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절된 노동, 변형된 계급 (울산 대공장 노동자의 생애와 노동운동)

분절된 노동, 변형된 계급 (울산 대공장 노동자의 생애와 노동운동)

$35.00
Description
비정규 노동자에 대한 조직적 배제
기업 내에서의 계급 간 동맹 우선시
저항의 감소, 온건화, 연대의 쇠퇴, 파업의 의례화

공장 안과 밖, 자본에 포섭된 노동
울산 대공장 노동계급 형성의 역사와 실체를 밝힌다
선정 및 수상내역
*2023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2023 ICAS 한국어 우수 학술도서 최우수 선정
저자

유형근

부산대일반사회교육과교수로재직하며예비사회과교사를가르치고있다.서울대사회학과를졸업하고같은대학원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한국노동사회연구소연구위원,이화여대연구교수,한국산업노동학회학술위원장,비판사회학회운영위원등을역임했다.현재『경제와사회』와『산업노동연구』편집위원,노동포럼나무운영위원,부산노동권익센터자문위원으로일하고있다.전공은노동사회학이고노동운동,노사관계,노동인권교육분야를연구해왔다.최근에는미조직노동자조직화와노동운동재활성화의국제비교,소유권의진화와일터민주주의의역사등에관심을두고있다.주요논문으로「금속산업사내하청노동자투쟁의난관과운동의분화」,「민주화이후노동자저항의궤적과집합행동의레퍼토리」,「유로존위기이후유럽의‘새로운경제거버넌스’와노동시장구조개혁」,「청소년노동인권교육의실태와평가」등을썼다.우리말로옮긴책으로는『유럽노사관계의신자유주의적변형:1970년대이후의궤적』이있다.

목차

머리말

1장서론

1.문제의식
2.분석의시각
3.노동계급형성의이론
4.분석의전략과주요내용
5.자료소개

2장‘현대시’울산의탄생과노동자생활

1.공업도시울산의탄생
2.‘현대에의해현대화된현대시’
3.1987년이전의현대그룹노동자

3장노동자대투쟁과지역노동운동

1.노동자대투쟁이전의미시동원의네트워크
2.울산노동자대투쟁의양상
3.계급전쟁
4.지역노동운동의결정적국면과조직적경계

4장내부노동시장의구축과임금인상의정치

1.내부노동시장의구축
2.노동조합의임금정책과임금인상의정치

5장노동자주택문제의해결과기업복지

1.‘가족의시간’과‘산업의시간’
2.노동자주택문제의해결
3.기업복지의확대와‘사적복지국가’
4.계급상황의이질화:연대적집단주의의기반약화

6장대공장노동자의가족생활과지역사회의변화

1.육체노동자로서의신분의식과집단정체성
2.노동자가족생활의변형:소비와성별분업
3.지역사회의공간성변화와계급형성

7장풍요로운노동자의생활세계와공장의세계

1.2000년대이후기업의고도성장과풍요로운노동자
2.외환위기이후노동조합임금정책
3.풍요로운노동자가일하는공장의세계
4.풍요로운노동자의생활세계

8장내부의타자,사내하청노동자

1.연대에서사회적폐쇄로
2.계급연대의좌초:현대자동차사내하청노동자투쟁의역사
3.계급연대는왜실패했는가?

9장노동자집합행동과저항레퍼토리:30년의궤적

1.자료와방법
2.민주화이후울산노동자집합행동의궤적
3.노동운동의분기와새로운집합행동주체의출현
4.노동자저항레퍼토리의분기
5.주요노동조합들의집합행동의레퍼토리비교
6.소결

10장결론

1.요약
2.도구적집단주의에대하여
3.비교와전망:노동계급의재형성?

부록:울산지역노동자저항사건코딩의원칙과도식

참고문헌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1987년노동자대투쟁이후
울산대공장노동자들의생활과의식,노동운동을분석하다
울산은한국의최대중화학공업도시이며,노동운동의중심지였다.이책은한국의대표적인산업도시울산의대공장노동자의생활과의식,노동운동을노동계급형성의관점에서살피고있다.이를통해저자는민주화이후지난35년의급격한사회변동속에서한국의노동계급이지나온행로를이해하고오늘날그들의집단적실천은어디로향하고있는지알아보고자한다.
저자는계급이구체적인시공간의맥락속에서계급을구성하는여러층위들간상호작용의결과로형성되는것이라는관점에따라울산의대공장노동자들의계급상황,집단정체성,집합행동의세가지층위들각각의변화과정을추적한다.또한작업장의노사관계와노동운동뿐만아니라노동자와노동자의가족의생활영역을분석함으로써울산대공장노동자의삶과그들의노동운동의전체적인모습을분석한다.

▶노동계급동질화에서이질화로,연대의사회적기반침식
울산지역의노동계급은1987년의대규모노동자집합행동을계기로본격적으로형성되었다.하지만매우동질화된계급상황을배경으로집합행동이분출하면서기존의억압적노사관계는빠르게무너졌다.폭발적동원이나타난‘결정적국면’에서구조화된조직적유산들은노동자연대를제약하였다.1987년직후노동자들의자생적인지역연대가활성화되었지만,그것이조직화되거나제도화되지는못하였고,노동자연대의범위도노동시장분절구조를뛰어넘지못하였다.이러한제한적연대의전통으로인하여울산의지역노동운동은소수의대기업노조의전략적선택에의존하였다.이러한조직적유산속에서대기업노조의분파적이익추구성향은점점커졌고지역의다른노동자들과의이해균열은넓어졌다.
1990년대울산지역노동자들의계급상황에서는큰변화가나타났다.그변화는‘동질화에서이질화’로요약되며,그효과는‘연대의사회적기반의침식’이었다.울산지역의대기업노조들은단체교섭을통한임금인상투쟁(임투)을매개로조합원의전투적동원전략을통해계급형성을이뤘다.전투적동원의핵심기제는임금극대화와임금평준화목표가결합된노조임금정책과이에대한조합원의높은호응성이었다.그러나대기업노조의‘임금인상의정치’는전체노동계급의분절과이질화추세와병행하는것이었다.대기업노조운동의성과는노동자연대의강화로연결되지못했고오히려연대의사회적기반이허물어지는역설적결과가초래되었다.1990년대동안울산지역의산업노동자들은전반적인계급상황에서동질적계급으로보기힘들어질만큼이질적인존재가되었다.

▶장시간의공장노동,교환된신분상승과생활의안락함
계급적연대보다노동자개인의지위상승을위한도구로
울산대공장노동자들의계급상황에큰변화가일어나면서,그들의생활세계도크게변형되었다.임금소득의상승,가족임금의성취,소비구조의고도화,가정중심성에기반한가족생활양식의확산등과같은삶의변형은1세대산업노동자의생애과정에서뚜렷한신분상승으로경험되었고,한국의대기업노동자집단은경제적측면에서풍요로운노동자로서‘중산층화’되었다.즉,신분상승과생활의안락함이장시간의공장노동과교환되었지만,정작본인들은그노고의대가를온전히누리지못하는게남성노동자들의삶이었다.
이에따라노동자들의사회적정체성은중산층화된‘생활세계’와육체노동의현실이지배하는‘공장의세계’사이에존재하는문화적간극속에서규정되었다.한편,이문화적간극속에서남성노동자들은경제적생계부양자역할을중심으로한자신의사회적정체성을인정받고자한다.즉임금인상위주의노조운동이남성노동자들의이러한정체성을집단적방식으로확인하고재생산하는기능을수행한다.또한,이문화적간극은‘도구적집단주의’의행위성향이확대·재생산되는조건으로작용하였다.즉,노동자특유의집단주의가계급적연대보다는노동자개인의지위상승을위한도구로활용되는행위성향이대기업노동자들을지배하게된것이다.

▶역사의반복,한번은비극으로또한번은희극으로
'새로운연대'를만드는것은가능한가
2010년대에들어와노동의분절은더욱심화되고노동계급의해체적변형은가속화되었다.이변화는크게다음의세가지로나타난다.
첫째,대기업노동자들의집단정체성은배타적인모습으로변화하였는데,그것은대기업노조의활동에서연대전략보다는사회적폐쇄전략이전면에나서도록하였다.이변형과정의중심에는비정규노동자에대한조직적배제가자리하고있다.
둘째,외환위기이후대기업노조의임금정책에서도일정한변화가나타났다.2000년대에노조의임금극대화목표는변동성과급의비중확대를통해달성되었다.이것은대기업노조운동이계급내연대보다는기업내에서의계급간동맹을우선시하는결과를초래하고있다.
셋째,대기업노동자의집합행동패턴에서는저항빈도의전반적감소,저항레퍼토리의온건화,연대적집합행동의쇠퇴,파업행동의의례화현상이관찰되었다.최근울산지역에서는기존에지역노동운동을주도했던대기업노조의집합행동은쇠퇴하고비정규직등의주변부노동자들의저항활성화라는새로운양상이출현하고있다.하지만비정규직노동운동은아직은조직적자원의결핍이라는문제로노동운동의대안세력으로서스스로를구성해내지못하고있다.

▶계급파편화냐계급재형성이냐의갈림길
한국의대기업노동자들은같은계급위치를공유하는노동자들과의연대보다는그들만의배타적이해를좇아가는분파적경향이커졌다.즉‘도구적집단주의’의행위성향의지배,‘조직의분산성’과‘계급상황의이질성’의결합이낳는악순환속에서계급의해체적변형을겪고있는것이다.향후한국의노동자들이계급재형성과계급파편화의경로중어떠한길로나아갈지는현재의해체적변형과정을제어할수있는‘새로운연대의형식’을창조해낼수있는지에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