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어 끌기(큰글씨책) (조화진 소설집)

캐리어 끌기(큰글씨책) (조화진 소설집)

$25.00
Description
▶ 불완전한 관계, 불안한 상황, 흐트러진 일상…
어디에나 있지만 주목하지 않았던 여성의 실제적인 삶을 묘사하다
2002년 〈경남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조화진 작가의 세 번째 소설집이다. 이번 소설집은 여러 여성의 다양한 관계를 보여준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어딘가 불안정하다. 부부관계, 모녀관계, 연인관계라는 세 가지 다른 관계 속 여성의 삶을 그려내는 일곱 편의 단편 소설은 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삶의 군상을 작가의 깊고 유연한 시각으로 묘사한다. 작가는 불편할지도 모르는 이런 불안정한 마음과 관계가 어쩌면 삶의 진실한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다양한 주인공의 시각으로 전한다.
저자

조화진

소설에서소설을배우고인생을배웠다.책을손에서놓지않고살다가엉겁결에신춘문예에당선되고소설을쓰고있다.낸책으로『조용한밤』『풍선을불어봐』가있다.

목차

귀환/캐리어끌기/흐트러진침대/휴게소에서의오후/
그모텔/휴가/송정에서/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우리주변에살고있는여성들의다양한삶의모습
결혼생활의권태와부부관계

표제작「캐리어끌기」는결혼생활에권태를느끼는미선의시각으로부부관계를묘사한다.하루도쉬지않고일한미선의일상과부부관계를현실적으로그렸다.
소설에서주목할것은부부관계와함께경제적으로풍요롭지만,마음이공허한어린소녀와의관계가복합되어이야기가전개된다는점이다.어린소녀와중년여성의어설픈친구관계는어느소설이나영화에서등장하는진부한표현을그대로따르는것처럼보일수있다.그러나작가는미선과소녀의어색한친구관계로허구적인삶의의미를건져올리려고하지않는다.중년여성의시각으로어린아이의일상을묘사할뿐이다.「캐리어끌기」는미선이25년간살을부대끼며살았던남편에게도하지못하는마음속이야기를소녀에게털어놓는묘한상황으로,부부관계나아가가족의의미를다시한번생각하게한다.
「그모텔」은치매에걸린부모를모시고사는부부가둘만의비밀의공간이자안식처인‘모텔’을찾아가는이야기다.정란과기석은양가부모를모시고살면서자신들만의공간을잃었다.‘모텔찾기’는양육과봉양에여념없었던부부가택한유일한일탈이다.소설은모텔을찾아가는과정에서그들의지난삶을설명한다.정란과기석에게집은휴식과충전하는곳이아니라노동과스트레스의공간이된지오래다.복잡한가족관계와가장사적인곳에서욕구를제한하면서살아가는모습을통해모텔을찾아나선정란과기석의마음을이해해볼수있다.
「휴게소에서의오후」는차량접촉사고로미각을잃게된신애의이야기에서출발한다.신애는단조로운결혼생활에권태를느끼던찰나삶에신선한자극을주는한남자를만난다.남편을속이며그를만나는일을그만둬야한다고머릿속으로생각하지만,그와의만남이주는자극은어느덧신애에게생활의활력이된다.어느날오후,차량접촉사고가발생하는데….신애가일탈한본질은그의매력때문이아니라,의미없고단조로운결혼생활에비롯되었는지도모른다.

▶삐걱거리고불편한모녀관계

「귀환」과「휴가」는불안정한모녀관계를그린다.「귀환」에서묘사되는주인공의엄마는우리가상상하는전형적인엄마와다르다.불안정하고비틀거린다.딸은경제활동을시작하고부터엄마의소비력을감당하느라허덕이다가그런삶에지쳐갈때쯤이성에눈을떠홀연히엄마의품을떠난다.엄마의반대를무릅쓰고강행한결혼생활이었지만,딸은자신의선택이옳았다고증명하고싶었다.그러나딸은결국자신이선택한남자에게버림받고다시엄마를찾아간다.여전히삐걱거리고불편한관계지만,세상에서두모녀가의지할수있는대상은결국서로였음을보여주는글이다.「휴가」는「귀환」과는다른관점에서모녀관계를다룬다.드로잉모델이라는직업을가진엄마와그런엄마를이해하지못하는딸의갈등.「귀환」이딸을서술의중심에뒀다면,「휴가」는독특한직업을가진엄마에게시선을두고전개된다.엄마는생기가넘치는딸과자신을비교하며나이들어감에서글퍼한다.작가는‘엄마’보다는‘중년여성’의관점으로번뇌를인간적으로서술함으로써주인공의내면의갈등과우울감에대한독자의공감을이끌어낸다.

▶스쳐간연인에대하여

「흐트러진침대」와「송정에서」는연인관계에대한소설이다.「흐트러진침대」는주인공상아가과거연인인현건을우연히만나면서서사가시작된다.소설은앞으로의관계에관해이야기하지않는다.상아와현건이서로의경계를허물고세상에서가장가까운관계로함께했던지난시간을함께회상하는것에서끝난다.다시만나겠다는어떠한미래의약속을하지않은채,그들은어쩌면마지막일지도모를하룻밤을보낸다.작가는상아와현건의재회과정으로누구나느껴봤을,스쳐간인연에대한헛헛함을그려냈다.마지막작품인「송정에서」는떠나버린인연에대처하는마음도점차무뎌지고단단해진다는사실을‘송정’이라는공간과화자인‘나’를통해서보여준다.송정은주인공이어릴적연인과헤어져괴로워하는친구들을위로하기위해찾았던공간이었다.주인공은당시친구들의괴로움에공감하지못했다.그저친구들옆에함께있어주는것이위안이될것같아서송정을찾았다.주인공은성장하면서실연의공허함과슬픔에점차공감하며자연스럽게송정을찾게된다.주인공은어느덧떠난연인이남긴흔적을담담하게바라볼수있을정도로단단해졌지만,송정은주인공에게여전히쓸쓸한마음을위로받을수있는곳이다.사람으로받은상처가때로는사람이아니라공간이치유해줄수있다는메시지를전하며,독자에게마음을위로받는데가어디인가를묻는다.

▶깊고유연한시각으로인생의실마리를전하다

작가는말한다.“누군가는이렇게,또누군가는저렇게살아간다.삶의모습은같은얼굴없듯,사람숫자만큼제각각다르며고유하다.어떻게보면사는건신선하지않고획기적이지도않다.그러기가쉽지않다.사랑,실연,결혼,상실,이별…같은인생의거의모든이런것들은진행될때는잘모른다.너무열중해있기때문이다.그러나끝난후에알게된다.”라고.
인생을살아가면서부딪치는상황,관계를개성있게담아낸이작품을통해독자들은,결코같을수없는여성들의얼크러지고바스러지는‘삶’과작가가느낀인생의실마리를엿볼수있다.화려하지도유별나지도않은에피소드는우리들삶속에실타래처럼얽혀있는관계를다시한번돌아보는계기를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