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처럼물처럼,멋스럽고운치있게,
풍류아는소설가의유유자적서울살이
★이다,김서울작가추천!
전통과현대가공존하는K콘텐츠의중심지서울.이팔색조도시에서우리는대체로‘살아남는’법에골몰하느라‘살아가는’법을잊고지낸다.은모든작가는묻는다.곁에있는작은즐거움조차누리지못한다면,모든고된일들을어떻게지속해나갈수있겠느냐고.군산에서자라서울에뿌리내린그에게서울이야말로가장‘잘놀’수있고,응당누려야하는곳.계절을감각하고,예술을음미하며,벗과온기를나누는도시다.아등바등살다보니정작어떻게서울을즐겨야할지잘모르겠다면,이책을펼쳐은모든작가에게‘서울풍류’를한수배워보면어떨까.
21세기서울에서‘풍류’를논하다
멋스럽고운치있게서울을감각하는법
이책은‘풍류’라는오래된개념을빌려와지금서울의‘맛’과‘멋’과‘흥’을이야기하며,멋스럽고운치있게서울을감각하는법을알려준다.소설가가서울에서글을쓰고가르치며쌓아온이야깃거리들이기도하다.은모든작가는2018년《애주가의결심》으로데뷔한후《세개의푸른돌》,《모두너와이야기하고싶어해》,《꿈과토템》,《안락》등열두권의단행본을펴낸꾸준함의비결을‘잘놀기’에서찾는다.“잘노는일에관해서라면며칠이고떠들자신이있는데,그안에는서울의존재감이제법크다”(10쪽)고작가는말한다.봄이면창경궁을찾아평상에서매화를즐기는일,여름날한강변밤산책과야장에서마시는맥주는평생해도질리지않을루틴이다.찬바람이나면운치있는노포몇곳을찾고멋들어진뮤직바도호시탐탐기회를엿보다들른다.미술관들과소극장,전통시장,거리예술축제도빼놓을수없다.세상구경을하며한걸음씩꾸준히나아가는것.새로운공기를들이쉬고,모르고지내던리듬을타보기도하면서.이것이바로이책이담고있는서울힙,아니서울풍류다.
대화와산책의소설가,은모든첫에세이
놀며,쓰며,꾸준히계속해온8년간의창작일기
이책은은모든작가가무언가를계속하고자마음을쓰는이들에게보내는응원이기도하다.몇년간소설창작수업을해오면서느낀점과창작을시작하는이들에게전하고픈이야기들을담았다.오랜시간신춘문예에도전하며지금까지몸에밴,주변을감각하며영감을얻는방법,계속쓰는일과잘노는일을연결하고자하는진지한모색의과정과그단상들이빼곡히담겨있다.즐기며감각하고채집한것이삶과글쓰기에연결되는방식,그리하여내가나로사는일이편안해지는화해의감각이이책속에있다.
사람사는곳어디든장단점이있을테지만,초여름창신동언덕배기동네에서서울의전경을내려다보며작가는비로소지금의풍경을가장편안하게느끼는자신을발견한다.스스로어딘가모나고별스럽다고느끼지만누군가와연결되는드문일을기대하고,‘내가나로받아들여질가능성’을더넓게품고있다고느끼기때문이다(266쪽).누구에게나녹록지않고정답없는세상.이토록넓은서울에서당신은누구를벗삼아무엇을바라보며살아가고있느냐고,작가는묻는다.
추천사
이다(《이다의도시관찰일기》작가)
풍류란무엇인가?(두둥-탁!)이책을보고‘풍류’라는단어를직접써본적이없다는것을깨달았다.이런멋진개념을왜과거의것으로만생각했을까?모든것에‘힙’을갖다붙이는세상에서은모든작가는유쾌하게‘풍류’를이야기한다.작가가말하는풍류란,지금내가있는시간과장소를호사롭게즐기는것.남들이무심히지나치는곳에서사소한아름다움을발견하고,그것을마음에간직하는것이다.이것이바로서울힙,아니서울풍류다.지금바로이책의코스를따라,나도한번서울풍류를즐겨볼테다.
김서울(《아주사적인궁궐산책》작가)
맛따라멋따라!이책을한마디로표현하면이말이아닐까.은모든작가는옛풍류가를연상케하는단단하고자유로운문장으로계절과생활을담아내며,서랍속기억을하나씩꺼내어오늘날서울의풍류를빚어낸다.오랜벗들이나누는대화,시장과노포를오가는사람들의소란함을따라가다보면어느새이끌리듯동참하게되고,일상의풍류를즐기는법을알게된다.마치자막없이도고스란히느낄수있는우리영화를볼때처럼개운하고선명하게.부디많은분들이나와같은기쁨을만나게되기를바란다.
책속에서
잘노는일에관해서라면며칠이고떠들자신이있는데,그간쌓아둔이야깃거리안에는서울의존재감이제법크다고여긴다.수도의도심한복판.광화문의빌딩너머를지키고선북악산과인왕산,북한산의위용은맑은날에도시선을사로잡지만,특히비가갤즈음의풍경은한폭의수묵화안으로들어온듯한정취를자아내며산책을부추긴다.산책에제격인곳중에는물가를빼놓을수없는데,하루치의작업을마치고한강변을산책하며만나는야경이며한강에서뻗은천변을걸으며사계를감각하는일은평생질리지않을것같다.
-10-11쪽,‘들어가며’에서
도톰하고뽀얀속살에레몬즙을한번더짜넣고라프로익을양껏끼얹어들이마시듯한입에털어넣었다.쪽빛바다에서오늘갓건져올린굴안에깃들어있는것은상쾌하도록차갑고짭짤한파도.철썩이는파도에수없이부딪치며단련된굴의달고고소한맛과함께위스키가품은먼바다의내음도넘실거렸다.극히신선한것과고도로숙성된것,익숙한풍경을지닌바다와거친파도가이는먼바다,남해와대서양이머금고있던즙이기막힌조화를이루었다.
-75-76쪽‘최고의조합과적정온도’에서
루틴은가급적느슨하게짜도록권하고대신이느슨한일정사이에도이야기를머금고있도록하자고귀띔한다.쓰고싶은것은많지만막막하고,자신의문장이앙상하다며한탄하는이에게는더더욱.책상에앉기전에두루두루인물과배경의디테일을채워보자고이른다.이를테면이동중에주인공이즐겨듣는음악을골라서들어보고,소설에등장하는꽃향기를직접맡아보는식으로.물론이런즐거움을누리는것만으로는결코한편의글을완성할수없다.하지만이런시간을조금도즐기지못한다면계속쓰는일이온통고되기만하지않겠냐고반문하게된다.그렇지않은가요?
-130쪽‘개화관찰기와봄꽃시향기’에서
코끝에는솔향기가스치고여전히계곡물소리가들려오는정자그늘에자리를잡은나는습관처럼허리를곧추세우고서눈을감은채몇분의시간을흘려보냈다.물과돌이쉼없이부딪쳐서내는상쾌한울림에귀를기울이다살며시감았던눈을뜨자,계곡건너편에서한낮의볕을퉁겨내는미루나무잎의푸른일렁임에눈이부셨다.자연속에서잠시동안눈을감았다뜨면실로총천연색이라는말을체감하게된다.설령마음이흐린날에도이런순간에시야에쏟아지는찬란한빛에서는인색함을느낀적이없다.
-155-156쪽‘’난이도하’의서울산행’에서
새로알게된것한가지는봄과여름에도성사람들이즐긴긴산책의근사한이름이‘순성놀이’라는것이었다.
걷기좋은시기에옛사람들은하루동안40리가넘는성벽길,현재의단위로는18.6킬로미터를걸으며복을기원하고풍류를즐겼다고했다.하루만에?역시조상님들은뭔가시작했다하면끝장을보셨구나싶어키득대며나는포근한오후의볕을따라청계천방향으로향했다.점심메뉴선정에실패했으니저녁에는공을들여볼까싶어종로로넘어갔고,식사후에는소화를시킬겸좀더걸었다.그렇게긴산책을마치고집에돌아와휴대폰의건강앱을켜보았을때는정말인가싶어웃음이났다.대모험이라는농담에서시작하여그날내가걸은거리의총합은무려16.1킬로미터였던것이다.먼과거의누군가가순성놀이가별게아니고성따라걷다보면어느새그렇게된다니까,하며한쪽눈을찡긋거릴것만같았다.
-226-227쪽,‘대모험혹은순성놀이’에서
삶의무대를고향의작은섬에서서울로,다시머나먼이국으로옮기며작품활동을이어갔던김환기의그림에는어느시기에나작은섬이라는최초의무대를감싸고있던바다의푸른빛이깃들어있다.한편으로는현실을옥죄는한계와다름없는빛.동시에그너머의가능성을애타게꿈꾸도록부추기는빛.너른바다에도먼하늘에도서린그푸른빛을마주할때면종종나는지금어떤무대에누구와함께서있는가하는질문을떠올리게된다.일종의직업병이발동되면주변에은근슬쩍물어보고도싶어진다.이토록넓은서울에서,지금당신은주로누구를벗삼아어떤무대를디디며살고있느냐고.
-271쪽,‘흥이맞는벗과함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