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킹버드 - 월터 테비스 시리즈

모킹버드 - 월터 테비스 시리즈

$17.00
Description
대도시의 빌딩숲이 무너져 내리고, 아이들은 타인과 거리 두는 법을 배우며,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마약이 배급되는 미래의 지구. 이곳을 통제하는 이는 단 한 대뿐인 ‘메이크 나인’ 로봇 스포포스이다. 그는 고도로 발달한 로봇 과학의 결정체로, 영원히 살면서 인간을 섬기기 위해 설계되고 훈련받았다. 스포포스는 허물어지는 도시를 고치고 돌보며, 백 년이 넘도록 인간에게 봉사하고 있다.

어느 날, 폴이라는 인간 남자가 스포포스를 찾아와 말한다. “저는 글자를 읽을 수 있습니다. 스스로 ‘읽기’를 배웠습니다.” 글을 읽는다고? 스포포스의 금속 뇌가 동요하기 시작한다. 지구에는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읽을 줄 아는’ 인간이 없었다. 폴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아무렇게나 끄적거린 낙서에 불과한 글자를 읽고 이해한다는 폴에게 스포포스는 그만이 할 수 있는 일을 맡긴다.

폴에게 주어진 일은 과거의 무성 영화를 보는 것이다. 그는 소리를 내지 못하는 영화 속 배우와 자막을 읽지 못하는 현대인 사이에서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인간이다. 영화를 통해 과거 인간들의 삶을 접하면서 폴은 그동안 자신이 누려 온 평범한 일상에 의문을 가지게 되고, 그렇게 커져 가는 의심 속에 한 여자가 뛰어들어 온다. 그녀의 이름은 메리 루. 그녀는 주어진 일만 충실히 수행하는 경비 로봇들의 허술함을 틈타 동물원 벤치에서 잠을 자고, 자동판매기를 채우고 남는 음식을 먹고 산다. 폴은 로봇의 통제를 거부하며 서슴없이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그녀에게 호기심을 느끼고, 두 사람은 점차 가까워진다. 그리고 스포포스는 오랫동안 이 세상을 유지시켜 온 규칙을 무너뜨리는 그들을 주시한다. 그가 오랫동안 꿈꿔 온 소원이 이루어지기를 기다리면서.

과거 인류가 이룩한 문명은 해석 불가능한 고대 유물이 된 시대, 감정을 삭제당한 인간과 인간성을 주입당한 로봇은 다가오는 종말 앞에 구원을 찾기 위해 발버둥 친다. 그들은 바라던 결말을 맞이할 수 있을까?

저자

월터테비스

저자:월터테비스(WalterTevis)
미국소설작가.켄터키대학재학중에당구장에서아르바이트를한경험을살려훗날그의소설《허슬러》와《컬러오브머니》에서정든당구장을다시소환하기도했다.두작품은영화로도각색되었는데,배우폴뉴먼이주연을맡았고여러가지영화상을휩쓸며인기를끌었다.체스천재의성장소설인《퀸스갬빗(Queen’sGambit)》은2020년넷플릭스오리지널드라마로각색되어큰화제가되었으며《지구에떨어진남자(Themanwhofelltoearth)》와『앵무새(Mockingbird)》는공상과학소설의걸작으로불린다.월터테비스는1984년에세상을떠났다.

역자:나현진
한양대학교에서독문학과경제학을공부했다.독일어와영어서적을번역하며,작가와독자를이어주는징검다리역할에즐거움을느낀다.옮긴책으로는《퀸스갬빗》,《지구에떨어진남자》,《허슬러》,《컬러오브머니》,《모킹버드》,《디앱》,《네이비씰균형의기술》등이있다.

목차


스포포스
벤틀리
스포포스
벤틀리
메리루
벤틀리
스포포스
벤틀리
메리루
벤틀리
메리루
벤틀리
스포포스

출판사 서평

“세상은이렇게끝나는구나.
쾅소리가아닌훌쩍임과함께.”

T.S.엘리엇의시처럼,인류는아주조용히시들어가고있다.

뉴욕전체를관리하고통제하는초고기능로봇스포포스는매년봄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옥상에오른다.그가그곳에오르는이유는단한가지,죽음이다.그러나로봇인그에게죽음이라는권리는주어지지않았다.그가알았던로봇들,인간들이하나둘지구를떠나가는것을지켜보면서도그는자신의삶을멈출수없다.연례행사처럼자살시도를끝내고나면그는다시늘있던자리로돌아가자신의능력에비하면너무나하찮은일들을하며하루하루를보낸다.스포포스의주변에는모두그보다‘멍청한’인간과로봇뿐이다.

그런데그의앞에글을읽을줄아는사람이나타난다.폴이라는이남자는자신이우연히발견한고대의교육용자료로글읽기를배웠으며,대학에서읽기를가르치고싶다고말한다.스포포스는폴이자신의금속뇌에아주오랫동안박혀있던그수수께끼를풀어주리라기대한다.바로오래전로봇개발에활용되었던실제인간뇌의기억,스포포스에게는마치잊어버린전생같은진짜인간의기억을찾는일이다.

그러나지구상에서가장우수한지성체스포포스도예상하지못한일이일어난다.글을읽으며변해가는폴과,어디로튈지모르는존재메리루다.두인간의접촉은스포포스의예측을빗겨나가는결과를낳는다.
스포포스는결정을내린다.이제그의목적이이루어지기까지얼마남지않았다.

40년전에그린400년후미래

작가월터테비스는그의다른작품「지구에떨어진사나이」에서그랬듯,이작품에서도SF의문법으로현대사회의이면을탁월하게묘사했다.「모킹버드」에서는우리시대에드러나기시작한인구,식량,자원등의문제가400년후어떤모습으로나타나는지보여준다.디스토피아세계관에월터테비스의상상력이더해진미래지구에서인간은물질적,정서적으로어떻게변화하는지세세하고흥미롭게그려진다.그리고인물들은각자의에너지로자신의이야기를이끌어나간다.

작품속에서400년후미래의인물들은과거인류가쌓아온역사나문명과단절되어있다.그들은‘고대인’들이어떻게살아갔는지이해하지못한채새로운체제와환경에서성립된독특한삶의방식으로살아간다.그럼에도독자들은작품속인물들에충분히공감하고이입할수있다.이작품이인류공통의난제인‘삶과죽음’을다루고있기도하지만,익숙한신화나작품에서빌려온비유와상징들이곳곳에녹아있어인물들과자연스럽게공감대를형성하는데한몫하기때문이다.미래세계를묘사하기위해과거의대중문화요소를활용하는방식역시독자를한층더몰입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