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울 수 없는 밤 (윤찬모 장편소설)

어두울 수 없는 밤 (윤찬모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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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어둠 속에서 과거의 진실을 캐내려는 치열한 탐구
우리 모두에게 앞날은 훤히 내다볼 수 없는 미지의 세상이므로 밤과 다름없는 어둠이다. 윤찬모 작가의 장편소설 『어두울 수 없는 밤』은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어느 곳으로든 발걸음을 내딛기 위한 선택을 강요당한다. 선택은 자유로우나 결과는 거부할 수 없는 시대의 현실을 각자의 방식대로 받아들이면서 다른 길로 흩어지고 같은 길로 뭉쳐나간다.
저자

윤찬모

경기양평출생.
2009년월간《문학저널》에단편「잠을먹는꿈이」로소설을쓰기시작하여,단편집『잠을먹는꿈이』외다수의단편과중편『미끼』,장편『여울넘이』,『구름속에잠수함』,『조선의발바닥』(2016세종도서문학나눔선정),『별종소리』(제39회일붕문학상수상),『어두울수없는밤』등을발표하고,양평군양강(楊江)의향토사록인『양강유록』을편술함.

한국문인협회,한국소설가협회회원

목차

작가의말

1부

야소귀신
사형집행선고문
망글네국밥집
붉은독립
적색농민

2부

올챙이탕
갈문산구름봉
어두울수없는밤
마른뼈들의숨소리

3부

달나라바씨
돼지수용소
애연카페
늙어가는기억들
해골공원

출판사 서평

우리모두에게앞날은훤히내다볼수없는미지의세상이므로밤과다름없는어둠이다.윤찬모작가의장편소설『어두울수없는밤』은앞이보이지않는어둠속에서어느곳으로든발걸음을내딛기위한선택을강요당한다.선택은자유로우나결과는거부할수없는시대의현실을각자의방식대로받아들이면서다른길로흩어지고같은길로뭉쳐나간다.

암울한일제강점기에우리가선택해야하는바른길이어떠한길이었는지,전쟁을겪으면서떼죽음을당하고살아남은자들이또다시앙갚음하는비극의싹은어디서부터비롯되었는지,이제부터또어디를향해발길을내딛어야할지,작가는독자를의문의굴속으로깊숙이끌어들인다.

누구에게나과거를인식하는방식은어마어마했던사건의휘몰이속에서어떻게살아남았느냐에따라각자다르다.지금에와서한쪽의눈으로다른한쪽을탓할수만은없는노릇이다.여러사건의단면을함께보고듣고겪었으면서도그때를바라보았던때와각도에따라평생고착된과거를안고살아간다.옳은길은분명하나일텐데왈가왈부로갈팡질팡,자신앞에길이꽃길이면옳은선택이고수렁이면헛짚은발걸음이었을터이다

밤눈이어두웠던사람들은암흑같은세계에서벗어나려고무조건앞을향해걸었으나그길이결국어디에도달하게되는지알지못했다.걸어온길이잘못되었다고앞장섰던사람들만탓할일도아니다.그당시로부터머나먼미래였던현재에도앞을향해더듬거리기는마찬가지다.

이소설은각자어두운밤의터널을빠져나오는과정을생생하게보여준다.지주든소작농이든목이평의너른들판을터전으로살아가는사람들과세상을자기네들방식으로바꿔보겠다고혈기부리는혁명적젊은이들,또는그맞은편에서또다른미래를지향하는사람들과의대립속에뒤집고뒤집히며살아가는모습은요즈음세상과별반다르지않다.

이책을읽으면서또렷이기억해야할일은자기네방식의질서를세우면서자행되었던적대적살육전이다.전쟁은정치의최후수단이라고하지만,각자의방식대로살아갈세상을만들기위하여다른쪽의사람들은모두없애버려야한다는잔인한심보로일으키는위험한장난질이전쟁이다.죽임이허용되는게임에서선수가아닌응원관중들이몰살당하다시피했다.응원단은자기편이아니었으므로적과동일시했다.이겼다는무리중에서도또다시상대편은생겨나기마련일텐데도말이다.

요즈음세상도만만찮아이소설에나오는사건들을먼옛날지나간이야기로만생각할일은아니다.후세는선대가살아온삶과죽음과회생에대하여의문을품고언젠가는또다시파고들게마련이다.당장은어둡고혼란스럽더라도이제부터는제대로살아나는길을찾기위하여성숙한과거인식이더욱필요해진다.
이야기는일제때겪었던상황과해방이후전란에이르는과정,전후세대가과거를기억하는모습을모아3부로구성되었다.어느곳을먼저읽든지세부분을따로읽어도시대적구분이명확하여이야기의매듭은지어질것이다.

황토주일가를중심으로한목이평들판의한씨와감쇠와백도수의이야기,한덕리장로를중심으로벌이는관아것들에대한통쾌한보복과핍박,농민들의파라다이스를만들어보겠다고나선송대와정출의상반된생각들.그주변에서많은젊은이가함께했지만그후로는오리무중이다.또한망글네의뒤를이은백마순과갈막생이터잡고살아가는장터거리풍경,조진창과김범수의악연,석문자가이뤄가는가정의모습을보면작품속사건들은실제와허구의세계를거침없이넘나들며독자를미혹에빠트린다.후세는새롭게세운나라에서선명한흉터자국을추적하면서당시의깊었던상처의아픔을떠올린다.

작가는독자의상상을그르칠까봐끝내목이평이라는곳이어디인지밝히지않지만읽고나면윤곽은드러난다.쉬지않고전개되는사건의연속은독자를가르치려하지않고보여주기만함으로써소설적재미를더한다.의문으로남겨둔부분과비어있는곳들은작가가의도적으로독자의상상에맡긴듯하다.올여름에더위를식히며읽어볼만한작품이다.

쉿!목이평에어두울수없는밤이있었다.
누군가는이어마어마한밤을지켜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