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중리
저자:윤중리 본명:윤장근(세례명:가브리엘) 경남합천태생 경북대학교사범대학국어교육과졸업 덕원고등학교교사 대구가톨릭대학교부설영남교회사연구소연구위원 흥사단대구경북지부장 한국문인협회,한국소설가협회,한국작가협회회원 대구문인협회소설분과장 대구가톨릭문인회,대구소설가협회회장 탄리문학상,대구문학상,대구예술상수상 녹조근정훈장수훈 소설집『페스탈로찌선생』『유폐와보석』『내일은너』『칼과장미』『오렌지빛가스등』 장편소설『바람의둥지』 산문집『선생님의편지』『살며,천천히』『조금더높은곳에서』 연작소설『그림자춤』
책머리에4슬픔과아픔,그리고몸부림그림자춤8저녁노을속으로날아간종이비행기26그림자춤·2강은거기있었다44그림자춤·3한번도못가본나라63그림자춤·4무채색낙화81그림자춤·5빈배99그림자춤·6작은흙더미119그림자춤·7금수회의록139그림자춤·8세상에서가장위험한다리158그림자춤·9산,나무,새176그림자춤·10창과방패196그림자춤·11착각과망각사이214그림자춤·12해설233영혼의치유를위해환생한우리시대구보의세태담론_윤정헌(문학평론가·경일대교수)
책속에서나는머릿속이온통물걱정으로가득찬채아파트현관을나와서내려가는엘리베이터를탔다.저녁에있는고등학교동기회에가기위해서다.그런데설상가상으로여기서또물걱정을하나더보태게됐다.이틀후에아파트단지전체에물청소를실시한다는알림판이붙어있는게아닌가?물은얼마나들까?매일청소를하는아주머니들의수고로복도며계단이모두깨끗한데왜또물청소를해야하는가?그것도정원의나무들이시들어비틀어지고있는이런극심한가뭄속에서.아파트3단지까지합하면천오백세대가넘는데,엄청난물이소비될것이다.차라리그물을정원에뿌려서죽어가는나무나살리는것이낫지않을까?경석이의유택,베개만한오석한덩이가전부인그의무덤은마른풀속에서처량하다.지난가을에이렇게여기서내려다보았던마을풍경은,지금은회색빛으로엎디어있다.무채색,명도만있고채도는없는회색은색깔이면서색깔이아니다.그것은죽음의색깔이요침묵의색깔이다.실체는따로있는데,자기의춤사위가무슨의미인지도모르면서흐느적거리는그림자춤.지금우리가낙동강에서유람선타고싶다는건단순한놀이감정만은아니지싶어.슬픔과아픔으로점철된이나라역사에대한애틋함이지.그런데김선생님.오늘저녁에나는그말이단순한허사만은아닐지도모른다는생각이들었어요.새로운다리를놓는다는생각.그러면서도또어쩌면그다리가‘세상에서가장위험한다리’가될지도모른다는불안감과함께.“온갖수난을참고견디며지켜온이나라아닌가?희망을가지고찾으면해결의싹은있을거야.틀림없이.”우리가이렇게노닥거리고있는데,우리얘기를알아듣기라도한듯이우리곁의수풀속에서산새한마리가포르르공중으로날아오른다.우리의시선이그새를향한다.그위로펼쳐진하늘이파랗다.---본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