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낭소리 (이상규 시집)

워낭소리 (이상규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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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제, 빈 들길을, 비어 있어 억새꽃 더욱 우수수 일어서는 들길을 구름을 밟듯 걸어 볼란다. 먼 기억의 저편에 사름사름 사려 두었던 처음 그 자리에 다시 와 해 질 녘 드문드문 귀가를 서두르는 농부들 발소리 산그리메로 오는 길, 쫓기듯이 발등 적시며 질러 왔던 길, 그래서 늘 에돌기만 하던 그 길도 다시 걸어 볼란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마른 풀들이 서걱이는 이야기도 들어 볼란다. 마디풀, 지칭개, 꽃마리, 미처 제 배내 이름도 불러 주기 전에 발길에 밟혀 잊혀진 잡초들이 저들끼리 하는 이야기며, 방아깨비 한 마리 질경이 한 포기도 그냥 왔다 그냥 가는 것이 아니라며 제 그늘에 차곡차곡 쌓아 두었던 사연들도 들어 볼란다.
연잎에 소낙비 쏟아지듯 서둘러 왔던 그 길, 모가지가 꺾여 제 속에 이는 바람에도 만가를 풀어내는 수숫대 발아래 숨어 사위어가는 목숨에 입 맞추는 풀벌레, 그리고 시린 이파리 그 이름 앞에 연초록, 갈맷빛, 샛노랑 이런 예쁜 낱말 하나씩 붙여도 보고.
여울물이 제 살갗 부비는 강 머리에서 아슴한 내음이 켜켜이 전설로 쌓인 할매의 웅숭깊은 눈 속에 흐르다가 고이고 고였다가 흐르는 강물의 내력도 처음 그 자리에 다시 와 들어 볼란다.

(졸시 「처음 그 자리에 다시 와서」 전문)
저자

이상규

1991‘文學世界’와‘詩文學’으로등단
함안문인협회,경남시인협회.경남문인협회
한국시문학문인회,가락문학회회원
함안문화예술회관명예관장,함안문인협회회장
함안예총회장,경남예총수석부회장역임
제1회공무원문예대전은상,경남문학우수작품집상
제1회가락문학상,제21회한국예총예술문화상
제4회함안예술인상,제20회경남예술인상수상

〈시집〉
『응달동네』『여울물이제살갗부비는강머리에서』
『사랑가꾸기』『새첩다』『워낭소리』
〈편저〉
『밭갈고씨뿌리고-함안현대문화예술오십년사』

목차

4여는시

제1부 감옥이따로없다

14보릿고개
15전화기
16감옥이따로없다
17붕어빵
18어떤성묘
19코로나동이
20살려주세요
21상식1
22슬픈품삯
23사람되라고
24개새끼
25무제1
26휘핑보이
27EXIT
28덧게비에게

제2부 볕좋고바람부는날

32볕좋고바람부는날
33밤꽃사태
34실마리
35향촌
36비빔밥
37쉬엄쉬엄
38욕지고구마
39콩나물해장국
40달관
41쓰기좋게
42도항리암각화
43아라홍련
44곶감사랑
45처녀뱃사공3,4절
46황소는없다

제3부 찌그러진데펴드립니다

48뼈를깎다
49시래기
50선암사해우소
51짝짝이신발전
52찌그러진데펴드립니다
53상큼짭짜름한
54오만둥이산조
55허물없는세상
56목발유감
57은전
58험한꼴
59치과의원에서
60조연현문학기념백일장
61우리나라정치인은천생시인이다
62구부러진못

제4부 속눈썹이닮았다

64다시새아침
66보감수할배
68무청
69속눈썹이닮았다
70제몫찾기
71집이외롭다
72끝나지않은해원
74선비전주이씨유음
77일곱째
78무게의중심
79맨드라미
80빈자리
81세월에대한미필적고의
82김천을지나며
83제자리

제5부 워낭소리

86낭만이사라진시대
87아무리그렇더라도
88덩덕개
89후보자
90미망인별곡
92작심삼일
93‘우리’라는말
94새첩다
95내외
96띠포리
97위탁아일기
98워낭소리
99여름밤
100합강정에와서
101산인역에서

103엮고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