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그너머,요리의정신을구하다
요리는인류가진일보하는과정과밀접하게닿아있다.불을사용하게되면서인류는식재료를익혀먹었고,이는인류의뇌용량증가에중요한역할을했기때문이다.따라서인간의역사는항상요리와함께했고요리를빼고는인간을논하기힘들다.이런요리가단순히생명유지나잠깐의행복을위한것이라고할수있을까?
저자는요리를그렇게간단히설명해선안된다고말한다.채소한잎,과일하나,농부의시간,도예가의그릇.이것들의존재이유는모두요리로귀결된다.요리는결정체이며종합체다.요리를그저먹고맛보는것으로간주하기보다그너머를바라볼때,요리에는정신이깃들고우리요리가세계인들을즐겁게만들것이라고저자는말한다.결국저자가말하는요리의정신은궁극의세계를추구하는마음이자손님을향한절대적집중,상대방을존중하는마음이다.
▶K-먹방,K-맛집,한국의요리문화이대로괜찮은가
‘먹방’(mukbang)은전세계에서통용되는단어다.다른나라의사전에오를단어가된만큼,먹방은대한민국의대표적인식문화를넘어세계인의문화가되었다.요리를즐기는새로운문화인먹방은요리의본질을잘반영하고있을까?저자는우리방송이송출하는먹방에음식을대하는기본적인자세가결여되어있음을우려한다.지금의먹방은요리의질과미보다는양으로승부하는듯하다.음식을한가득쌓아놓고빠르게많이먹는게가장중요하다.또한출연자들이고기를손에쥐고무자비하게뜯어먹는모습은육식동물의섭취를떠올리게한다.쇼킹한장면을연출해시청률을확보하는것이주목적인것같다.
대한민국은맛집포화상태다.인터넷에맛집이라고검색하면무수한정보가화면을가득채운다.그렇지만어느맛집엘가도플라스틱,멜라민수지양념통같은비슷한그릇을사용한다.손님에게보는맛을제공해주기보다는빠른회전율이목표인것처럼보인다.멋진그릇으로상차림에멋을더해맛집이아니라‘멋집’을추구하는것이진정손님을위한길이아닐까?
우리요리가세계로뻗어나가는지금,요리문화를되돌아봐야한다.먹거리의소중함과요리속의정신을일깨우는방향으로나아갈때라고저자는지적한다.
▶자신만의요리세계를추구한요리인들
이책에서는로산진과임지호요리사의요리정신에대한일화도소개한다.
방랑식객으로유명한임지호요리사가2021년별세했다.임지호요리사와시모임을함께하고,식사대접을받기도했던저자는고인을추억한다.요리를통해임지호요리사는가족과이웃,사랑과정등철학을이야기했다.자연을중시하고,자연에서얻은재료만가지고도최고의음식을만들수있음을설파한그의정신을저자는받든다.“임지호요리사의요리에대한사유는넓고깊으며그는음식의의미를철학적바탕으로풀어냈다.”
기타오지로산진은일본현대요리의혁명을이끈요리사다.그는요리로세상을인식하고,요리를예술을추구한인물이다.그는식재료에대한애정이남달라끊임없이연구했고스스로도예의길을걸으며요리의아름다운옷을만들었다.미각과후각뿐아니라시각촉각,그릇들의소리를더한청각까지오감의식사를목표로요리의도를추구했다.
자신만의요리세계를추구한임지호,로산진요리사를통해저자는요리인이가야할길을보여준다.
▶문학으로음미하는요리
『요리의정신』은요리를새로운방식으로음미한다.바로문학이다.최초의한글조리서『음식디미방』은장계향선생이후손들을위해일흔이넘어서지은책이다.이책을통해한국음식의미래와요리인들이새길만한정신을배울수있다.문호,소동파의시「식저육」은훗날자신의이름이붙게되는음식둥포러우(동파육)를노래한다.그의시에는요리를해본사람만이쓸수있는구절이담겨있다.『메밀꽃필무렵』에담긴아름다운메밀밭풍경은메밀의소중함을일깨우고메밀묵,메밀전병,메밀묵채,메밀싹비빔밥등메밀요리를생각하게한다.노래〈명태〉는이제는우리바다에서자취를감춘명태를불러낸다.한·중·일세나라의문학속에담긴음식의향기,음식에담긴정신을탐미하는즐거움은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