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지 않은 토마토 (박예손 소설집)

식지 않은 토마토 (박예손 소설집)

$13.50
Description
다채로운 상상력과 자유로운 발상이 돋보이는
박예손 작가의 첫 단편집, 『식지 않은 토마토』
책에는 총 여덟 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다만 강한 바람이 불었다」에서 저자는 완벽한 가정을 꿈꿨으나 남편의 불륜으로 가정이 파괴된 후, 마침내 자신마저 파괴되는 순간 피 흘리는 예수님의 형상을 보며 고백하는 희숙을 그려낸다. 「식지 않은 토마토」 속 인아는 회사의 비리를 알아챈 후 옛 회사 동료와 함께 유튜브 방송을 시작한다. 방송에서 만나게 되는 놀랍고도 믿기 힘든 사연을 따라간 끝에는, 일그러진 사랑이 있었다. 「바람이 사는 숲」은 믿었던 사랑에게 배신당했다고 생각하고 방황하는 수연의 행적을 따라 이야기가 진행된다. 저자의 한계 없는 상상력은 동화적 발상과 맞닿아 외계의 슈퍼 지구에서 찾아온 외계인의 지구 탐방기를 그려내기도 한다. 저자의 기독교적 신앙이 작품 속에 녹아들어 인물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지켜보는 매력도 쏠쏠하다.
저자

박예손

학창시절문학에심취하여작가를꿈꿨다.세월이한참흐른후에도매일같이책을보며시와함께살다문예창작과에들어갔다.시로데뷔후(2017).창조문예를통해소설로등단(2021).시도때도없이꿈을꾸면서도늘소설을구상하고집필하는걸보면틀림없는소설가가맞다.언제나마흔하나나이로살고있으며현재한국문인협회회원,한국기독교문인협회회원으로활동하고있다.

목차

저자의말

다만강한바람이불었다
식지않은토마토
바람이사는숲
나무가된남자
꿈꾸는빛을살다
시간의역습
당신안에네가있다
별을떠난여행

출판사 서평

[책속으로]이어서

서울에올라와모처럼서울중심지에있는한백화점에갔다.그동안희미하게떠돌던나의정체성의그림자가점점뚜렷하게다가옴을느낀다.
어느날본의아니게사람의마음을읽고보기시작한이후로눈에보이는게전부가아님을더욱알게되었다.그건다시생각해보아도내일생에다시오지않을기회였고,나아닌타인의소중함과존귀함을절실히알게되는계기가되었다.남성의류매장이있는3층을돌다에스컬레이터를타고아래층을가던중,예전에직접운영해보고싶었던전통찻집을떠올렸다.언젠가서울외곽지역에있던고풍스러운한옥찻집을가본이후소담한분위기와차분함에매료돼한번해보고싶은욕심이생겼었다.그때같이들렸던사람이내여자친구이자한때연인이었던희수다.도트원피스를즐겨입던그녀가불현듯보고싶다.
3년전부터알고지내온희수는학사출신이었고여의도의한직장에다니고있던터였다.하지만막상자신이하는일과영업부서팀원으로서하루하루가힘에부쳐진로를고민해왔다.결국내가일하는학원을오게된그날은당직이었고저녁9시가넘은시각에그녀가왔었다.그날그녀가입었던청색계통의하늘색도트원피스가지금도떠오른다.가을날,코스모스처럼야리야리해보이던모습과달리당차게말을이어갔다.자신의환경과업무,거기다가성격상맞지않는부서라며입시에대한상담을의뢰했다.우리는첫만남이지만왠지대화가잘통해서로호감을가졌고그녀가자신의일에왜만족하지못하고힘에겨워하는지우리는하나하나대화를통해원인을찾아나가기로했다.매일밤늦게까지남아일하는자체가스트레스로이만저만한게아니어서자신이이직을생각했던계기가된것같다고그녀먼저아무렇지않은듯이고백했다.그후그녀만의특단의조치로보름정도제주도여행을간다고했다.
다녀온후에더는이직에대한고민을하지않았다.우린일주일에한번은안부전화겸서로의상황이어떤지서로대화를주고받는사이가되었고,달콤한만남을계속이어갔다.그녀는그누구보다밝고명랑했으며영업부서와잘맞는성격임을스스로알아내고놀라워했다.
우리는서서히정이들었고흔히말하는여자친구가되었지만,2년여를사귄어느날하루는,무심한표정으로툭던지듯내게말한다.자기는한달후에결혼하기로했다며느닷없이내게선포했다.내가아닌그누구와결혼을한단말인가.난,도저히상상이안되고납득이안됐다.그간의적지않게쌓아온시간은뭐였는지자괴감만들뿐인데도막상당사자는알쏭달쏭한궤변만내게늘어놓고떠나버렸다.하루사이에이별통보를받은나는그녀를나무랄새도없이세월만보냈고아픔만고스란히기억에남아있었다.
날사랑하지만사랑과결혼은별개의것이라는논리아닌논리를늘어놓더니,마지막키스를끝으로내게서날아가버렸다.유난히눈웃음을잘짓던그녀가보고싶었다.
그때여성복을우연히둘러보던나의눈을의심케했던건대각선맞은편에위치한여성복매장에서여직원의설명을듣는희수가있어서다.멀리서도알수있는그녀특유의몸짓이있다.

187-189쪽,당신안에네가있다

케스는밖으로조심조심나와주변을살폈다.현재섭씨9도습도75%세계여러나라중에랜덤으로내린한국이다.이곳지구인들의생태와환경,취약점,향후10년동안의발전성향을취합하러왔다.당장지구의한국,그중에현재정착한곳의특징을살핀다.
한국의수도서울을중심으로외곽지역에있는경기도의한적한마을.근처에마을버스양현정류장이보였다.10분후출발예정이며서울시외버스터미널이종점이었다.
지구인들은우리와다르게두발로걸어야하고짐짝같이생긴바퀴달린버스나아주기다란동굴모양의지하철,승용차를이용하여이동한다.코드암호나위치이동센서버튼을이용해순간이동하는우리와영다르다.한마디로힘들게산다.

204쪽,별을떠난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