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 등을 탄 뻐꾸기시계

거북이 등을 탄 뻐꾸기시계

$20.00
저자

남기수

저자:남기수
1943년생(서울거주)
서울시민대학시민학석사
수필가
한국문인협회회원
기아자동차30년근무임원으로퇴임후
교통·관광·여행업계지신문사취재고문으로활동하며
세계60여관광지취재
사단법인국제관광인포럼(TITF)부회장
저서
산문집『다시도는풍차』(2003년)
장문기행에세이『그곳에서자연과예술을보다』(2012년)
기행문『인문학으로접근해보는유럽도시프라하』(2021년)
수필집『신사동집오디세이아』(2022년독자출판)
수필집『거북이등을탄뻐꾸기시계』(2024년청어)
그외신문및문예지에실린작품다수

목차

금혼여행프롤로그4

제1부금혼여행서유럽을가다

1일차
생소한문화를찾아서12
카타르행밤비행기14

2일차
파리의지붕은우수에젖었다16
철의여인에펠탑20
소띠에를기억하세요24
비극의왕비마리앙투아네트27

3일차
파리보물찾는날31
샹젤리제거리에태극기가36
소풍간기분으로유럽도시락여행39
아버지란위상을먹고사는아버지41

4일차
상상속의융프라우를보며47
별일곱개의노인50
스위스뮈렌에서이탈리아밀라노로53
베르디와푸치니그리고스칼라극장57
3,519개의조각상이있는두오모성당62

5일차
로마신화속으로64
바티칸은또하나의나라66
콜로세움의교훈70
트레비분수에서헵번을찾다74
스페인광장을오르며77

6일차
유럽문화의꽃피렌체79
검은닭의비밀은와인병에있었다82
단테의도시,르네상스의도시85
신이인간을심판하다90
단테가이루지못한사랑92
구원의서사시신곡96

7일차
물의도시베네치아100
베네치아중심,산마르코광장104
샤일록은악마였을까?108
괴테·루소·스탕달·카사노바가즐겨찾던플로리안카페114
여행이란다시돌아오는것116

금혼여행에필로그118

제2부하늘바람

한강북춤122
작은방하나를갖고싶다127
일출봉물안개는봄의전령인가132
올레,얻은것과잃은것141
우레비143
나는이따금K영감을생각한다147
붓꽃154
하늘바람159
20년애마를보내며171
아버지란이름의전차177
동백시인그리고라트라비아타182
자전거타기190
가을빛을마중하며195
카톡이된까치199
우리안의서구우월주의204

제3부푸른전쟁

언감생심210
혼살(혼자살기)연습214
도시카멜레온217
무의221
할아버지이야기226
술,별밤그리고할머니234
기적은땅에서걷는것239
코로나잃은것과찾은것244
치매보다무서운병250
소년등과의모순254
그리그는살아있다257
문학이란거울에비친우리들266
내이골목을걸으며하늘나라로가련다270
거북이등을탄뻐꾸기시계273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잠깐이나마햇살이내리고푸른초원과그늘이있고,밥과김치,고추장이있고,한국서가져온소주한잔이있다.이국에서의소풍치고는그이상무엇을바라겠는가.파리여행의피곤함이한꺼번에달아났다.초등학교때소풍같은유럽여행,이것도낭만있는여행의한토막이아닌가.
‘오래된미래’라는말이있다.얼핏생각하면시공(時空)이맞지않는문장이다.그러나조금만깊이생각하면시공의한계가아닌연속적인의미도있다.지나갔지만다가올시간,얼빠진투쟁속에서이세상누구만큼그를사랑했고,누구만큼빛나는존재였다는것을기억한다.
죽음이라는명제를향한외길을걷는이쯤에서면어떻게떠날지도대충안다.그러기에낯설지않은미래,이세상에존재하는모든것에나이가들었다는것은‘오래된미래’다.

그네틀위에서남색통치마를입은아낙들이검은머리에자줏빛댕기를날리는모습은마치속박을벗어나자유로운하늘로날아오르는한마리학이었다.옥죄인삶으로부터의탈출이자자유였다.그넷줄이바람을가르며앞뒤로흔들릴때마다환호성이터져나왔다.설영도그네를타고싶었다.5월의하늘바람이되어훠이훠이푸른하늘을날고싶었다.백두대간에갇힌채,예절이라는굴레에숨죽인그녀는가끔경포호수위를날고있는갈매기가되고싶었다.

사계는다그들만의존재가치가있지않은가.봄의화려함,여름의정열,그리고겨울의냉철함이그것이다.가을은어느한편으로치우치지않고,온힘을기울인열과냉이결합한결과물을낳는다.

거실흰벽에박제된거북이한마리와낡은뻐꾸기시계하나가걸려있다.거북이는결혼할때아내의지참물로53년을,시계는친지가선물한것으로30년을함께한다.지난오랜시간뻐꾸기소리에출근하고,머리를들고기어오르는거북이를보며마음다잡기도했다.어쩌다뻐꾸기소리를듣지못하면소중한무언가를잃어버린것처럼허전했고,거북이를보지못할때는참고천천히할것을마음속으로되새기기도했다.그러는동안나와그들사이에정이깊어갔다.거북이로부터인내의삶을,시계로부터시간의흔적을느끼고배웠다.
계절이바뀌면서그들도늙어갔다.윤기나던거북이등은거칠게갈라지고,시계도고장이나뻐꾹소리가나지않았다.좌우로흔들던추가멈췄을때는서투른솜씨로고치기도했다.사람이나이들어가며다치고병이들어병원에다니는것처럼그들도여태껏살아온내인생을닮았다.어쩌면오랜세월감성의이야기를공유하는내분신같았다.이제뻐꾸기시계와박제거북이는나와함께하며미래를향한동거는끝나지않을것이다.더나은내일을꿈꾸는나의분신이되었기에말이다.

세월의무게를감당하는낡은뻐꾸기시계와
차근차근끊임없이노력하며오르는박제거북이.
이둘의이미지는한몸이되어나자신의인생과동일시되었다.
이책의제목『거북이등을탄뻐꾸기시계』는그렇게지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