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토끼(10만 부 기념 리미티드 에디션) (정보라 소설집 | 양장본 Hardcover)

저주토끼(10만 부 기념 리미티드 에디션) (정보라 소설집 | 양장본 Hardcover)

$17.80
Description
세계인이 사랑하는 《저주토끼》
10만 부 기념 리미티드 에디션 출간
세계 문학장의 사랑을 받으며 소설을 사랑하는 이들의 필독서로 떠오른 정보라의 호러/SF/판타지 소설집 《저주토끼》가 2025년 누적 판매 10만 부 돌파를 기념하며 리미티드 에디션이 출간되었다. 2022년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후보로 올랐던 영국판 소설의 표지화가 사용되었고, 양장으로 제작되었다. 그래픽 디자이너 최재훈이 그린 이 토끼 일러스트는 전 세계 가장 많은 《저주토끼》 표지가 된 그림이기도 하다. 이 책은 2023년에도 미국 전미도서상 번역문학 부문에서 국내 최초로 최종후보에 들었고, 현재 전 세계 24개국에 번역 판권이 수출되는 등 꾸준히 다양한 언어로 뻗어나가고 있다. 작가 본인도 매해 5개국 이상의 초청을 받아 도서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한국 문학의 가능성을 널리 알리는 데 기여해왔다.
2022년 전면 개정되었던 이 책은 표제작 〈저주토끼〉에서 날카로운 분노를 생생하게 살리고 어디에도 기댈 곳 없는 사람들의 맥락이 선명히 드러나기를 바라는 작가의 뜻을 충실히 반영하여 결말 부분 일부를 최초 창작 버전으로 복원되어 있다. 또한 수록작 전반에 걸쳐 외국어 표기, 인물 간 대사와 말투, 그리고 일부 혼재되었던 명칭이나 부정확한 표현 등이 수정 보완되었다.
정보라의 소설은 ‘예쁘지 않다’. 수록작 10편은 각각 거친, 미친, 기기괴괴한 면면을 가지고 있다. 욕망하고 배반하며, 어리석은 선택을 하고, 타인에게 살의를 보이는 악다구니들이지만 저마다의 사연을 따라가다 보면 묘한 쾌감과 위로에 가닿게 된다. 《저주토끼》는 냉혹한 현실과 기괴한 환상을 자유자재로 겹쳐, 독자들을 익숙한 일상 속 낯선 공간으로 초대한다.
저자

정보라

저자:정보라
정보라는연세대인문학부를졸업하고,예일대에서러시아·동유럽지역학석사를거쳐,인디아나대에서러시아문학과폴란드문학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1998년연세문화상에〈머리〉가,2008년디지털문학상모바일부문우수상에〈호(狐)〉가당선되었으며,2014년〈씨앗〉으로제1회SF어워드단편부문우수상을수상했다.《저주토끼》로2022년부커상국제부문최종후보에올랐고,이듬해국내최초로전미도서상번역문학부문최종후보에도이름을올렸다.《너의유토피아》는영문판이2024년발간된이래,2024년미국주간지《타임》의올해의책에선정되었고,2025년1월현재필립K.딕상후보작으로선정되었다.
지은책으로소설집《저주토끼》《여자들의왕》《아무도모를것이다》《한밤의시간표》《죽음은언제나당신과함께》《지구생물체는항복하라》《작은종말》,장편소설《문이열렸다》《죽은자의꿈》《붉은칼》《호》《고통에관하여》《밤이오면우리는》,에세이《아무튼,데모》등이있으며,옮긴책으로《거장과마르가리타》《탐욕》《창백한말》《어머니》《로봇동화》등이있다.

목차

저주토끼
머리
차가운손가락
몸하다
안녕,내사랑

흉터
즐거운나의집
바람과모래의지배자
재회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2022년영국부커상최종후보작
2023년미국전미도서상최종후보작
전세계24개국번역계약

“개인적인용도로저주용품을만들어서는안된다.
토끼는단한번의예외였다.”

상처입고짓밟힌사람들이막다른골목에몰렸을때찾는마지막해결책

환상적이고초현실적인요소를활용하여현대의가부장제와자본주의의참혹한공포와잔혹함을이야기한다.부커라이브러리

오싹한반전효과를극대화하며,우리스스로기꺼이함정에발딛게한다.《뉴욕타임스》

“복수라기보다는작용과반작용이라고생각합니다.인간이행하는모든작용에는크기는같고방향은반대인반작용이언제나반드시수반될것입니다.그것이원칙이라면원칙입니다.”(정보라인터뷰에서)

지난해부커상인터내셔널부문최종후보에오르고중국,대만,일본,프랑스,스페인등전세계20개국번역계약이이루어지며한국소설장에서최고의화제작으로떠올랐던소설가정보라의호러/SF/판타지소설집《저주토끼》가2023년토끼의해,인플루엔셜문학브랜드‘래빗홀’에서전면개정판을선보인다.책을찾을수없는기간을최소화하고자하여신속하게개정판을펴내면서도,작가의사전작업과더불어밀도있는수정보완과정을통해작품전반을다듬었다.

익숙한일상에틈입하는기괴한환상
거칠고격발된감정들이전하는묘한위로

어느날물을내리고화장실을막나오려할때였다.
“어머니.”
그녀는뒤를돌아보았다.변기속에서머리가하나튀어나와그녀를부르고있었다.
“어머니.”
그녀는‘머리’를한참동안가만히쳐다보았다.물을내렸다.쏴아하는소리와함께‘머리’는사라졌다.
그녀는화장실을나왔다.(〈머리〉,p.41)

여러민담과설화,동화,전설의형식을차용한정보라의이야기는마치어린시절즐겨듣던무서운이야기처럼오싹하지만멈출수없는강렬함으로독자를끌어당긴다.“몇몇이야기는잠을설치게할정도로무섭다”(이종산)라는평을받기도한다.작가는익숙한일상풍경속에낯선세계로향하는차원의문을세워두고우리를초대한다.그문앞에서‘웰컴투정보라월드’라는표지를든친절한얼굴의화자를따라서우리는기꺼이어두운길에들어서고함정에걸려든다.그곳에숨겨진반전들이튀어나올때면우리는소름이끼치는경험을하기도하고,혹은등장인물의가지고있던상처를깨달으며이로인한그들의깊은슬픔에공감하게되기도한다.

무엇보다,정보라의소설은‘예쁘지않다’.수록작10편은각각거친,미친,기기괴괴한면면을가지고있다.욕망하고배반하며,어리석은선택을하고,타인에게살의를보이는악다구니들이지만저마다의사연을따라가다보면흥미를넘어선어떤이해에도달한다.“귀신보다사람이무섭다”라고들한다.과연이이야기가우리가사는오늘보다잔인하다말할수있을까?매일의놀라운뉴스와해결되지않는사건들을견디며살아가는우리에게이뒤틀린이야기들은묘한쾌감과위로를전한다.

사필귀정:모든일은반드시바른길로돌아감
통쾌한복수뒤에남겨진것들에대하여

그가원했던것은복수가아니었다.[……]합당한결말이라해도,그는밀려오는상실감을어찌할수없었다.알지도못하는타인들의주술과환상과잘못된믿음에빼앗겨버린어린시절,매일이생사의기로였으나이제는아무의미도없어져버린그때의오랜고통과절망을애도하며그는폐허가된마을에멈추어서서울었다.
(〈흉터〉,p.252)

소설집《저주토끼》의키워드는‘복수’다.그런데원수를갚는사람이명확하지않은경우도많을뿐더러,복수를완수하고서도누구도행복해지지않는다는것이또다른특이점이기도하다.경쟁사를무너뜨리기위해비열한악성루머를냈던양조회사사장도(〈저주토끼〉),‘대안적인삶’을외치며위선을떨던남편도(〈즐거운나의집〉),욕심에빠져가족을비극에빠뜨린남자도(〈덫〉)극단적인파멸에이르기는한다.일견통쾌하기도하지만,결국이들에게내려진징벌은그저자업자득의결과물일뿐이며상처받고훼손당한이들의회복은담보되지못한다.복수를위한저주는되돌아오고,폭력은또다른값을치르는공동의파국이열린다.

인용된정보라인터뷰에서처럼복수의고리를작용과반작용,이로인한그다음차례의반작용으로이해한다면이러한악순환에서벗어나는방법은무엇일까.〈흉터〉의남자는문제를해결하려다가자신이간절히지키려던이를영영잃게되지만“세상어딘가에있을자신의삶을찾기위해,그는해가뜨는쪽을향해천천히걷기시작”(p.252)한다.〈바람과모래의지배자〉에서연인에게배반당했던공주는다정한절대자가내미는영생의프로포즈를거절하며담담하게대답한다.“죽음이오기전까지는살아갈테니까요”(p.320)라고.

〈작가의말〉에서정보라는이렇게말한다.“책전체를통해서전달하려는특별한교훈이나메시지는없다.《저주토끼》는환상호러단편집이고,환상호러장르는대중문학에속하며,대중문학은교훈이나가르침보다는즐거움을위해존재하는장르이다.”하지만이책을여는우리는낯설고으스스한세계의재미에빠져들며,자신에게상처낸이에게손톱을세우는절박한마음과무너진세계를딛고앞으로나아가려는굳센용기를마주하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