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서
이끌고구할중생도없고이렇다저렇다할만한물건도없으며,무수무량한모든세상이고요하다면지을것도지을일도없는것을….
그래도마주대하여드러난잘못이나허물로서의언어나문자,모양이나상태는없어지지않는다네.
고요한일과혼잡스럽게시끄러운일,이두가지에막힘이나걸림없이또차별없이동등하며항상머물고변함이없는마음으로세상사를살펴보면,세간의일들을참으로밝게알게되어서헛되고망령된어리석음에서멀리벗어난다네.이러한이들은가히깨달음의법으로태어나는것이니,온갖공과덕을모두다바라는바없는마음으로되돌려서중생에게로향한다네.
---「131쪽,12장되돌려향한다는일이란」중에서
풍혈이영주의관사에들어가자리에올라법을이르니‘조사가마음으로얻는바최상의깨우침은무쇠소의작용과같은까닭으로가면최상의깨우침이살아나고머물면즉시최상의깨우침이깨진다네.그렇다면가지도않고머물지도않을때는최상의깨우침인가아니면최상의깨우침이아닌가.’라고하였다.이때노파장로가나서서말하기를‘저에게무쇠소의작용이있으니,청하건대사승께서는마음으로얻은바에저를태우지마소서.’라고하였다.풍혈이‘큰고래를낚아서바다를맑게하는일에는익숙하지만,아이고!개구리한마리가진흙탕속에서나부대는구나.’라고말하니,노파장로가우두커니서서생각에잠겨있었다.
---「262쪽,제38칙풍혈철우」중에서
승이동봉암주가사는곳에이르러‘이곳에서갑자기호랑이를만나면어떻게하시렵니까?’라고물으니,암주가그즉시호랑이소리를내었다.승이갑자기두려워하는모습을보이니,암주가껄껄껄웃어젖혔다.그러자승이말하기를‘이늙은도둑놈!’이라고하니,암주가이르기를‘그런다고노승을어찌할것인고.’라고하니,승이그만두었다.설두가말하기를‘옳기는옳지만두사람이다악한도둑이었으나단지귀를막고방울만훔칠줄알았을뿐이다.’라고하였다.
---「390쪽,제85칙동봉호성」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