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지 않아도 괜찮아 (박윤경 산문집 | 번아웃을 그림으로 이겨낸 변리사 이야기 | 반양장)

날지 않아도 괜찮아 (박윤경 산문집 | 번아웃을 그림으로 이겨낸 변리사 이야기 | 반양장)

$17.12
저자

박윤경

번아웃의늪에빠져허우적거리다그림을만나기적처럼회복되었다.치열한무한경쟁시대의안전한보금자리같은예술의힘을직접경험했던것이다.이제그예술을함께향유하자고권하는예술가이자예술향유자가되었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의류직물학을전공하고,2001년변리사시험에합격했다.2002년부터변리사일은물론기술사업화,장애인보조기기개발등다양한일을쉬지않고했다.대학과전공,직업과직장을재능과적성보다사회적인정을기준으로선택했다.그래서인지늘스스로비주류라고생각했다.

그림을그리고글을쓰며비주류콤플렉스에서벗어났다.지금까지살아온날을콤플렉스에서벗어난현재의안목으로다시보니모든날이소중했다.꾸준히그리고쓰며예술의힘을전하고함께향유하는꿈을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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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추천사
박신후(행복을파는브랜드오롤리데이대표) 10
임지영(즐거운예감대표,예술교육자,예술칼럼니스트) 12
편성준(작가) 14

들어가며:화가가되었다 16

Ⅰ.날개가부러졌다
고장난냉장고처럼 25
이상없다는데왜? 28
속사포래퍼가된걸까 33
운전도남의일 37
박말술안녕 43
사춘기와의대치 50
상대를가리지않는눈물보 58
다른사람이될수만있다면 64

Ⅱ.날개를고쳤다
반갑다변덕 71
그림찾아삼만리 74
빈둥빈둥가시방석|회복엔운동부터|충고말고공감
도망칠핑계|최선을다한헛짓들
마음의허들치우기 86
어지르기싫어서|시작이두려워서|완벽주의가걱정돼서
일단직진 104
일상으로길들이기|같이가면멀리갈수있다
내가있는곳이아틀리에
내스타일찾기 117
물없으면어때|반복하면시그니처
찍고,털고,흘리고,조몰락거리고
목적지정하기 132
전시라는마감|제품이라는완성품|이모티콘작가어때
고마워,함께하자 143
몰입을선물받았다|잊었던첫꿈을되찾아주었다
초심과고마움을되새기게했다

Ⅲ.날지않아도괜찮다
축복받으며태어나지못했어도괜찮다 163
지금시작해도괜찮다 171
아프다고얘기해도괜찮다 175
일의자리를바꿨더니괜찮아졌다 182
아무것도안하는시간도괜찮았다 188
아픔을그려도,꿈을그려도괜찮다 192
빨리,높이날아오르지않아도괜찮다 200
할머니가틀렸다,그렇지만괜찮다 206

Ⅳ.그림그리는변리사가이야기하는그림에대한권리
그림도저작물이에요? 214
저작권은신청해야생겨요? 216
그림체를모방하면저작권침해일까요? 218
그림의제목도보호받을수있어요? 222
그림을팔면저작권도넘어가나요? 225
컬렉팅한그림전시해도되나요? 229
다른사람이찍은사진을보고그림을그려도되나요? 232


마치며:날지않아도괜찮은낯선인생을응원한다 238

출판사 서평

*들어가며:화가가되었다



오늘도삼성동으로출근했다.서울한복판정원도아름다운하우스갤러리에서첫개인전을하고있다.상상도해본적없는일이었다.

갤러리흰벽면에는나의그림41점이가득걸려있다.통창을통해보이는정원의모습과어우러진그림속다양한새들이홀로또는함께이야기를속삭이고있다.

이번전시의제목‘날지않아도돼’처럼날개가있어도당당하게날지않고버티며,듣고싶은이야기,들려주고싶은이야기를관람객들에게속삭이고있다.어떤이는나를‘새화가’로,또다른어떤이는‘오리화가’로도부른다.산책길에서,여행지에서만난새들을사진에담아보내주며언젠가꼭그려달라고부탁하기도한다.

그렇다.나는화가가되었다.

2021년3월,갑자기무언가를그리기시작했다.번아웃에서벗어나려고발버둥치던온갖방법의끝에‘그림’이있었다.
책상위를어지르고싶지않아아이패드로그리기시작했고,잘그릴자신이없어손바닥만한수첩에작고간단한그림을그렸다.나중에는그림에글을붙여그림일기를썼다.다양한소재를그려보았지만결국엔새그림으로수렴했고,하루를돌아보며쓰던일기는듣고싶은이야기,들려주고싶은이야기로변신했다.
왜하필‘그림일기’였을까?
지금돌이켜보면,처음에는이그림을왜그렸는지,나도알수없어서스스로묻고답했던것같다.그러다가내가어떻게하루를견뎌냈는지,그리고나를버티게한내삶의이유를그림과글을통해모색하게된것이다.
그러니까,나는나자신을이해하기위해서,나와소통하는도구로서붓과펜을든것이다.그붓과펜이그려낸글과그림들은저마다의표현으로타인들과소통하기시작했다.나는그제야깨달았다.그것이보편적이지만특별한개개의삶에의미를환기하는창문이었다는것을.

*

오랜만의장거리출장길,차에올라오늘의노래를고르기시작했다.갑자기god의〈미운오리새끼〉가떠올랐다.왕복출장길을달리며〈미운오리새끼〉를들었다.백조가되어훨훨날고싶었는지도모르겠다.바람과다른현실에답답했는지도모를일이었다.나는백조가되지못해슬픈미운오리새끼였다.
그날밤부터백조를그렸다.두날개활짝편모습,날갯짓으로기지개켜며날아오를준비하는모습,물위에서고요하게숨을고르며에너지를축적하는모습을그렸다.백조를그리다새끼오리도그렸고,날개가있지만날지않는작은새를계속그렸다.
새를계속그려보니,다자란성조보다작고여리고사랑스러운새끼백조,새끼오리에게마음이기울었다.그리는동안즐겁고,더그리고싶고,도와주고싶고,사랑하고싶었다.
사람들사이에서미운내모습,어리숙한내모습을발견했지만,오히려그무구함과가능성을엿보았다.지금당장은능력과경험이부족하고지원과환경이부족해서내가바라던그모습이아닐수도있다.지금은진정한내모습을보일때가아닌것이다.
나는외부의요구나조건과관계없이내의지로도작고여리고사랑스러운것에마음이기우는사람이었다.나서기보다뒤에서지원하고,주류인사람들이살피지못한것들을챙겼다.칭찬과인정에목말라서가아니라공감하고마음과손을보태며살았는지도모르겠다.

미운오리새끼는밉지않다.오리가아닌데오리와비슷해야한다고비교하고몰아가니밉게보인다.독립된개체가되어홀로설힘이생겼다면어른과타인에게서벗어나야한다.보호와안전을핑계로비슷하게살라고종용하는어른과타인들말이다.
미운오리새끼는스스로백조임을깨닫지못하면결국날지못한다.‘날수있다’는자각이비상의원동력이고,지상에서용기있게발을떼는그한걸음이비상의첫날갯짓이다.불필요한비교로주눅들지않으면우리는모두‘나만의백조’다.훨훨날아원하는목적지어디든갈수있다.
날개가있다고모두날아야하는것도아니다.훨훨날아먼곳을다니며살아도된다.종종걸음으로진한일상의반경을유지하며사는것도좋다.뒤뚱뒤뚱요란한발걸음으로오지랖의먼지를일으키는삶도따뜻하다.


날개가있다고꼭날아야하는건아니다.
날개가있어도날지않아도괜찮다.


양날개는몸통으로이어져있다.
몸통은머리부터꼬리까지이어진다.
새들이온몸으로날갯짓하듯이
삶은함부로양분할수없는것이다.
삶도‘나는일’과‘날지않는일’로만구분될수없다.
날개로그늘을만들고둥지를만들수있다.
날개로작고여린생명들을품을수있다.
깃털로그림을그리고글을쓸수도있다.

*

나는1974년생남매를키우는워킹맘24년차변리사이다.
대학을졸업하고30개월변리사시험공부를했다.23년동안쉬지않고변리사로일하면서결혼하고남매를낳아키웠다.그러다느닷없이들이닥친번아웃으로완전히망가졌고,매일흐느껴울었다.

그러다눈물조차나오지않을때,나는다시일어섰다.
덕분에오늘특허사무소가아닌갤러리로출근했다.서울한복판갤러리에서첫개인전을하고있다.갤러리의하얀벽면에내의지로마음껏그린그림41점과모빌16점을가득전시했다.1년전만해도완전히망가져재기불가능할줄알았는데아니었다.
나는화가로다시태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