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수 있지만 생각하기 어려운 일 (류이경 소설집)

볼 수 있지만 생각하기 어려운 일 (류이경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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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볼 수 있지만 생각하기 어려운 일』은 일상의 사소한 장면 속에서 상처와 다정, 그리고 관계의 미묘한 온도를 포착해내는 서정적 소설집이다.
보통의 풍경과 침묵 속에 숨어 있는 인간의 내면을 섬세하게 비추며, 기억과 죄책감, 그리고 회복의 감정을 잔잔하지만 깊게 그려낸다.
저자

류이경

저자:류이경
붉은나무의언어』
『볼수있지만생각하기어려운일』

한국소설가협회회원
대전작가회의회원
호서문학회원
대전소설가협회회원

목차


작가의말?…?2

볼수있지만생각하기어려운일?…?6
우리들의애도방식?…?34
완벽한팀웍?…?58
개미바다?…?82
검은하늘?…?105
후숙?…?131
옴파로스가는길?…?159
주문?…?182
동굴밖동굴?…?207
꽃물드는저녁?…?229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볼수있지만생각하기어려운일’처럼
상처속에서도피어나는다정한빛으로
우리는끝까지서로를비추며살아가리라

두뼘정도그늘진벤치에등을기대고앉아아이스크림을핥으며한쪽눈을감았다뜨기를반복해보았다.왼쪽눈을감을때와오른쪽눈을감을때마다아이스크림콘너머의풍경이이쪽저쪽으로이동했다.

눈앞의콘하나가아파트몇개동을가리기도하고그다지멀지않은학교건물을감추기도했다.순삭,말그대로순식간에삭제해버리는것.전능자가있다면순삭시스템에너의머리를맡기고싶어졌다.
---「개미바다」중에서

가끔그때의침묵을생각한다.언제나명랑하고말이많던올케가어떻게그런침묵을견뎠을까.이를대비해서부부가사전에연습이라도하지않았을까.그집근처에는열차역이있다.걸어가서열차를타고세번째역에내리면걸어서도십분이면아버지집에갈수있다.이집에서저집에가는것은늦어도한시간이면충분했다.올케는한번도혼자그런방문을하지않았다.그무거운침묵속에서아버지의냉장고를떠올렸다.반찬하나없이500그램이라쓰여있는투명한플라스틱통에담긴새우젓갈.속이보이는플라스틱통은빨간뚜껑을하고냉장실중앙에놓여있었다.아버지는먹을반찬이하나도없어서장날버스타고가서사왔다고했다.그말에피가끓었다.너무화가났고동시에미안했다.일주일에한번씩당번을정해서밑반찬과대청소하기로했던약속을동생들이지키지않았다.아직건강하고밭일도많았던지라아버지의식욕이왕성했던때였다.지금도새우젓만보면아버지의빈냉장고와유독반찬을잘만드는올케가생각난다.그리고상상한다.이런저런반찬을싸들고사뿐사뿐걸어가는예쁜아버지의며느리를.
---「볼수있지만생각하기어려운일」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