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탁
저자 : 임용탁
1946년 전남 해남 출생
목포중·고등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과 졸업,
1970년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입학 1년 수료
1975년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입사
해외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킨샤사)·튀니지(튀니스)·모로코(카사블랑카) 무역관에서 근무
kotra 사사(社史) 40년사 발간 주관, 50년사 편찬 TF 참여
2003년 포스코·월간중앙 공동주최 논픽션 공모 가작 당선(제목 〈다시 포옹하는 슬픈 아프리카〉)
이후 kotra 동우회 소식지에 「중국 동북3성과 백두산 여행기」, 「중국 차마고도 여행기」, 「과거로의 시간여행-캄보디아 앙코르와 베트남 하노이·하롱베이를 다녀와서」, 「압축 세계무역사 여덟 장면」 연재
책을 내면서: 알면 보이고 모르면 주마간산(走馬看山)이다 8
제1장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 족적을 밟다
1. 다시 격랑 속으로 16
2. 역사의 시곗바늘: 장흥 회진항(회령진성)에서 울돌목까지 21
(알쓸알지) 왜구(倭寇)와 공도(空島)정책 37
제2장 남도 문화유산답사 1번지 강진
1. 황소를 닮은 강진 지형 48
2. 강진으로 유배된 다산 정약용 53
3. 다산, 차이를 넘어서다 67
4. 만덕산 백련사(白蓮寺)와 동백숲 79
5. 영랑 김윤식의 진면목 86
6. 병영과 병영상인과 하멜 일행 101
7. 강진 출신 기업인 김향수와 김재철 111
8. 고려청자박물관 124
9. 백운동별서(別墅)정원 138
(알쓸알지) 박물관의 겉과 속 147
제3장 청해진(淸海鎭)의 영광이 숨 쉬는 완도
1. 완도 모선(母船)과 여섯 척의 호위함(護衛艦) 158
2. 청해진(淸海鎭)과 장도(將島) 164
3. 그 섬에 가고 싶다 176
4. 다리로 한 몸이 된 고금도와 신지도 181
5. 청산도(靑山島) 188
6. 소안도(所安島) 193
7. 고산 윤선도의 이상향 보길도와 노화도 201
(알쓸알지) 해상왕 장보고(張保皐) 217
제4장 육지의 끝이자 시작인 해남
1. 산·들·구릉·바다가 어우러진 곳 226
2. 해남 윤씨 종택 녹우당(綠雨堂)과 고산 윤선도 유물전시관 229
3. 고산(孤山) 윤선도(尹善道), 그는 누구인가? 239
4. 두륜산 대흥사(大興寺)와 일지암(一枝庵) 248
5. 달마산 미황사(美黃寺)와 도솔암(兜率庵) 263
6. 우수영(右水營)에서 땅끝까지 275
7. 공룡박물관 289
8. 해남읍에 잠시 둥지를 튼 황석영과 김지하 295
9. 해남 출신 시인들 304
(알쓸알지) 해남 윤씨(海南 尹氏) 가문의 땅과 섬 경영 317
제5장 예술혼 충만한 보배의 섬 진도
1. 육지 같은 본섬과 요트처럼 떠 있는 남녘의 조도(鳥島) 326
2. 진도아리랑과 씻김굿 332
3. 벽파진과 삼별초(三別抄)의 용장성(龍藏城)을 아십니까? 342
4. 신비의 바닷길(Miracle Sea Road) 353
5. 남종화(南宗畵)의 화맥(畵脈) 운림산방(雲林山房) 357
6. 진도가 낳은 예인(藝人)들 367
7. 유배(流配)와 유배문화 388
8. 진돗개를 찾습니다 399
(알쓸알지) 소치(小癡) - 초의(草衣) - 추사(秋史)의 삼각 인연 404
이 책에 사용한 밑거름
1. 나의 남도 여행기 414
2. 참고한 책과 자료 452
(알쓸알지) 강진 완도 해남 진도로 찾아가는 교통편 466
남도 문화유산답사 1번지 강진
청해진(淸海鎭)의 영광이 숨 쉬는 완도
육지의 끝이자 시작인 해남
예술혼이 충만한 보배의 섬 진도
역사·문예·인물의 고장
강진 완도 해남 진도 함께 찾아가는 여행
원팀(ONE TEAM)으로 환영합니다
알면 보이고 모르면 주마간산(走馬看山)이다
여행은 과거에는 고행이었다. ‘트래블(travel)’이라는 단어에서도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오늘날 여행은 거의 모든 사람에게 ‘로망이다’. 유목민의 유전인자(DNA)를 갖고 태어나서일까, 아니면 ‘일상으로부터의 탈출’을 원해서일까.
강진, 완도, 해남, 진도는 산과 들녘과 바다가 어우러진 풍경도 여유롭고 아름답지만 역사와 문화예술과 인물들이 ‘아하!’ 소리를 내지를 만큼 두드러지고 돋보이는 곳이다. 우선 역사적으로 보면 완도의 청해진, 진도의 삼별초, 해남과 진도의 명량대첩, 그리고 강진의 고려청자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문화예술을 보면 시서화(詩書畵)가 뛰어나며, 특히 진도는 시(詩)·서(書)·화(畵)·창(唱)·춤·굿에서 명실상부하게 전국적 평판을 얻고 있는 곳이다. 인물을 보자. 해남에서는 시인을, 진도에는 예인(藝人)을, 강진에서는 기업가를, 그리고 완도에서는 항일투사를 많이 배출한 특색이 있다.
일 년이면 바다가 육지가 되는 시대이다. 도로교통망과 정보통신망의 발달에 의해서 어제의 시간과 공간이 천지개벽을 하고 있다. 어제의 섬이 오늘은 육지와 다름없다. 세상은 날로 광역화되어 가고 있다. 강진 해남 완도 진도는 행정 편의상 저마다의 명찰을 달고 있지만 이제는 한 울타리 안에 있다. 게다가 네 군은 역사적·문화적으로 공유하고 있는 부분이 많다. 따라서 상호 교류 가능한 분야가 점점 많아지고, 서로 보완·상생할 수 있는 소위 시너지효과를 거둘 요소가 적지 않다.
‘소멸사회’라는 비명이 점점 크게 들린다. 젊은 사람들이 고향을 떠나고, 이미 떠난 소위 ‘뿌리 뽑힌’ 사람들이 부모님 고향을 등지니 소멸사회가 날이 갈수록 가속화되고 있다. 젊은이들은 고향을 찾기보다는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빈도수가 더 많은 것 같다. 견문을 넓히겠다는 데 누가 말리겠는가. 해외여행에 비해 짧은 시간에 적은 돈으로 여행하면서 역사를 배우고 문화와 예술을 접하고 여러 인물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곳으로 국내에서 강진, 완도, 해남, 진도 네 군만 한 곳을 쉽게 찾을 수 있겠는가.
서점에 가면 여행 관련 서적이 한 코너를 차지하고 있다. 인기 있는 나라나 지역일수록 안내서의 얼굴과 내용이 다양하다. 그런데 해외의 경우 이동 거리가 멀어서인지 몇 나라를 묶어서 펴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몇 지역을 묶어 소개하는 안내서를 찾아보기 어렵다. 이 책은 역사, 문화예술, 인물을 중심으로 4개 군이 지닌 역사·문화·관광 상품을 알차게 담았다고 자부한다. 다만 타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거리가 멀기 때문에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을 뿐이다.
중학생 때부터 객지생활을 한 나는 귀향입문서로 이 책을 내기로 했다. 나는 책을 구성하고 엮는 기획과 편집자로서, 4개 군이 갖는 특장을 무대로 한 연출가이자 조언자로서, 그리고 독자들에게 4개 군의 역사와 문화와 인물을 알차게 소개하는 해설사이자 가이드로서 충실하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책을 집필하면서 4개 군의 배치 순서를 놓고 고민했다. 결국 4개 군을 하나로 꿰뚫어 묶는 역사적 사실에서 순서를 찾기로 했다.
또 하나. 4개 군을 알차게 소개하다 보니 책의 부피가 늘어났다. 아울러 기존의 책과 다른 점도 있다. 〈알쓸알지〉와 〈덤 & 팁〉이라는 생소한 용어이다. ‘알쓸알지’는 ‘알아두면 쓸모 있는 알찬 지식’의 준말이고, ‘덤 & 팁’은 우리말에는 ‘덤’이라는 좋은 단어가 있는데 너무 무시당하는가 싶어서 팁과 한 쌍으로 묶어 본문에서 담지 못한 부분을 뒷받침하려고 만들었다.
나는 이 책을 집필하기에 앞서 퇴직 후, 특히 최근 3~4년 동안 남도 4개 군을 여러 차례 다녀왔고 남도를 여행하려는 사람들에게 참고가 될 수 있도록 해남 강진 완도를 4박 5일, 진도를 2박 3일 답사한 후 기록으로 남겼다. 남도 4군의 자랑거리를 이론적으로도 뒷받침을 하기 위해서 200여 저자가 땀 흘려 쓴 230여 권의 책을 참고자료로 사용했다. 그들에게 일일이 허락을 구하지 않고 인용한 부분도 적지 않기 때문에 이 지면을 빌어 널리 양해를 구하고 감사 말씀을 드린다.
한편 이 책을 쓰면서 주위의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이 책과 관련된 곳을 답사할 때마다 거의 빠짐없이 동행해준 친구 같은 동생 사천(沙川) 임영흠과 취영(翠暎) 안백순, 그리고 대학과 코트라 후배이면서 코트라 사사(社史) 집필에도 함께 참여했던 정철(丁澈)이 있다. 정철은 퇴직 후 고향 화순 깊은 산속에 ‘화동재(和同齋)’를 마련하고 흙을 만지기 때문에 항상 바쁠 터인데도 동행하기를 마다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나는 이 책을 멋있는 삶을 설계하고 꿈꾸는 여행가와 독자들에게 바치고 싶다. 청어출판사는 읽는 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안아주기 위해 ‘푸를 청(靑)’ ‘말씀 어(語)’ 〈푸른 깨달음의 말씀〉이라는 뜻으로 작명했다고 한다. 독자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이 책을 시각적으로 예쁘게 다듬어 주신 청어출판사 이영철 대표님과 편집진의 노고에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
2026년
임 용 탁
책 속에서
제1장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 족적을 밟다
‘명량해전(鳴梁海戰)’ 또는 ‘명량대첩(鳴梁大捷)’은 1597년(선조 30) 음력 9월 16일(양력 10월 25일) 정유재란 때 이순신 장군이 지휘하는 조선 수군의 판옥선(板屋船) 13척이 명량에서 일본 수군 함선을 격퇴한 해전이다. 해남군의 화원반도와 진도 사이에 있는 명량해협은 우리나라에서 조류(潮流)가 가장 빠른 곳으로 유명하다. 지형적으로 폭이 좁은 데다가 수심이 얕아 조류가 이곳을 지나면서 물살이 빨라지기 때문이다. 또한 조수간만의 차가 큰 편으로, 밀물과 썰물에 의한 바닷물의 이동이 많은 점도 이곳의 물살이 빠른 요인이 된다.
제2장 남도 문화유산답사 1번지 강진
강진읍에 들어서면 신학산(神鶴山, 150.2m)을 화폭 삼아 수목(樹木) 바탕에 하얀 테를 두른 대형 청자 도자기 형상이 눈에 들어온다. 고려청자가 강진의 아이콘임을 방문객에게 알려주는 상징물이다. 고려시대에 강진 대구면은 오늘날 미국의 ‘실리콘밸리(Silicon Valley)’였다. 도자기와 반도체는 아래와 같은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둘은 언뜻 보면 전혀 다른 분야처럼 보이지만 ‘흙(규소)’에서 시작하여 ‘고온 공정’을 거친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원유집 컴퓨터학 교수에 의하면 1000년 전 도공들이 가마를 다루던 정성과 반도체 회사의 박사급 엔지니어들이 공정의 온도·기압 등 각종 인자를 튜닝하는 노력은 공학적 정교함에 차이는 있을지언정 본질적으로는 동일하다고 한다.
제3장 청해진(淸海鎭)의 영광이 숨 쉬는 완도
완도 본섬을 둘러싸고 있는 신지, 고금, 청산, 소안, 노화, 보길 여섯 개의 섬은 제법 넓고 역사의 흔적이 살아 숨 쉬거나 전국적인 지명도가 꽤나 높은 편이다. 예컨대 고금도(古今島)는 이순신 장군의 흔적이 서려있는 곳, 신지도는 명사십리 해수욕장, 청산도는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slow city), 소안도(所安島)는 치열하게 항일운동의 깃발을 든 성지, 노화도는 전복의 고장, 그리고 보길도는 고산 윤선도의 이상향으로 제각각 평판이 나 있다.
완도에는 여덟 개의 명소가 있다. 완도 본섬에는 〈완도타워〉, 〈완도청해진유적지〉, 〈국립난대 완도수목원〉이 있고, 위성 섬에는 신지도의 〈신지명사십리 해수욕장〉과 〈완도해양치유센터〉, 보길도의 〈윤선도 원림〉, 청산도의 〈슬로시티〉, 금당도의 〈금당 8경〉이 꼽힌다. 금당도는 억겁의 세월이 깎아 빚어낸 기암절벽 및 바위와 아름다운 해안 경관으로 유명하다. 금당 8경을 보기 위해서는 고흥군 녹동항에서 금당도의 관문인 울포항까지 배로 간다. 그런 후에 울포항에서 유람선이나 요트를 타고 섬을 돌면서 금당 8경을 감상하게 된다.
제4장 육지의 끝이자 시작인 해남
“발바닥에 물집 잡히듯 잡히는 그리움 해남 가는 길 가면 갈수록 끝없이 목마른 그 길”
인송(仁松)문학촌 토문재(吐文齋) 촌장 박병두 시인이 읊은 「해남 가는 길」의 한 대목이다.
목마른 그 길 발 닿는 곳 해남에는 다섯 가지 자랑거리가 있다. 첫째, 한반도의 시작, ‘땅끝마을’이 있다. 둘째, 드넓은 황토에서 자란 ‘고구마와 배추’가 있다. 셋째,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된 ‘대흥사’와 명량대첩을 거둔 ‘우수영’이 있다. 넷째, 아주 옛날 공룡이 노닐었던 지질학적 명소 ‘우항리’가 있다. 다섯째, 문화와 예술을 꽃피게 한 문예부흥의 산실 ‘녹우당’이 있다.
제5장 예술혼 충만한 보배의 섬 진도
다리 위 공중에서는 2021년 9월 개통한 명량해상케이블카 캐빈 26대가 하늘에서 헤엄치듯 운행하고 있다. 해남우수영국민관광지에 있는 해남스테이션에서 진도녹진관광지 망금산 꼭대기의 진도타워 내 진도스테이션까지는 약 940미터. 캐빈에서 밖을 내다보면 이순신 장군이 1597년 9월 판옥선 13척으로 일본 수군 133척을 물리쳤던 명량대첩의 현장 ‘울돌목’ 일대가 활짝 펼쳐지며 숨을 멈추게 한다.
나는 상상한다. 쌍둥이 진도대교 두 다리 사이의 적당한 위치에 주변 인공물 및 자연과 잘 어울리도록 대형으로 국견(國犬) 진돗개 조형물을 설치하는 상상을. 그 진돗개가 꼬리를 흔들면서 울돌목을 향해 물을 뿜어내며 진도 방문객들을 맞이하는 상상을. 그리고 그 상상이 현실로 실현되는 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