

저자

정소연

저자:정소연
서울대학교에서사회복지학과철학을전공했고,2005년과학기술창작문예공모에서스토리를맡은만화〈우주류〉로가작을수상하며활동을시작한이래소설창작과번역을병행해왔다.《EPI》《오늘의SF》편집위원,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초대대표로일했다.《팬데믹》《언니밖에없네》등에작품을실었고,지은책으로《미지에서묻고경계에서답하다》(공저)《옆집의영희씨》《이사》《세계의악당으로부터나를구하는법》등이있다.옮긴책으로는《어둠의속도》《루나》《이름이무슨상관이람》《허공에서춤추다》등이있다.

목차

낯선세계의오래된사랑
앨리스와의티타임/비거스렁이/교실맨앞줄/계단/마산앞바다/디저트

아득한어둠저편의아름다움
옆집의영희씨/우주류/입적/귀가/도약/개화/발견자들/스마트워치

작가의말
추천의말

출판사 서평

마침내다시만나는정소연
다정하고산뜻한‘조금미래의SF’로의초대

“내가사랑하는SF의청명함과아름다움이정소연의소설속에모두있었다.”김초엽(소설가)
“정소연의문장에는모두가추구해야할SF의공기가압축적으로담겨있었다.”배명훈(소설가)

독자들의뜨거운복간요청이이어져온정소연소설집《옆집의영희씨》가드디어작가의신작단편들과함께새짜임,새장정을갖추어래빗홀에서두권으로출간된다.그첫번째책이바로《앨리스와의티타임》이다.2015년발간된《옆집의영희씨》에수록되었던10편의단편과그이후발표된〈교실맨앞줄〉〈계단〉〈발견자들〉〈스마트워치〉를더한총14편이두챕터에나누어담겼다.
이책에는다중우주를여행하다가또다른버전의제임스팁트리주니어를마주쳐차한잔을나누는오후를다룬표제작〈앨리스와의티타임〉을비롯해,공포와혐오의대상이된외계인과이웃하여살면서잔잔한우정을쌓는〈옆집의영희씨〉,우주인을목표로유년을보내온사람이갑작스러운교통사고로하반신마비를얻게된뒤자신의장애를전화위복삼는여정을바둑에비유한〈우주류〉,죽음과삶을발견하는능력을얻게된‘발견자’지수가먼저각성한애니를찾아가자신의고민을털어놓는〈발견자들〉등이한데모였다.
부지런한소설가이자번역가이며,작가들의정당한권리를찾기위해힘쓴과학소설작가연대초대대표였고,공익인권변호사로일하는정소연.세계의모순을SF세계위에서더욱선명하게보여주며현장성이돋보이는소설을써온그의모든작품이이제두권의책으로모인다.2025년에는‘카두케우스이야기’연작과함께‘팬데믹’을테마로한소설들이모여《미정의상자》가출간될예정이다.
인물들이겪는사랑과갈등의파동을섬세하게그려내면서책임있는개인으로서조금더옳고나은방향을찾기위해분투하는이들로가득한그의소설은여전히‘지금여기’를살아간다.그의소설이여전히낡지않고아름답게빛나는이유다.

“저틈너머에수많은세계가있다고,
원한다면그사이로아득히흩어지며
살아갈수있다고말하고싶었다”

익숙한현실에서살짝넓어진세계로
막막한현재에서조금멀어진미래로
한번도만나보지못한가능성으로나아가는모험

정소연은도약을앞둔한국SF앞에놓여있던가장탄탄한디딤돌이었다.피뢰침처럼맨앞에서폭풍을견뎌내는활동가이고,누구보다높은안목으로모두의하한선을끌어올린매서운독자이며,오랫동안비어있던비평영역을대신해멀리보고방향을제시한자신만만한길잡이였다.(소설가배명훈)

정소연의개인들은이세계를포기하는대신끝까지붙들고,틈새로비치는다른가능성의빛을바라보며앞으로걸어간다.그마음을따라저벅저벅나아가고싶어지는,맑은반짝임을지닌소설들.(소설가김초엽)

2005년제2회과학기술창작문예공모에서스토리를맡은만화〈우주류〉로,2006년제48회서울대학교대학문학상소설부문에서는단편〈마산앞바다〉로가작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한정소연은과작이지만20여년간꾸준한창작을이어왔다.그의국내유일한단독단행본소설집《앨리스와의티타임》이2024년가을출간된다.데뷔20주년을맞는내년에《미정의상자》를펴내며두권으로완간될예정이다.
이책에는정소연의초기작들에서부터최근발표된단편들까지총14편을만날수있다.일상에틈입한낯선세계를탐험하며무지갯빛사랑을나누는용기와더불어광활한우주안에서멀지만환하게서로를밝혀주는굳건한신뢰를보여주는작품들이다.익숙한세계에환상적인창을열어우리를해방하고놀라운가능성을보여주는,언제나‘지금여기’에있는,정소연소설의매력이고스란히담겼다.

이세계(異世界)에서만나는오늘우리의사랑

그일이벌어진건오히려평범한날이었어.평범하게모두가나를못본체하고,나는아무소리도들리지않는척앞만보고앉아있던5교시.교실이썩둑잘리듯갈라지고,바닥과벽이부서졌지.수학선생님과반전체가앉거나선모습그대로한명씩운동장으로순간이동하고,교실은마른나뭇잎처럼조각났어.(〈교실맨앞줄〉,p.78)

수록된소설들은초기작인〈마산앞바다〉<우주류>부터2021년발표면<교실맨앞줄>까지다양한시기에창작된작품들이다.젠더불평등,퀴어포비아,집단따돌림,장애인소외등여러주제를경유하며발표당시에도현장성이돋보이는작품들로큰주목을받았지만,창작시기에서20년이훌쩍넘는시간적간격이존재하더라도지금한데모아읽었을때우리에게여전히뼈아픈문제들로다가온다는점에서정소연소설의여전히유효한현재성을발견할수있다.
그의소설은익숙한현실조건에발묶이지않고SF의세계로무대를이동하여상상적인틀을세우고인물과인물,인물과세계의갈등과사랑을선명하게형상화한다.시어도어스터전이“과학소설은과학적인요소가없었다면애당초없었을인간의문제와(그에대한)인간의답을둘러싼인간에대한이야기”라고정의하듯,이세계나우주시대를맞은미래를다루면서그안에서인물들이직면한삶의과제를헤쳐나가는여정을몰입감높게보여준다.인물들의내밀하고사적인감정의진동을섬세하게포착하고그려내면서도사회적으로의미화되는여러주제의식을경유함으로써우리를이야기에빠져들게하고성찰의기회를제공한다.

견고한세계의틈을벌려광활한우주로나아가는모험

더세월이흘러언니가더이상수배자도인폐분자도아닌지금까지도납득이안돼요.인터넷이나텔레비전에나오는언니는영등포교도소에서봤던언니보다도멀리있는사람같아요.지금내나이일때언니는……뭐했죠?대구?대구에서뭐했는데요?화단정비?그때도선자르고있었어요?끈질기게도팠네요.전정말모르겠어요.뭐가그렇게절실했는지.(〈개화〉,p.291)

정소연의소설은이야기자체의재미와더불어‘자아와세계의대결’이라는소설양식에도충실하면서도,우리를기꺼이허공으로데려가한번도경험해보지못한새로운가능성과마주볼수있도록안내한다.그러나허구적인기술이나미래의과학으로손쉽게해결하는것을보여주는것은아니다.이가능성은평범한사람들의소박한삶의장면들에서포착되는위대함에있다.두사람만의안락한공간에서머물지않고“향냄새가나고,신발이나뒹굴고,입과코를가리고뛰어야하는세계로나아가겠다”고결심하는〈계단〉의서혜,장애라는신체조건을딛고우주인이라는오랜꿈을향해나아가는〈우주류〉의‘나’,많은이의혐오와경계를받는외계인‘영희씨’를집으로초대해차를권하는그의언어를이해해가는〈옆집의영희씨〉의수정,그리고통제사회에서도끝까지혁명을꽃피우고자끈질기게씨앗을뿌리는〈개화〉의언니등정소연소설의인물들은의지와선의로엉망의세계를조금씩바꿔나가는빛나는행보를보여준다.
책임감과희망을놓지않고좌충우돌길을모색하는소설의인물들은‘지금여기’우리의삶과시련에맞닿아고민의끈을연결하고,자신들의방식으로좀더나아진삶을향해나아가길멈추지않는다.2024년다시만나는정소연은고된현실에도자신의꿈과신념을잃지않고앞으로한발을더내딛어볼채비를하고있는모두에게반갑고도새로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