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문헌학자 김시덕의 강남 (우리는 왜 강남에 주목하는가 | 반양장)

도시문헌학자 김시덕의 강남 (우리는 왜 강남에 주목하는가 | 반양장)

$24.00
Description
강남을 알면 한국이 보인다!

인문학자의 시선으로 재구성한 강남이라는 ‘세계’
쇄도하는 열망을 온몸으로 받아낸 그 땅과 사람들의 이야기

★ ‘임장하는 인문학자’ 김시덕이 40여 년간 경험하고 관찰한 강남의 실제 모습!
★ 개발 역사부터 시장 전망까지, 강남이 궁금한 사람들을 위한 최고의 안내서!
오늘날 한국에서 끊임없이 화제가 되는 곳을 고르라면 단연 ‘강남’일 것이다. 최근에는 서울시가 ‘토허제’를 번복하는 과정에서 다시 한번 불패 신화를 써 내려간 동시에, ‘싱크홀’이 집중된 곳으로 지목되며 우려 섞인 시선을 받았다. ‘7세 고시 금지법’이나 ‘판자촌 철거’ 같은 예민한 사회문제 또한 강남을 배경으로 한다. 한마디로 강남은 ‘집값’만으로 수식할 수 없는 다양한 맥락을 가진 공간이다. 수많은 사람과 그들 각자의 열망, 복잡하게 전개된 개발사와 한국의 미래를 좌우할 도시계획이 얽히고설키며 맥동하는 강남. 이 특별한 공간을 한눈에 조망할 순 없을까?
《도시문헌학자 김시덕의 강남》은 인문학자의 발걸음을 따라 강남이라는 세계에 한 발짝 더 깊이 들어간다. 저자는 강남 3구 곳곳에서 살아본 경험에 더해, 두 발로 누빈 답사 현장에서, 또 새롭게 발굴한 각종 문헌에서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찾아 강남의 실제 모습을 복원해낸다. 철거민부터 수십억 원대 자산가까지, 강남 사람은 과연 누구인가? 난개발에 시달리던 강남은 어떻게 경제적 성공을 거두었을까? ‘강남적 삶의 양식’은 현대 한국인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나? ‘살고 싶은 강남’은 어디이고, ‘사고 싶은 강남’은 어디인가? 앞으로 강남은 한국을 어떻게 바꿀까? 책은 인문적·경제적 관점을 넘나드는 물음들에 답을 찾아가며, 막연한 선망이나 오해에 가려져 있던 강남의 전모를 밝힌다.
인문학자의 고유한 시선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공간의 ‘과거·현재·미래’를 짚어가는 과정은 재미있고도 유익하다. 특히 저자가 강조하는 것처럼 그 ‘역동성’에 깜짝 놀라게 된다. 강남은 처음부터 계획된 공간이었지만, 정확히 그만큼 계획에서 벗어난 공간이었다. 그 결과 물난리처럼 첨단 도시에 어울리지 않는 문제에 맞닥뜨리는 한편, ‘확장하는 1극 도시’로서의 역량 또한 품게 되었다. 책이 전하는 이 통찰을 찬찬히 곱씹어보자. 강남에 대한 이해의 폭이 한층 넓어질 것이다.
저자

김시덕

저자:김시덕
10대시절강남3구에두루살아보는경험을했다.강남개발이한창이던때였기에,도시의변화가사람들의인식과행동,삶을어떻게바꾸는지똑똑히볼수있었다.그렇게‘도시’라는평생의연구주제를만났다.오늘날전국을두발로누비며촬영하고기록하는도시답사가이자,온갖기록에서잊힌기억을캐내는도시문헌학자이며,이로써한국인의삶과한국의미래를두루살피는인문학자로활동중이다.
고려대학교일어일문학과학부와석사과정을거쳐,일본의국립문헌학연구소인국문학연구자료관(총합연구대학원대학)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고려대학교일본연구센터HK연구교수와서울대학교규장각한국학연구원HK교수를역임했다.2011년제4회일본고전문학학술상을,2015년제5회석헌학술상을,2021년제70회서울특별시문화상(학술부문)을받았다.
주요저서로‘한국도시아카이브시리즈’를비롯해《우리는어디서살아야하는가》《한국도시의미래》《철거되는기억》《동아시아,해양과대륙이맞서다》《일본인이야기1,2》《전쟁의문헌학》《일본의대외전쟁》등이있다.

목차


머리말
프롤로그│우리는왜강남에주목하는가

1부강남이전의강남:도시화석으로복원한잊힌기억

1장그많던농민들은어디로갔을까:농촌시절의강남풍경
학교이름에남은옛지명들│한강변논밭에들어선압구정현대아파트│나룻배타고오가던강남사람들│무밭이었던강남고속버스터미널│꽃재배의선구자와그후예들│돼지사육의최전선│‘농촌강남’의흔적을간직한도시화석│강남은100년전에도물난리에시달렸다│한신포차의기원을찾아서│언덕을오르내리던사람들

2부강남의탄생:실패한계획이낳은불패신화

2장첫삽을뜨다:대전환기의열망을품은영동지구
격동하는현대사와틀어지는개발축│‘한강뷰아파트’에어째서벙커를설치했을까│그린벨트에는‘환경’이없다│토목기술이가른도시의운명│도로가먼저일까,도시가먼저일까│“재미보는것은강북재벌뿐”│대통령도,서울시장도예상못한파급효과│국가기관은왜남쪽으로이동하는가│끊이지않았던서울시청이전논의│빈민을가장한투기꾼들│타워팰리스대신삼성타워가들어섰다면?│영동지구개발의흔적들

3장한강의흐름을바꾸다:도시와도시를연결한새땅,잠실지구
섬이었던잠실,강이었던석촌호수│최초의‘한강뷰아파트’와황무지│북한을향한경계심과올림픽개최│강북과광주대단지의연결고리,송파구│뱃사공‘숙이아버지’의파란만장한삶│사라진고인돌과헐린백제성곽│침수되고끊어지고무너지다│비리와추문은어떻게호재가되었을까

3부현대강남의세가지차원:아파트,산업,교통의상호작용

4장성냥갑에서선망의대상으로:아파트가지나온궤적
‘아파트옆논밭뷰’라는집단기억│주택단지로가득했던‘서울시골’│“버스노선은제자리걸음”│아파트단지의원조는강남이아니다│차관으로지은고급아파트│정부는왜집값을잡지못할까│아파트지구제도의전모│재건축의미래

5장길위에서면경제가보인다:강남을먹여살리는교통과산업
사금부터텅스텐까지,‘농촌강남’의광산들│소멸한산업철도계획│소멸한섬유단지계획│터미널에왜명품관이들어설까│새로운교통망과새로운산업

4부강남의미래:1극도시의출현,제2의강남은없다

6장거시적으로보다:확장강남과대서울권시대
복합기능을품은‘강남적삶의양식’│‘확장강남’의출발점은어디인가│롯데월드타워에오르면‘대서울권시대’가보인다│강남중심현상의가속화

7장미시적으로보다:재건축과재개발의변수들
주거형태,입지형태,지형적특성중무엇이중요할까│경부고속도로는지하화될수있을까│누가왜재건축에반대할까│GTX-A삼성역은언제개통될까│어느지역에주목해야할까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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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강남의어제는강남의내일을비추는거울”
인문학자의시선으로재구성한개발강남60년의연대기

강남은한국에서가장역동적인공간이다.이를단지많은사람이살고있다는뜻으로이해해선안된다.실제로강남인구는2024년기준150여만명으로,전체한국인구의3퍼센트정도에그친다.그런데도강남의존재감은독보적이다.가령지역내총생산(GRDP)의경우강남구홀로부산시나인천시의70퍼센트수준에달한다.심지어‘미쉐린가이드’에수록된맛집이가장많은곳또한강남이다.이처럼강남은경제부터문화까지다양한영역에서두각을나타내고있다.
이런강남의성취를살피다보면,그불패신화가절로납득된다.정부의전폭적인지원아래개발된완벽한공간처럼느껴지기도한다.하지만《도시문헌학자김시덕의강남》은전혀다른이야기를전한다.즉강남은사실“실패한계획”이었으며,오늘날의성공은“대통령도,서울시장도예상못한파급효과”덕분이었다는것이다.연일신고가를갱신중인‘한강뷰아파트’가좋은예다.저자는그입지보다역사에주목하는데,각종정부보고서와주요도시계획가들의증언을종합해이곳이일종의‘방벽’으로계획되었다고설명한다.하지만북한의위협을의식한정부가아예서울이남으로눈길을돌리자,민간의열망이그빈자리에뿌리내리며지금에이르렀다는것.즉정부의관심이약해질수록민간의관심은강해졌다는것인데,강남개발은이러한역설로가득하고,그렇기때문에역동적이다.
이처럼책은화려한스카이라인뒤에감춰진수많은맥락을빈틈없이추적하며,강남이걸어온길과걸어갈길을한눈에펼쳐낸다.그런점에서부동산투자,자녀교육,편안한생활등어떤이유로든강남을알고싶은사람들에게이책은최고의안내서가되어줄것이다.

“실패한계획은어떻게대체불가능한핵심도시를낳았나?”
민간의열망으로꽃핀불패신화

저자는강남의과거·현재·미래를두루살피며“행정의연속성”을강조한다.한번세운국가정책은계속이어진다는뜻으로,오늘날강남에서진행중인대규모개발사업중에는1970년대에연원을둔것들이많다.즉강남의어제는강남의내일을비추는거울이다.책이60여년의세월을거슬러올라“농촌강남”에서이야기를시작하는이유다.

〈1부강남이전의강남〉에서는농촌시절의강남풍경을그리고,아직남은흔적들을살펴본다.1963년경기도일부가서울로편입되며강남이탄생했는데,서초구와강남구는큼직한단위로행정구역이개편된반면,송파구는강북일부와잘게쪼개진경기도의여러지역으로구성되었다.이때문에60년이지난오늘날에도송파구는강남의다른두구와분위기도다르고,발전방향도다르다.
한편막서울에편입된강남은저습지가끝없이펼쳐진황무지에가까웠다.그렇다고빈땅은아니었다.수많은농민이채소와화훼원예,돼지사육에몰두했고,이는훗날‘서초동꽃마을’의원형이되었다.이런농촌강남에서수해는피할수없는일이었다.실제로당시대부분의마을은수해에서비교적안전한언덕바지에자리했고,강남개발초기에지어진단독주택들또한마찬가지였다.하지만이후대단지아파트와대형산업시설,도로와지하철노선이너른평지에들어서며,수해를자초하고말았다.가령2022년에는강남구일대가크게침수되며인명피해마저발생했고,최근에는서울에서도강남4구(강남3구+강동구)의땅밑에빈공간이가장많다고보도되었다.저습지를매립해개발한탓에지반이유독무르기때문이다.이대목에서저자는농촌강남을흘러간과거로치부해선안된다고강조한다.그시절의흔적을어떻게이해하고활용하는지에따라,오늘날강남에서의삶이달라질수있기때문이다.

〈2부강남의탄생〉에서는강남개발과정을짚으며,불패신화의기원을추적한다.강남은크게영동지구(서초구와강남구)와잠실지구(송파구)로나뉘어개발되었다.1968년시작된영동지구개발은거대한군사시설을만드는과정에비견할만했다.당시정부는두번째6·25전쟁을대비해강북인구의분산을시도했고,그연장선에서영동지구를개발했다.실제로개발시기에지어진서초구와강남구의한강뷰아파트들에는벙커와총안이설치되어있다.심지어영동지구남쪽의광대한그린벨트는군사시설을놓기위해박정희대통령이“직접지도에선을그어가며”설정했다.
하지만1970년대가되며상황이급반전했다.베트남전쟁에서미군이발을빼고,주한미군철수설까지나돌자,정부는북한의위협에더욱민감하게반응하게되었다.그결과수도를지금의세종시로옮긴다는‘임시행정수도백지계획’이만들어졌다.자연스레영동지구개발은흐지부지되었는데,바로이때민간에서그바통을이어받았다.강남원주민을자처하던농민부터강북에서넘어온재벌과철거민까지,수많은사람이각자의열망을따라강남개발에투신했다.그과정에서신축아파트를중심으로강남집값이비싸지자,정부는대단지아파트를더공급하는것으로문제를해결하려했다.하지만정부가개입하는곳마다“아파트붐”이일며집값이치솟는상황이반복되었다.바로이것이불패신화의기원으로,곧정부실패의역사와궤를같이한다.이는오늘날에도부동산투자시에참고할교훈이된다.
1971년시작된잠실지구개발은당시강북생활권이던섬‘잠실도’를강남에붙이는것이핵심이었다.이후1981년올림픽과아시안게임개최가확정되며세계인을맞이하기위해송파구일대를대대적으로단장했다.한편잠실지구개발은안보적요인만큼이나경기도와의지리적친연성에초점을맞춰진행되었다.즉서울과경기도를잇는연결고리역할을맡았던것이다.오늘날송파구가경기도를거쳐충청도까지뻗어가는반도체벨트와인력·재화·자본을공유하는이유다.

이처럼강남의과거는현재와단절되어있지않다.오히려끊임없이말을건다.책은강남곳곳에새겨진삶의흔적을쫓아그과거와현재를연결함으로써,우리를매료시킨이공간을더욱깊이이해하도록돕는다.

“모두가강남에사는것은아니지만,누구나강남에영향받고있다!”
대서울권시대의마중물이된확장강남

1부와2부에서강남개발의역사를짚은책은3부와4부에이르러그현재모습을두루조망하고,미래를전망한다.〈3부현대강남의세가지차원〉은강남의핵심요소인‘아파트’,‘산업’,‘교통’을두루살펴본다.아파트의경우단연재건축이화두인데,1970년대에지어진강남아파트는대부분재건축을마쳐압구정현대아파트와잠실주공5단지,은마아파트정도만남아있다.문제는1980년대에지어진강남아파트로,저자는이들아파트의재건축에대해서는신중하게접근할필요가있다고조언한다.공사비와분담금이치솟는상황에서,1970년대에지어진곳들보다열살가량어린아파트가지금당장재건축되기란현실적으로어렵기때문이다.
이에반해강남의산업과교통은여전히역동적이다.강남은한때고려되었던준공업지대와섬유단지,산업철도계획을과감히폐기하고,대기업과첨단IT기업을유치하는데집중했다.실제로50대대기업의본사가가장많은곳이바로강남이다.한편강남에서는교통(터미널)과유통(백화점)의결합이처음시도되며,새로운부의흐름을창출했다.한창진행중인‘영동대로지하공간복합개발사업’,‘잠실스포츠·마이스복합공간개발사업’등도모두그중심에교통망개발이있다.과거영동지구가경부고속도로를중심으로개발되었던것처럼,오늘날에도교통망개발이강남의미래를선도하는셈이다.

〈4부강남의미래〉는강남이앞으로걸어갈길을미시적·거시적차원에서모두예측한다.우선미시적차원에서저자는‘지형’까지살피는“마이크로레벨”로강남의재건축,재개발현황을톺아본다.강남은수해에취약한지형이라,재건축시에도배수시설을둘러싼잡음이끊이지않고있다.일부주민이배수시설을혐오시설로인식하기때문이다.연장선에서선거철마다반복되는‘올림픽대로지하화’논의는폭우를대비한대심도유수지를없애는꼴이라큰재해로이어질지모른다.
결론적으로,모두의기대와달리강남에서조차재건축,재개발은쉽지않은문제다.그런데도저자가강남의미래를낙관하는이유는거시적차원에서강남의도시기능이점차업그레이드되고있기때문이다.우선“현대한국인들의삶을정의하는요소”로서‘강남적삶의양식’이확대되고있다.‘아파트+복합쇼핑몰+수변공간’으로구성되는강남적삶의양식은잠실에서처음모습을드러냈는데,오늘날지역을가리지않고도시계획의기본틀로활용된다.
반도체벨트를따라강남의경제적·행정적영향력이확대되는현상또한심화하고있다.저자가‘확장강남’이라고부르는이현상은‘대서울권(GreaterSeoul)시대’의마중물이다.‘대서울’이란행정구역개편으로서울이‘넓어지는’것이아니라,몇몇주요거점과교통망으로‘이어지는’것이다.종국에는인력·재화·자본이빠르게오가고공유되며하나의권역을이루게된다.이로써강남은‘확장하는1극도시’로나아가는중이다.저자가“제2의강남은없다”라고단언하는이유다.

우리는‘강남의한국화,한국의강남화’시대에살고있다.모두가강남에사는것은아니지만,누구나강남에영향받는다.바로그렇기때문에강남을알아야한다.특정도시의흥망을넘어한국의앞날을미리볼수있기때문이다.평소강남이궁금했다면,인문학자의깊은시선으로그구석구석을살핀이책을펼쳐보자.집값만으로는설명할수없는강남의실제모습과만나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