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근찬 전집 11: 월례소전

하근찬 전집 11: 월례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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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사할린으로 끌려간 수많은 월례들은 어디로 갔을까?
전집 11권, 장편소설 『월례소전』은 ‘식민지 말기에 강제로 끌려간 여성들은 어떻게 되었을까?’라는 물음에 대한 소설적 응답이라 볼 수 있다. ‘정신대’로 통칭된 이 여성들은 ‘일본군위안부’와 동일시되었으나 사실상 ‘알 수 없는’ 존재였으며, 정확한 피해상황이나 삶의 족적에 대해 알려진 바가 지극히 적다.
하근찬은 ‘월례’라는 인물을 통해 아시아태평양전쟁과 한국전쟁이 빚어낸 다양한 사건들을 소설 속에 교차하여 한 마을이 겪는 수난사를 직조했다. 또한 소설 후반부에는 월례가 집을 떠나고 사할린으로 끌려가는 서사로 넘어가며 사할린 한인 귀환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하기도 한다.
이처럼 『월례소전』은 식민지 말기를 재조명하고자 했던 작가의 원래 의도는 물론, 남한 사회가 식민 유산 및 피해자를 대상으로 구축해온 해석 체계에 비추어 역사성과 문학적 가치가 재검토되어야 하는 문학적 의의를 담고 있다.
저자

하근찬

河瑾燦,1931~2007
1931년경북영천에서태어나전주사범학교와동아대학교토목과를중퇴했다.1957년《한국일보》신춘문예에「수난이대」가당선되었다.6.25를전후로전북장수와경북영천에서4년간의교사생활,1959년부터서울에서10여년간의잡지사기자생활후전업작가로돌아섰다.단편집으로『수난이대』『흰종이수염』『일본도』『서울개구리』『화가남궁씨의수염』과중편집『여제자』,장편소설『야호』『달섬이야기』『월례소전』『제복의상처』『사랑은풍선처럼』『산에들에』『작은용』『징깽맨이』『검은자화상』『제국의칼』등이있다.한국문학상,조연현문학상,요산문학상,유주현문학상을수상했으며1998년보관문화훈장을받았다.2007년11월25일타계,충청북도음성군진달래공원에안장되었다.

목차

발간사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5장
제6장
제7장
제8장
제9장
제10장

해설|강제로끌려간여성에대한기억과이야기-서승희

출판사 서평

열여섯,늦깎이국민학생월례의인생유전

열여섯살늦깎이국민학생인주인공월례는담임선생님을짝사랑하는한편,경성에서방학을지내러온중학생광웅이와도미묘한감정을교환하며설레는나날을보낸다.그런데동척농장의서기이자광웅의아버지인홍주사가월례를첩으로들이려하면서큰시련이닥치게된다.응하지않으면소작권을떼일위기에처한것이다.혼례전날밤월례는담임선생님의도움으로피신하지만예식이졸업이후로미루어졌을뿐문제가근본적으로해결되지는않는다.
입방아에오르내리기를거듭하던월례의혼사소동은‘정신대’영장이날아들면서하루아침에종료된다.집을떠난월례는홋카이도를거쳐사할린으로이동했다는편지를보내오나어느순간그마저끊기고마을엔해방의소식이찾아온다.이후삼십여년의세월이흘러월례의담임선생님은월례가다니던학교에교장으로부임한다.역시그곳에초임으로온월례의조카는신문에수록된사할린한인생존자명단에서월례의이름을발견한다.
『월례소전』은근현대사를통시적으로다루는여타소설들과는다른결을가진다.전시체제하농촌동원과수탈상은이념형역사소설처럼민중의분노와저항을촉발하는계기가아니라이제막사춘기에접어든월례의인생유전을자아내는동인으로서작용하고있다.제목그대로이소설은‘월례’의이야기인것이다

민중의삶에주목한소설가하근찬,전쟁의주변을세세히살피다

2021년에‘하근찬전집’발간의첫시작을알리는『수난이대』외4종이발간된후,2022년11월에하근찬의소설,중단편집제5권『낙도』,제6권『기울어지는강』,제7권『삽미의비』과장편제11권『월례소전』이2차분으로발간된다.
2차분으로발간되는작품속에서하근찬은그동안주목받지못했던주변인들의모습그리고삶과시대의풍랑속에서고통받는여성의이야기,전쟁의주변,바깥에서살아가는민중들의모습을세세하게증언하듯그려내고있다.
제5권『낙도』에서는1년5개월만에어렵게일자리를얻었지만병역기피자대상예비역훈련소집으로일자리를잃게된‘명구’,특정학생에게특혜를주고자하는학교의처사에저항하는교사‘혜영’등일제강점기와한국전쟁,자본권력이만들어놓은기형적사회구조속에서각자의삶을살아가는인물들을그리고있으며,제6권『기울어지는강』에서는시골을등지고무조건도시로향했다가녹록지않은서울생활로인해다시고향으로내려오는‘병태’등의인물들을통해전쟁을다루지않으면서70년대의소시민의삶을그린다.
또제7권『삽미의비』에서는시인‘남궁’씨가경험한소소한일화를통해1970년대산업화사회의그늘을가시화하는청년의사연을드러내기도하며,제11권장편『월례소전』에서는‘월례’라는인물의삶을들여다보며일제강점기등혼란했던사회속에서고통받았던여성들의삶을통찰한다.

잊혀지고배제된존재들을기록하는하근찬의시선

하근찬은자신의작품속에서망각된존재들의복원된목소리와본인의경험을중첩시켜더큰파동을만들며,그파동은독자들에게전달되어계속해서공명할것이다.
하근찬은당대민중들의삶속에서국가가어떻게‘잉여적인존재’들의삶을배제해왔는지그려내고있으며,역사에서지워지는주변의이야기를기록하고,식민지말기를다루면서식민지배로인해고통받았던삶을깊숙이들여다본다.
하근찬문학전집간행위원회가“한작가의문학적평가는전집이간행되었을때비로소그발판이마련된다”고언급한것처럼,향토성짙은하근찬의작품을그의고향인영천의사투리를살려발간한〈하근찬문학전집〉은한국근현대문학의의의를더욱풍부하게해줄것이다.
제5권『낙도』는최슬기문학연구자가,제6권『기울어지는강』은신현아문학연구자가,제7권『삽미의비』는전소영문학평론가가,제11권『월례소전』은서승희한국학중앙연구원교수가각작품의해설작업에참여하여하근찬문학의현재적의미를밝히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