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면의 조개껍데기 (김초엽 소설집)

양면의 조개껍데기 (김초엽 소설집)

$17.50
Description
“더 기다릴 수가 없었어요.
지금 당신을 만나러 와야 했어요.”

김보영 배명훈 이다혜 정보라 정소연 추천

반짝이는 슬픔, 경계 없는 사랑을 발견하는
김초엽 4년 만의 세 번째 소설집
경계 밖을 이해하고자 갈망하고, 마음을 잘 전달하고 싶어서 고군분투하는 한계가 우리가 지닌 희미한 빛이자 가능성이기도 하지 않을까요. 여기 담긴 소설들은 그 한계와 가능성을 여러 각도에서 바라보려고 애쓴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김초엽 인터뷰 중에서)

2010년대 한국 SF의 새 역사를 썼다고 평가받는 작가 김초엽이 데뷔 8년 차를 맞는 2025년 여름 신작 소설집 《양면의 조개껍데기》로 우리를 찾아왔다. ‘매번 완전히 다른 이야기인데 친숙하게 황홀한 맛’이라는 어느 독자의 말처럼, 김초엽은 소설적 실험을 꾸준히 감행하면서도 성실한 자료 조사와 더불어 인간과 관계에 대한 깊은 사유를 담아내는 완성도 높은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실패하지 않는 독서 경험을 선사해왔다.
이번 책에는 인간성의 본질에 관해 다각적으로 질문을 던지는 총 7편의 중단편소설이 담겼다. “인간의 재료가 달라진다면 인간과 세계의 상호작용도 바뀌지 않을까?”라는 도발적인 질문과 함께 욕망과 의지의 문제를 다루는 〈수브다니의 여름휴가〉, 한 몸에 존재하는 두 인격체가 한 사람을 사랑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갈등을 보여주는 〈양면의 조개껍데기〉는 사회의 ‘정상성’ 규범 밖에 존재했던 정체성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수용하게 되는 과정을 담는다. ‘탐색 연작’이라고 불릴 만한 〈고요와 소란〉 〈달고 미지근한 슬픔〉 〈비구름을 따라서〉는 SF에서 익숙하게 볼 수 있는 고차원적 존재, 서버로 이주한 인류, 평행 세계 등을 다루면서도 인간이 가지고 있는 주관적 해석의 한계나, 기존의 방식으로 설명할 수 없는 자아 형식, 얽힘으로써 고정되는 존재 등 여러 시각이 중첩된 문제들을 탐구하여 소설의 깊이와 재미를 더한다. 촉각으로 메시지를 전하는 문명을 다룬 〈진동새와 손편지〉, “한 번은 돌아와야 한다. 알겠지? 그래야 다시 나아갈 수도 있다”라는 할머니의 당부 아래 길 잃은 고래와 도시로 떠났던 청년의 귀향이 겹쳐지는 〈소금물 주파수〉 또한 흥미로운 전개 끝에 눈물의 펀치라인이 준비되어 있는 작품들이다.
인간을 정의하는 방식을 시대에 따라 변화하지만, 작가는 “우리가 스스로 부여하고 싶은 고유성, 끝내 붙들고 싶은 어떤 소중한 가치가 있다면 그건 오히려 인간이 가지고 있는 근원적 한계에 있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남긴다. 항상 엇갈리면서도, 불완전한 대화 끝에 오해하고 돌아서더라도, 끝까지 놓지 않는 작은 믿음이 김초엽의 소설에 남아 있다. 언제나처럼, 아주 작은 가능성의 빛으로.
저자

김초엽

저자:김초엽
2017년한국과학문학상중단편대상및가작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우리가빛의속도로갈수없다면》,《방금떠나온세계》,엽편소설집《행성어서점》,중편소설《므레모사》,장편소설《지구끝의온실》,《파견자들》,산문집《책과우연들》,《아무튼,SF게임》등이있다.오늘의작가상,젊은작가상,한국여성지도자상젊은지도자상,한국출판문화상을받았고,중국성운상번역작품부문금상과은하상최고인기외국작가상을수상했다.

목차

수브다니의여름휴가
양면의조개껍데기
진동새와손편지
소금물주파수
고요와소란
달고미지근한슬픔
비구름을따라서

작가의말|추천의말

출판사 서평

일곱가지색으로빛나는김초엽신작소설집
우리가기다려온가장정확한온도

김초엽이창조하는것은이야기인동시에,결코사라지지않을감각적경험그자체다._정소연(소설가)

어떤환경에서어떤일을겪더라도근본적인인간성을언제나간직할수있다는희망을제시한다.김초엽의주인공들은아주평범하고다정하면서도가장강인하다._정보라(소설가)

김초엽이이끄는곳이라면어디든가고싶다.관찰의마술사가우리에게남긴고요와소란의문장을따라함께지도를완성해간다._이다혜(작가,《씨네21》기자)

이시대한국인이삶과세계를어떻게이해했는지알아보기위해김초엽의소설을찾아읽는것은너무나자연스러운일이다._배명훈(소설가)

네갈망과나아감,변화를격려한다고.깨어지고망가지는과정또한변화라고.네삶전체를응원한다고._김보영(소설가)

첫소설집《우리가빛의속도로갈수없다면》으로대중과평단의호평속에초장기베스트셀러기록을세우며,한국문학에서SF의영역을단번에확장해버린소설가김초엽이4년만에신작소설집《양면의조개껍데기》를펴냈다.데뷔후지난8년간작가는트랜스휴먼,비인간등정상규범에서벗어난이들의이야기를다루며사회적소외와배제에주목하고개인적극복을넘어사회적전복으로향하는강력한상상력을펼쳐보였다.또한극단적재난이나닿을수없는시공,이질적존재의감각,불완전한소통과변형된신체등일상인이경험할수없는세계와존재를그려내며끊임없는소설적실험을감행해왔다.낯선세계속에서벌어질작은기적들,매일의다정한우정과긴시간에도바래지않는사랑을통해읽는사람을무장해제시키는기술또한탁월했다.김초엽의소설궤적을따라가며우리는오늘도그가이룰문학적개성과성취를알아가고있다.
이번소설집에실린7편의중단편소설들에는인간성의본질에관한다각적인질문과탐구의결과가모여있다.그간김초엽소설이제시했던더나은세계를위한질문들,다채로운자아와언어의탐색등과연결되면서도인간과존재의문제에무게중심을둔다.소설가정보라는추천사를통해소설속인물들이“시뮬레이션안에서살아가더라도,안드로이드로태어나인공의하드웨어가씌워졌더라도,어떤존재방식속에서든자신의필멸을바라보며존재의의미를스스로찾아간다”는점에주목하기도했다.
김초엽은손쉬운결론을내리거나관념적인사고실험을경계하며소설을읽는우리모두를이질문의한가운데에초대하고현실적인감각과소박한믿음으로세워진열기구에태워이여정에동참할수있도록한다.그안에서독자는슬프면서도행복하고,쓸쓸하면서도충만한모순된감정들을통과하며김초엽의새로운도약을직접체험할수있다.

편협과오해를넘어,세계의가장자리너머
작은빛을향해나아가는가능성의틈새

전아직도가끔솜인간이되는상상을해요.마음이무거울땐펑펑울어서물먹은솜이되고기분좋은날은햇볕에바짝마른보송한솜이되는거예요.화가날땐나자신을마구때려도되겠죠.솜인간에게는자해든자기파괴든조금은덜위험하고더보송한일이될거예요.축축한마음은시간이지나면마를거예요.다시산뜻하게살아갈수있도록요.(〈수브다니의여름휴가〉)

검푸른물의세계가우리를압도한다.광활한공간속에서오직우리만이바다를마주하고있다.나는이거대한외로움을직면하는것이두려웠었다.하지만레몬은진작알고있었던것이다.이외로운세계가,그렇기에얼마나자유로운지.(〈양면의조개껍데기〉)

전반부에배치된〈수브다니의여름휴가〉와〈양면의조개껍데기〉는우리가‘정상’이라고규정하는것,으레당연하게여기고모두에게강요하는익숙한욕망들에물음을던진다.인간이아닌존재가되려는열망에,자신의생물학적성별과의부조화감정에,비독점적인애정관계를맺고자하는의지에특별한이유가필요할까.김초엽의소설을따라가다보면이러한질문을자연스럽게마주하게되는데,소설의수용자는일방적으로작가의메시지를수신하는방식이아니라직접여러입장에자신을대입하고공감하고진동하는공간을제공받는다.사랑과질투,소유,증오와같은다양한감정을경유하면서이야기는생동감을부여받고,모든인물은자신만의입체적인색감으로반짝인다.

나와세계를이해하려는부단한노력
프레임을깨고관념을뒤집는첨단의소설실험실

“빙하의소리를있는그대로녹음한다고했을때조차도,그소리에는듣는나의의도와관점이담겨있었으니까요.그렇게생각한다면,사물의영혼이라는개념은목적소리와완전히분리할수없었던인간의‘관점’의흔적이겠지요.”(〈고요와소란〉)

“이젠이세계와나와당신이큐비트로구성된시뮬레이션이라는사실을의식하지않을수없어.얼마전부터감각이겉돌기시작했어.(…)빨강이빨강같지않고,단맛이단맛같지않아.긴장하면땀이나거나심장이빠르게뛰는것도기이하게느껴지고.”(〈달고미지근한슬픔〉)

수없이많은세계를상상하는데,왜그런세계들에매료된걸까?그곳들은유토피아도아니고,이곳보다더아름답거나더낭만적이지도않고,약한사람들에게특별히더상냥하지도않고,여기와같은고통과억압과불행이존재하는데.그곳에사는사람들에게는그세계역시벗어나고싶은새장일텐데.단지지금이곳이아니기만하면되는건가?(〈비구름을따라서〉)

이번소설집에서〈고요와소란〉〈달고미지근한슬픔〉〈비구름을따라서〉는인간존재와그기반의우주를이해해보려는부단한노력의흔적이담긴‘탐색’연작이라고불릴만하다.우리가일상세계를이해하는방식의납작함과편리함에서벗어나기존의관념을뒤집고굳은프레임을깨버리는이작품들은집요하게이유를묻고논리를세우며관찰하고증명해내는에너지로가득하다.‘믿고싶지않은방식으로현존하는신의얼굴’‘살아있음을증명할수없는세계에서의존재가능성’‘내가속한우주에서엇갈린사람의도약’등쉽게답할수없는물음들을끈질기게탐구하며진실을향해조금씩접근하는이들의발걸음에독자도자신의발을가만히대어보게된다.

비현실을통해서,분열하는목소리를통해서,설명되지않는방식으로존재하고감각되는몸을통해서전달되는이소설들은확실히낯선방향으로향한다.이는낯섦의경험이어떻게변화를초래하는지를현실적으로보여준다.어쩌면이해할수있을지도,언젠가도달할지도모른다는착각과함께.-심완선,〈불가능할줄알면서도,알기때문에-김초엽론〉중에서

김초엽은가장낯선세계에우리를데려가상상해본적없는존재들과만나게하고알지못했던감각을깨운다.그러면서도오래기다려온사랑과배반되지않은작은신뢰를가만히들여다보며연약한마음한구석에거대한파문을일으킨다.우리는모르는세계에서눈뜰준비가됐다.김초엽신작을기다려온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