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록 (듀나 장편소설 | 양장본 Hardcover)

몰록 (듀나 장편소설 | 양장본 Hardcover)

$18.50
Description
24년 만에 처음 만나는 듀나 첫 장편
도시를 뒤흔드는 정체불명의 ‘머리 도둑’ 살인 사건
듀나는 1994년 PC통신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해 지난 32년간 120편이 훌쩍 넘는 소설을 발표한 의심할 바 없는 “한국 SF 최고의 거장”(소설가 곽재식)이다. 그의 첫 장편소설 《몰록》은 2002년 웹진 〈이매진〉에 연재된 뒤 아쉽게도 오래 책으로 묶이지 못했는데, 24년이라는 시간을 건너 2026년 새해 드디어 독자들을 찾아왔다. 지리적, 역사적 사정이 전혀 다른 평행우주 속 지구 위 한국과 러시아, 중국의 영향권 아래 있는 가상의 도시 ‘의천’에서 일어나는 기이한 일들을 담아낸 대체역사소설이다.
각기 다른 상황에 처한 세 여성 인물의 입장과 시선이 교차되며 의천이라는 도시가 입체적으로 살아나 매력을 더한다. 이들은 머리가 없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도통 공통점을 찾을 수 없는 연쇄살인 사건의 소용돌이 안에서 숨은 진실에 차츰 접근하게 된다. 고대 가나안 지방에서 사람을 제물로 받았다는 신 ‘몰록(Μόλοχ, Moloch)’은 소설에서 직접적으로 언급되지 않지만, 이 안에서 일어나는 살인과 마약, 정신 조종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관통하는 단어이다. 듀나 특유의 광폭한 서사 전개가 눈이 핑핑 돌아가는 재미를 선사하는 동시에, 다문화 환경 속에서 발생하는 인종차별과 외국인 혐오의 극적 재현을 통해 지금 우리 세계에 절실하게 필요했던 질문들을 날카롭게 던지는 작품 《몰록》. 24년간 기다려온 듀나의 오랜 팬은 물론 하드보일드한 SF 미스터리를 즐길 준비가 된 모든 독자를 만족시킬 소설이다.
저자

듀나

듀나는1990년대초,하이텔과학소설동호회에짧은단편들을올리면서작품활동을시작했다.이후각종매체에소설과영화평론을쓰면서왕성한활동을이어오고있다.1994년공동단편집《사이버펑크》에몇몇하이텔단편들이실렸고,이후소설《나비전쟁》《면세구역》《태평양횡단특급》《대리전》《용의이》《브로콜리평원의혈투》《제저벨》《아직은신이아니야》《민트의세계》《두번째유모》《구부전》《아르카디아에도나는있었다》《평형추》《우리미나리좀챙겨주세요》《그겨울,손탁호텔에서》《시간을거슬러간나비》《찢어진종잇조각의신》《바리》《2023년생》《아퀼라의그림자》《파란캐리어안에든것》《별이가우리에게왔을때》등을출간했다.논픽션《장르세계를떠도는듀나의탐사기》《여자주인공만모른다》《남자주인공에겐없다》《옛날영화,이좋은걸이제알았다니》등이있다.

목차

몰록

작가의말
추천의말

출판사 서평

“시간여행자처럼날아온이소설은어딜보나완벽한듀나SF다.”(소설가이산화)
“입체시없이는정밀히관측할수없는충격적사건들.”(소설가청예)


한국SF에30년넘게벌어지고있는‘듀나’라는사건
오늘에야초기작을새로읽을수있다는기쁨

듀나는SF장르의재료와한국의맥락을성공적으로결합해냈다.(...)각각의장르재료가지닌잠재력과한계를명확히인식하고있었기에가능했던성취다.(페미니스트문화연구자강은교)

초기듀나작품의특징을아주단순화해정의하자면영미장르문학의장르관습과한국문학의세련된문장이결합된형태라말할수있을것같다.레퍼런스삼을국내의SF가전무하다시피한상황에서듀나는이둘을재료로자신의기반을다졌다.(소설가이경희)

지금SF가존재하는건그걸쓴사람들이옛날SF를읽었기때문입니다.당연히우리는과거의계보를이으면서도옛작가들이하지않은걸해야죠.전과거에만머물수는없습니다.과거가없는척은더더욱못하겠고.(듀나《씨네21》인터뷰중에서)

“듀나처럼모르는사람많은유명인이한국에또있을까싶다”는이다혜기자의말처럼,기념비적인업적에비해작가에관해사적으로알려진정보는많지않다.미국의소설가주나반스(DjunaBarnes)에서필명을따왔다는사실과,유명한토끼사진프로필,두마리의고양이와함께살고있다는것정도.하지만《태평양횡단특급》《브로콜리평원의혈투》《대리전》등굵직한작품을발표하며한국독자들에게우리의일상공간과익숙한이름으로창작된SF소설의가능성을알게한그는“한국SF의역사를관통하는기둥”(이경희)이라불릴만한작가이다.듀나의작품은이제해외에도다수번역소개되어,2021년펭귄랜덤하우스의임프린트판테온에서출간된그의《평형추Counterweight》는출간과동시에미국《뉴욕타임스》,《와이어드》,《나일론》등에서잇따라호평을받아화제가되기도하였다.《몰록》의새로운출발이지금한국SF를즐겨읽는많은국내독자에게도,아시안페미니스트과학소설에애정을보내는세계독자에게도반가운사건이될것이다.

보이지않는힘에잠식된광기의도시,의천
문명이존재했던화성과망해버린지구를맴도는긴장감

수정중급학교가어떤곳인지알죠?국제적화합을도모한답시고여러나라아이들을한군데밀어넣고구경하는곳이에요.
당연히이런건통하지않아요.지금이어떤때인데.학교애들은대부분패거리를결성하고있죠.중국애들은중국애들끼리,러시아애들은러시아애들끼리,한국애들은한국애들끼리요.
여기서가장손해를보는게누군지알아요?바로나같은박쥐들이에요.학교는전쟁터예요.진짜전쟁처럼협정도있고조약도있고포로교환도있어요.하지만박쥐들에겐그런게없어요.보호해줄패거리가없으니까요.(p.73)

몇백년전일어난환태평양대지진으로일본,필리핀,미국서부등지가침몰해버렸고,오늘날우리의기술이나사회체제와도완전히다르게변화해온평행우주의지구.여기에는분단되지않은한국북부,그리고공산주의혁명이실패로돌아간중국과러시아사이에끼어있는20세기말의가상도시의천이있다.이도시에서는인접국출신들로이루어진자치지역구가설립되어각자다른문화를이루고정치적으로대립하며서로를견제한다.마약과테러로혼란스러운지역이지만지독한관료주의위에그나마의합리적시스템을이룬국제도시이기도하다.이세계의독특한지점중하나는화성에16세기까지문명이존재했다는것으로,서사의전개속에미스터리한신비를더한다.

머리없는시체들이가리키는거대한비밀
세인물의시선으로밝혀내는세계의진짜모습

프롤로그와에필로그,그사이의마흔두개의챕터로구성된이소설은경찰파견근무자인‘나(현주)’와스코르닉씨병으로인해약에의존해야하는무영,그녀의사촌동생이자타인의정신을조종할수있는능력을터득한미향의시선이시시각각교차한다.‘나’는혼란의도시의천에서발생한머리없는사체사건을추적하며,무영은갑작스러운실직과가족들의실종을해결하며,미향은학교를비롯한의천시사람들의행동양태를관찰하며조금씩이낯선우주의진실에접근해간다.
작가특유의하드보일드한문체와능숙한장르문법이돋보이는듀나의첫장편소설《몰록》.흥건한피와불타는건물로가득한이야기가읽는재미를가득채우면서도,우리세계의모순을꼭닮은문제들이또다른디스토피아에서더욱뚜렷해지고,관습적인관점과재현을전복하며다른세계로나아가는당당한소녀를읽는쾌감을선사한다.

온갖자잘한수정에도불구하고《몰록》은여전히어리다.이이야기를쓴작가는그뒤인류를만신창이로만든어처구니없는퇴행의역사를겪지못했다.시작부터끝까지분노하고이죽거리지만,그대상과방향은지금의나와다르다.지금보니당시의나는그래도지금의나보다는낙천적이었던거같다.나는그때의나를부러움과연민의눈으로본다.(‘작가의말’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