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홍콩 (우리가 ‘홍콩’이라 불렀던 것들의 시작과 끝에 대하여)

사라진 홍콩 (우리가 ‘홍콩’이라 불렀던 것들의 시작과 끝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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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당신이 알고 있던 홍콩은 사라졌다.
우리가 기억하는 ‘홍콩’의 시작과 끝을 찾아서.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홍콩’은 어디서 시작되었고 어떻게 형성되어 왔을까. 홍콩 사회와 홍콩인 정체성 형성에 관심을 두고 30여 년간 홍콩을 연구해온 류영하 교수는 1840년 아편전쟁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홍콩의 정체성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정리한다. 『사라진 홍콩』을 통해 중국과 홍콩의 정체성은 각기 어떤 특성을 갖고 있는지, 왜 두 정체성은 충돌할 수밖에 없었는지, 두 나라 간 갈등의 해법은 있는지 모색해보고자 한다.

1840년 아편전쟁 이후 영국의 통치 아래 만들어진 홍콩의 역사는 1997년 중국으로의 주권 반환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다. 그리고 2020년 6월 발효된 홍콩보안법으로 홍콩 역사는 한 번 더 나누어진다. 홍콩보안법 발효는 중국 입장에서는 골치 아픈 홍콩을 납작하게 만든 신의 한 수였고, 홍콩 입장에서는 통한의 한 수였다. 홍콩보안법 발효 이후 홍콩의 인구 감소와 두뇌 유출 현상이 심화되고 있으며 ‘외국 세력과의 결탁’이라는 죄목으로 활동가들이 체포되고, 인문학 관련 세미나들이 사라졌으며, 홍콩 정체성을 다룬 책의 출판은 중지되었다.
선정 내역
2024 1월 책씨앗 인문교양부문 추천도서
2024 세종도서 교양부문 추천도서
2024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
저자

류영하

저자:류영하
백석대학교중국어학전공교수.한국에서중어중문학과를졸업하고,홍콩에서중국현대문학이론전공으로석사와박사학위를받았다.국립대만대학(國立台灣大學)인문사회고등연구원과미국UC버클리중국학센터방문학자를경험했고,중화민국정부초청으로국립칭화대학(國立華大學)대만문학연구소(대학원)에서한학기동안강의했다.저서로『대만산책』,『방법으로서의중국-홍콩체제』,『홍콩산책』(문학나눔우수문학도서),『중국민족주의와홍콩본토주의』,『홍콩-천가지표정의도시』,『이미지로읽는중화인민공화국』(문화부우수교양도서),『홍콩이라는문화공간』(문화부우수학술도서)등이있으며,역서로『포스트문화대혁명』,『상하이에서부치는편지』등이있고,편저로『중국백년산문선』등이있다.그외논문30여편을발표했다.

목차

프롤로그

1장아편과전쟁과역사
2장주권이양인가?반환인가?
3장영국의홍콩
4장영국인과홍콩인
5장체제와교육
6장지역공동체홍콩의등장
7장일본의통치
8장문화대혁명과홍콩
9장‘홍콩은우리집’
10장일국양제(一國兩制)
11장64천안문민주화운동
12장정체성이란?
13장정체성충돌
14장다시국민만들기
15장정체성재조립

에필로그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그시절우리를매혹했던애매함과남다름의홍콩정체성
‘제3공간.’홍콩의정체성을설명할때빠지지않는개념이다.동양과서양이만나는공간,누구도누구에게사상이나이념을묻지도따지지도않으며선택하라고강요받지않는공간.홍콩이야말로아시아에서가장합리적으로작동하는곳이라고여겨졌다.아편전쟁발발이전까지만해도인구8천명정도의어촌이었던홍콩은1842년부터1997년까지155년동안영국의식민지(일본의통치3년8개월포함)시절을지나며‘남다른’정체성을갖게되었다.영국의지배를받았던홍콩은동양과서양의문화적특성이공존하는곳이었고,홍콩인들의사고방식역시혼종적으로만들어졌다.홍콩특유의애매함과남다름은많은사람들에게홍콩을매력적으로느끼게했다.
그러나중국으로의주권반환을기점으로홍콩인들은자신들의신분을정확하게인식하게되었다.나아가서더이상애매한공간에머무르지않겠다는의지가점점강해졌다.그러나애매한공간에두지않으려는중국의의지역시강했다.중국은중국대로홍콩의‘분명함’을원했고,홍콩역시자신의‘남다름’즉정체성을인정해달라는요구를하기시작했다.중국국가주의와민족주의의식으로철저하게무장된중국인,영국식자유를맛보고스스로‘영국인’이라고생각한홍콩인의갈등은예견된일이었다.중국과홍콩은서로를모르고있었고,알려고하는노력도부족했다.

▶집단기억이만들어낸오늘날홍콩인정체성
저자는『사라진홍콩』에서오늘날홍콩인정체성이몇가지주요한역사적사건들을지나며만들어졌다고말한다.그사건들에대한‘집단기억’이중국과구별되는홍콩인의정체성을만들었다는것이다.우리가홍콩인정체성이라부르는것들은1970년대에집중적으로만들어졌다.1950년,60년대대륙에서벌어지는살벌한정치운동을바라보는홍콩인들에게정치적인안정과자유를누릴수있는홍콩의소중함은더욱크게다가왔다.홍콩(영국)정부는중국전통문화를존중하면서도서구의대표적인가치인자유와법치를추구하는방향으로홍콩(중국)인을통치했다.
1925년상하이에서발생한530참안으로파생된홍콩대파업이장기간지속되자파업에반대하는흐름이생겼고이는강고한중화민족정체성에서이탈하여식민주체인홍콩정부와일체가되는홍콩인정체성을확인시켰다.문화대혁명의영향으로발생한67폭동에서과격해지는좌파시위를목격한홍콩인들은보수화되었고,탈중국화정체성이견고해졌다.1989년천안문사건은문화대혁명에이어중국으로부터홍콩이완전히이탈하게된사건으로홍콩인들의집단기억에남는다.그리고이집단기억은오늘날대륙중국과는구별되는홍콩인정체성을만들게된다.

▶주권반환그이후,홍콩사회와홍콩인은변화하고있다.
아니,변화를요구받고있다.
민주는없고자유만있는사회,그것이바로홍콩식자유였다.정부의규제와간섭을배제하고민간에게맡기는불간섭주의로돌아가던홍콩사회에서1997년이후행정을지배하는것은정치라는사실이새삼확인되었다.중국정부는중국을사랑하는‘애국자’만이홍콩지도자가될수있음을강조했다.2021년4월부터충성서약을거부한129명의공무원에대한해임절차가진행되고있다.
문화대혁명의영향으로홍콩의학교수업에서는정치적인노래,무용,구호등이허용되지않는홍콩교육법(1971년)이공포되어교육이정치로부터의자유를보장받았었다.현재홍콩사회를이끌어가는두뇌는이러한환경에서성장했다.그러나주권반환이후홍콩인들은텔레비전뉴스를시청하기에앞서‘마음과조국은하나’라는국가홍보영상을시청해야했으며2015년중국정부는‘국가안전교육일’을제정했다.2021년부터는초등학교에서부터국가안보에대한교육을받는등홍콩인들의두뇌는완전히다른교육환경에노출되기시작한것이다.

▶우산운동그이후,이제홍콩은어디로가는가.
‘사라진홍콩,새롭게만들어지는홍콩’그길목에서서역사를돌아보다
주권반환2년뒤부터홍콩인들의불만은표면화되기시작했다.1999년부터시작된시위는2003년보안법입법반대시위,2004년보통선거요구시위,2015년중국의밀수꾼을반대하는게릴라시위,2016년경찰과시위대사이에격렬한충돌이일어난‘어묵혁명’등으로이어지며홍콩의정체성을정치적으로결집시켰다.2014년직접선거쟁취를위해홍콩도심을점령한‘우산운동’이79일간전개되었고,2018년대만에서발생한살인사건에서촉발된송환법반대시위로홍콩시민2백만명이거리로나섰다.이시위에서는송환법반대와함께홍콩의민주화를요구되었고,정부가송환법을공식철회했음에도시위는계속되었다.
2020년초전세계를강타한코로나사태는홍콩민주화운동에도영향을미쳤고,2020년6월중국정부는기다렸다는듯이홍콩특별행정구국가보안법을공포했다.홍콩역사는2020년6월30일을기준으로다시나누어진다.그날이후홍콩에서정치적시위는사라졌고,sns에서조차홍콩인들은조용하다.
중국은홍콩을확고한중국정체성으로포섭하기위해,홍콩은자기정체성을수호하기위해노력했다.하지만요지부동인중국정체성에비해홍콩정체성은더욱빠른속도로분화되어갔다.홍콩은이제망한것인가?분명한건우리가알던‘홍콩’은사라졌다.하지만아편전쟁이후새로운홍콩의역사가시작되었듯,어쩌면이전에없던새로운홍콩이시작되고있는지도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