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의 궤적

유성의 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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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나는 아직도 너를 찾아 헤매고 있어.

존재하지 않는 시간이 현실에 궤적을 긋는 순간,
꿈과 현실의 경계가 사라진다
『이세기담』의 도여름 작가가 선보이는 새로운 소설. 너를 찾기 위해 유성이 헤매는 길목이 과거와 현재, 의식과 무의식을 넘나들며 기묘한 궤적을 그린다. 다정한 연인과 분주함 없는 나날. 도서관의 사서로 일하며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유성의 꿈에 일 년 전부터 매일 밤 동창이었던 세인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가까웠던 적도, 그리워했던 적도 없는 너. 그러나 꿈이 반복될수록 유성은 상대를 찾고 싶다는 열망에 절박하게 사로잡히고, 그 아이와 함께한 학창 시절의 기억 또한 교차되어 되살아난다. 그러던 중, 꿈속의 세인이 마치 꿈아닌 현실처럼 유성에게 말을 걸어온다. 부디 나를 찾지 말라고.
저자

도여름

1996년광주에서태어나서울에서자랐다.글자를깨치던무렵부터글이좋아서글을써왔다.이십년이넘는시간동안많은이야기가모였다.소설집『이세기담』으로작품활동을시작했다.

목차

작가의말

000-020

세인,끝나지않은이야기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오늘도그동창그리워하는중?

정으로부터도착한사내메시지가초록불을깜빡였다.정은새로운재밋거리를찾았다는듯나의꿈이야기와현실의진척여부를매번물어봤다.아니면그냥무당을한번만나보고싶은걸지도모른다.빠르게답장을보내고다시책으로고개를돌렸다.

그립지않아.그냥찾고싶은것뿐이야.
---p.46

몇페이지라도읽어봤어야했는데.그럼조금더알수있을텐데.무엇을?어느부분을더읽고싶었는데?소개?아니면좋아하는이유?모르겠어.거짓말쟁이,난다알지.몰라,몰라도돼,그딴것.사용자들이신청한희망도서중절판된책을제외하고목록을작성했다.노을이도서관을붉게물들였다.파란공기는사라졌다.아까처럼책장사이를걸어갔다.끝나지않는길은끝났고김세인은그어느곳에도없었다
---p.102-103

태이와의관계를어떻게해야겠다는생각은당장떠오르지않았다.태이는좋은남자친구였고,요즘과하게행동한것빼고는완벽했다.주변에서도입을모아태이같은남자는평생을가도다시만나지못할것이라했다.완벽한남자라,그거면되는걸까.확실히태이와살면서불편함이나불쾌함을느낀적은단한번도없다.장점밖에없는사람이었고,나를‘건성건성인간’으로생각한다는것을제외하면여전히열렬히―태이가아침에애원할때사용한표현이다―사랑하고있었다.하지만그걸로정말괜찮은걸까.
---p.126

김세인을찾기위해떠났던여행은원래의취지를잃고다른목적을찾았다.우리는손을맞잡고밍밍한간장찌개를떠먹으러,독립영화를틀어주는낡은영화관을찾으려,학창시절때하굣길로선택했던수선화가피는공원으로여기저기쏘다녔다.본가에가서식사를하기도했다.친한동생으로자신을소개한서영은특유의너스레로부모님의마음을사로잡았다.저언니한테시집가려구요,하는말에도부모님은환영이라며웃었다.잠은자지않았다.세인에게널찾지않겠다고순순히말하기엔찾고싶은마음이너무나도거대했다.
---p.152~153

정말이렇게간다고?왜나를불러낸건데?왜단둘이밥을먹고영화를보자고한건데?할말은그게다야?혼자남겨진나는주먹을쥐고울음을참으며그자리에서있다가집으로발걸음을돌렸다.내가아이에게특별하지않다는사실이비참했다.누군가에게그렇게특별하게여겨지고싶었던적은없었다.그렇게간절히바란적도없었다.이년이넘는시간동안나는마른우물에삽질만하고있었던것이다.우리의첫약속과만남은그렇게끝났다.그걸로끝이었다.아이의얼굴을본것도그것이마지막이었다.
---p.1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