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의 이웃들 (오영이 소설)

펭귄의 이웃들 (오영이 소설)

$14.00
Description
▶ 가정은 누구에게나 안전한 공간일까?

가정의 붕괴, 폭력의 감염
무너지는 삶에 스러지는 이들

가족 안에서 일어나는 폭력과 소외의 문제를 끈질기게 탐구하는 오영이 소설가가 소설집 『펭귄의 이웃들』을 출간했다. 가정폭력은 사그라지지 않는 사회 문제다. 아동학대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지만 2021년, 무려 40명의 아이가 아동학대로 세상을 떠났다. 가정폭력 역시 신고 건수는 점차 낮아지고 있지만 명절 연휴 기간에는 4천여 건의 신고가 접수된다. 왜 가정폭력은 근절되지 않을까. 가정이 사적인 공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적인 공간에 들어가기는 쉽지 않고, 그 속에 폭력은 방치된다. 오영이는 이 사적 공간을 내밀하게 묘사하여 은폐된 폭력을 그린다.

피하고 싶도록 불쾌감을 주는 사람들을 외면하면 세상은 쾌적해진다. 그들의 게으름과 무능과 어리석음을 탓하며 소외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그렇게 없는 척, 못 본 척 피해 가기만 하고도 여전히 인간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아니 살아남기 이전에 진정 쾌적할 수 있을까? 도처에 위험이 이렇게 널려 있는데. -「작가의 말」

오영이는 ‘해피 엔딩’을 그리지 않는 소설가이다. 그의 소설은 독자에게 불쾌감을 줄지언정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다. 가려진 누군가를 찾아내고 그려낸다. 『펭귄의 이웃들』에 실린 6개의 단편은 특히 여성과 아이들의 시선으로 그려진다. 우리 사회의 약자인 이들은 울타리로 기능해야 할 가정에서 오히려 절벽으로 내몰리고 있다. 독자들은 이 소설집의 섬세한 내면 묘사를 통해 폭력, 방치, 가정의 부재와 소외를 마주할 수 있다.
저자

오영이

2009년『문예운동』,2012년『한국소설』,2015년『동리목월』신인문학상수상.2019년성호문학상(본상)수상.2022년BFC부울경스토리IP공모전당선.
소설집『별들은이제섬으로간다』,『독일산삼중바닥프라이팬』,『모자이크부산』(공저)등출판.
현재경성대학교,가야대학교외래교수로출강.

목차

아무도모른다
펭귄의이웃들
촉법소년
조건만남
스톡홀름신드롬
잊히고있는집

해설:사랑,감정복원과회복의서사_정미숙(문학평론가)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가정속에유기된아이들
표제작「펭귄의이웃들」은초등학교에입학해야할아이의시점으로전개된다.아이의아버지는모종의이유로집을떠났고홀로남은어머니는일자리를구하는대신사채를쓴다.빚을변제할능력이없는그녀는현실을부정하며자학한다.어머니의폭력은아이에게도쏟아진다.아이는폭력을홀로감당하지만결코어머니의탓을하지않는다.어머니의슬픔을덜어주기위해노력하며허들링하는펭귄처럼누군가가자신을보살펴주기를바랄뿐이다.
「촉법소년」은가출한어머니와재혼한아버지에게서버려진중학생소년의이야기이다.소년은할아버지와함께살지만할아버지는명목적인보호자일뿐이다.아이는방치된다.폭력을휘둘러도촉법소년이기에처벌받지않고가정과학교의관심도받지못한다.외면과방치속소년은바른길을걸어갈수없고우리에게이렇게말한다.

“아저씨,벌을안주시는건정말감사하지만말이에요.벌받을짓을안하게좀해주면안돼요?”

▶비틀린가정을유지하는여성
「스톡홀름신드롬」은허울뿐인가정을유지하는여성이서술자로등장한다.그녀는값비싼명품으로자신을치장하지만정신은메말라있다.남편은끝없는불륜으로가정을외면하고그녀는겉모습과돈에의해사람을판단한다.노숙인에게납치당했을때도그녀는흐트러진자신의모습을견디지못한다.하지만치장한방어기제는노숙인의이야기에무너지고자신이걸친명품이짝퉁같다고느낀다.
「잊히고있는집」은건망증이심한가정주부의이야기이다.그녀는창문닫는것을잊어수건을바람에날려보내고아이의실내화를어디에두었는지기억하지못한다.남편과아이는그녀에게짜증을낼뿐도울생각은하지않는다.그녀는자신을이렇게만든건망증의원인을찾고자한다.그리고건망증이자신을보호하기위한수단이었음을깨닫는다.

▶돈과자신을거래하다
「아무도모른다」는고된삶에서벗어나기위해성공한사업가의아내자리를뺏은여성화자의목소리로그려진다.가난에서벗어나기위해열심히공부했고,국립대학을졸업했지만가난은여전히그녀의발을붙잡는다.본처를내몰고사장의아내자리를차지하여부유한삶을누리지만그녀가예상하지못한존재가있다.바로전처의아이.그녀는아이에게서나약하고견디기만할줄아는자신의모습을보고폭력을휘두른다.
「조건만남」은조건만남으로생계를유지하는여성의고독을그렸다.룸살롱에서만난남편의학대를견디지못해이혼한그녀는생계를위해조건만남을한다.그녀의삶은황폐하다.한곳에오래머물수없고미래도보장되지않는다.몸을자본으로한그녀의생업은비참하다.편의점에서우연히만났던앞집노인의무연고고독사는그녀의미래같아섬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