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 : 가네코 후미코 옥중수기 (리커버 개정판)

나는 나 : 가네코 후미코 옥중수기 (리커버 개정판)

$18.00
Description
영화 〈박열〉이 주목받기 시작하자 대중들은 조선의 독립운동가 박열을 궁금해했고, 그와 동등한 관계에서 동거서약서를 작성한 가네코 후미코를 궁금해했다. 책은 영화가 그리지 못한 가네코 후미코의 유년·청년기를 담고 있다. 반역죄로 감옥에 갇혀 23년의 짧은 삶을 끝낼 때까지 누구의 딸, 누구의 아내가 아닌 ‘나’로 살기 위해 용기 내고 실천했던 ‘가네코 후미코’. 이 수기는 국가와 가부장의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온전히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를 염원하고 실천했던 그가 남긴 치열한 삶의 기록이다.

저자

가네코후미코

金子文子,1903~1926
1903년1월25일요코하마시출생.아버지사에키분이치와어머니가네코기쿠노사이에서장녀로태어났지만,출생신고를하지않아‘무적자’로살았다.
1912년,당시충청북도부강에살던고모의양녀가되어조선으로건너가약7년간생활한다.이때외할아버지가네코도미타로의다섯째딸로입적한다.
1919년4월12일조선을떠나일본으로돌아온후미코는1920년봄에상경하여신문팔이를하면서학업을병행한다.거리연설에서,학교에서,일터에서사회주의자들과만난것을계기로사회주의에관심을가지게되었고,특히니힐리즘에심취하였다.
잡지『청년조선(青年朝鮮)』에실린박열의시「개새끼(犬コロ)」를읽고큰감동을받은후미코는1922년4월경부터박열과동지로서동거를시작한다.두사람은흑도회의기관지『흑도(黒涛)』간행에착수하여1호와2호를발간하고,흑도회가해산한이후에는월간지『후테이센징(太い鮮人)』(불량하고불온한조선사람이라는뜻의불령선인(不逞鮮人)을빗대어말함)을발간한다.그리고1923년4월에는박열과함께‘불령사(不逞社)’를결성한다.
관동대지진직후인1923년9월3일,후미코와박열은보호검속명분으로구속되고10월10일치안경찰법위법으로기소된다.1924년2월15일폭발물취급벌칙위반으로추소,이어1925년7월17일박열과함께대역죄및폭발물취급벌칙죄로기소된다.1926년2월26일,후미코와박열에대한대심원특별형사부의공판이시작되고3월25일에는사형선고를받는다.이어4월5일,무기징역으로감형되지만7월23일우쓰노미야형무소에서목을매어자살하였다.

목차

책을펴내며-구리하라가즈오
첨삭에관한희망
머리말

제1부어린시절
아버지
어머니
고바야시의고향
어머니의친정

제2부조선
새로운집
부강
이와시타가문
조선생활

제3부다시고향으로
고향으로돌아가다
호랑이굴로
소용돌이치는성
안녕히계세요,아버지

제4부독립
도쿄로
작은외할아버지댁
신문팔이
노점상인
식모살이
거리의방랑자
일!나자신을위한일!

맺음말
역자후기

출판사 서평

▶나는나자신이어야만한다

영화<박열>을통해재조명된인물인만큼,사람들은가네코후미코를이야기하며박열의아내라는프레임에서벗어나지않는다.언론에서는독립운동가였던박열과더불어‘대한민국건국훈장을받은일본인’이라는이례적인예로후미코를조명하기도한다.그러나가네코후미코가박열의아내라는사실은그가지닌수많은정체성가운데하나에지나지않는다.그는자신의욕망과이상에충실한여성이었고,힘든상황에서도끊임없이배우고익히며나자신이라는독립된존재로살아가기를염원했다.
가네코후미코의삶은불행의연속이었다.가난하고사이가좋지못했던부모님사이에서태어난그는출생신고를하지않은‘무적자’였다.취학연령이되어도학교에다닐수없었고사설학교에서공부했으나그마저도생활고때문에오래가지못했다.아버지는어머니의여동생(후미코의이모)과새로운가정을꾸리고어머니는재혼을거듭하면서,후미코는1912년충청북도부강에살던고모의양녀로조선으로건너온다.그러나그곳에는양녀가아니라식모의생활이그를기다리고있었다.약7년동안자살까지결심할정도로가혹한정신적,육체적학대를받은이후파양되어일본으로돌아온후미코는배움의뜻을안고도쿄로상경하지만,도쿄에서의생활역시순탄하지않았다.신문팔이,노점상,행상,식모등여러직업을전전하며고학의길을이어가고자했으나고된노동과제대로지급되지않는임금은그에게연필을쥘시간을허락하지않았다.사회주의자,부르주아,조선인유학생,기독교도등여러계층의사람을만나고배반당하며후미코는절망했지만결코무너지지않았다.그는그고난을딛고자신을성장시키는계기로삼으며투쟁하였다.

유복한가정에서태어나지않고,가는곳마다모든환경속에서학대받을만큼학대받은나의운명에감사한다.왜냐하면만약내가나의아버지나외할머니외할아버지집에서부족함을모르고자랐다면,아마나는내가그토록혐오하고경멸하는사람들의생각과성격,생활을그대로받아들여결국에는나자신을발견하지못했을것이기때문이다.하지만운명적으로불운한탓에나는나자신을발견할수있었다.그리고나는벌써열일곱살이되었다.나는이미자립할수있는연령에달해있다.그렇다.나는내삶을스스로개척하고스스로창조해야한다._<도쿄로>에서

▶삶을개척해나갈독자들에게건네는‘희망’이라는이름의선물

새롭게선보이는『나는나』리커버는누구보다나자신으로살아가기를원했던그의뜻을받들어가네코후미코의일러스트를전면에드러내었다.불꽃처럼짧은생을살아간그는자신의어린시절과삶을직접훑으며‘무엇이나를이렇게만들었는가’를탐색한다.

나는더많은세상의부모들이이수기를읽어주었으면한다.아니,부모들뿐만아니라,더좋은사회를만들고자하는교육가,정치가,사회사상가모두가읽어주었으면한다._<머리말>에서

그는자신의생을기록하고불살라더나은사회를만들고자하였으며,불운한운명속에서도자신의생을꿋꿋이살아갈수있다는용기를전해준다.이수기는자기자신으로살아가기위해폭력적인이데올로기에맞선한여인의투쟁이자,주체적이고독립적으로23년의생을살아간한인간의기록이며,자신의운명을스스로개척해나갈독자들에게건네는가네코후미코의뜨거운선물이다.



<책속으로>

모든일에열정을갖던당시나는고학을해서훌륭한사람으로성장하고싶다는것을유일한목표로삼았다.하지만확실히깨달았다.지금과같은세상에서는고학을하더라도훌륭하게될수없다는것을.아니.그뿐만이아니다.훌륭하다고대접받는사람만큼별볼일없는사람은없다는것을.주변사람들이훌륭하다고말하는게무슨의미가있나.나는주변사람들의평가를위해사는것이아니다.나자신을위한진정한만족과자유를얻어야하지않겠는가.나는나자신이어야만한다.
나는너무나많은사람들의노예로살아왔다.참으로많은남자들의장난감으로살아왔다.나는나자신을살지않았던것이다.
나는나자신을위한일을해야한다.그렇다.나자신의일이다.그러나나자신의일이란무엇이란말인가.나는그것을알고싶다.그것을깨달아실천하고싶다.-p.360

나는지금까지이런일을입밖에낸적이없다.하지만나라는존재가이세상에서사라질지도모르는지금,숨겨둘필요도없을것이다.나의생활과사상,성격에영향을끼친모든것을,지금백일하에공개해야한다.그것은법관에게나를알리기위해필요한것이지만,그런이유보다는,더큰진리를천명하기위해서도절대적으로필요한작업이라고나는생각한다.-p.224

아무리우리사회에서이상을가질수없다고하더라도우리에게는자신을위한일이있다고나는생각했다.그것을성취하든성취하지않든그것은관여할바가아니다.우리는그저그것을진정한일이라고생각하면된다.그렇게하는것이,그러한일을하는것이우리자신을위한진정한생활인것이다.
나는나자신을위한진정한일을하고싶었다.그렇게함으로써우리의생활은곧우리와일치된다.먼저편에이상적인목표를두는것과다른것이다.-p.3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