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물이 위험하다 : 과불화화합물을 쫓는 집녑의 르포

먹는물이 위험하다 : 과불화화합물을 쫓는 집녑의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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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물오염을 밝혀낸 집념의 취재기록
과불화화합물 사태로 드러난 시대와 사회의 병폐
영원한 화학물질, 과불화화합물로 오염된 먹는물

한국과 일본에서 과불화화합물로 인한 오염 사례가 끊이질 않고 있다. 2023년 7월 일본의 미군 아쓰기기지 내 저류지에서 잠정 목표치의 18배나 되는 과불화화합물이 검출됐다. 2020년 한국에서는 주한미군기지 5곳의 지하수에서 기준치의 15배가 넘는 과불화화합물이 검출되었다. 2022년 부산에서는 취수장 원수에서 기준치 이상의 과불화화합물이 검출되었으며, 지난 2018년 대구에서는 정수된 물에서조차도 이 화학물질이 165ng이나 검출되었다. 과불화화합물은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문제다.
PFOS・PFOA로 대표되는 과불화화합물의 별칭은 영원한 화학물질이다. 완전히 분해되는 데 수천 년이 소요되기에 붙은 별명이다. 이 물질은 우리 몸에 들어오면 그대로 축적되어 신장암, 고환암, 대장암 등 다양한 질병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 거기다 이 물질은 탯줄을 통해 모체에서 태아로 전달된다. 세대를 넘어 오염이 전해지는 것이다. 과불화화합물의 심각성을 파악한 유럽연합은 2022년 3월 PFAS(PFOS와 PFOA를 포함한 모든 종류의 과불화화합물을 총칭하는 말) 사용 제한을 결정했다. 미국 바이든 정부도 PFAS 및 기타 오염물질 제거에 100억 달러에 달하는 예산을 편성했고, 2023년 3월 사실상 PFAS를 퇴출시키는 규제안을 내놓았다.
아사히 신문의 기자인 저자는 도쿄의 수돗물이 발암성 물질로 오염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혹을 품고 조사를 시작했다. 저자의 취재에 정부기관의 담당자는 “오염은 없다. 수돗물은 안전하니 안심하고 마셔도 된다.”고 답한다. 그러나 의문을 하나씩 풀고 진상을 파헤치는 동안 숨겨져 있던 진실이 조금씩 드러난다. 정부의 부실한 대처, 자신들의 무능함을 숨기기 위한 정부기관의 거짓말, 미군과의 불평등한 협정에 따른 환경 피해, 가려져 있던 오염…. 저자가 밝혀낸 것은 물오염뿐만이 아니라 일본이라는 나라가 안고 있는 위기의 심층이기도 했다.
저자

모로나가유지

저자:모로나가유지

1969년출생했다.1993년「아사히신문」에입사해「주간아사히」편집부,「아사히신문위클리AERA」편집부·사회부·특별보도부를거쳐현재는마케팅전략본부에근무한다.주요저서로미일(米日)간오키나와밀약을다룬《두가지거짓-오키나와밀약1972~2010》과미군정시절일본철도총재시모야마사다노리의실종사건을파헤친《매장된여름-추적,시모야마실종사건》이있다.



역자:정나래

대학에서환경공학을전공했다.대학졸업후에는10년넘게건설회사에재직하면서환경플랜트시설의공정설계업무를담당했다.틈틈이익혀둔일본어덕분에일본협력회사와의사내통·번역업무를도맡으며자연스레번역가의역량을다졌다.현재는번역가로서의미있는지식을옮기는데힘쓰고있다.

목차


머리말

1장영원한화학물질
프라이팬에숨어있던‘폭탄’/‘영원한화학물질’과여섯가지질병/“일본에서는이미다끝난일인걸요”/문제는여전히현재진행형

2장감추어진지하수오염
도쿄는오염되었나/“추적조사가필요하다”/뜻밖의정보/취재거부와정보공개/
5년새농도는2배로/도쿄도환경국의추적조사반대/검게칠한이유/불복심사청구끝에

3장취수중단의충격
지하수는수돗물로사용되고있었다/“오염이발생할일은없습니다”/네군데수원취수정에서취수를중단했다/계기는NHK〈클로즈업현대+〉/도쿄도의임시조사/취수중단의진짜이유/숨겨진또다른진실/비밀주의의함정

4장수질조사는하고있었다
50년전부터다마강에서는/모두게시했다더니/어째서기록이없을까/정면대결/
은폐의기운/“도가지나치네”

5장보이지않는수맥
지하수는어떻게흐르는가/수맥파악의난점/“조사하려면어마어마한돈이듭니다”/
3차원흐름분석

6장오염원을쫓다
두번에걸친오염원조사/‘비행장’은어디인가/소방훈련장을발견하다/
웹페이지에서사라진조사결과/1993년연료누출사고/미군문서에서발견한화살표하나/포소화약제3,000리터누출/보도직후실시한임시조사/50년전취수정목록/오염된모니터링취수정을찾다/화살표하나와동그라미두개

7장무책임의연쇄작용
증거가모였다/책임을돌리는도쿄도/공중에붕떠버린도쿄도의문의/‘포소화약제사용’을인정한미군

8장주일미군지위협정이라는벽
가데나기지내에서과불화화합물이고농도로검출되다/미군측에‘샘플채취’를요청하다/문전박대당한오키나와현/끝내발표하지않은문헌조사결과/미국,차원이다른오염/누락된‘환경’조항/환경보완협정의허점/결정권은미군에/방치된‘출입조사’신청/KISE라는이름의덫

9장미일합동위원회의그늘
행정관과군인의회의/환경성의기지내조사가중단되다/태도를바꾼외무성의정보공개/‘패소’를택하고지킨것/미군의오염조사보고서를공개하지않는외무성/정보확보의지에대한의심/오키나와현의‘지위협정’조사/미군의배상금을떠안다

10장‘공백’의무대뒤
정부,“수돗물수질목표치설정”발표/갑작스러운방침변경/WHO에기준이없는데/
과정을기록한문서는“없음”/전문가검토가시작되다/보고는전국의3%/EPA기준을보고나서/50ng/L의충격/당당하게털어놓는‘공백’/건강에미치는영향을파악하기위한혈액검사를/해외의바이오모니터링

11장바이오모니터링
시작은도코로자와다이옥신오염사건/태동하는후추·고쿠분지조사/혈액채취라는장애물을넘어/아프가니스탄사정에정통한의사/오랫동안마셔온지하수/독일PFOS지침을훌쩍넘긴다섯명/반감기는‘수년’/오사카에서최고농도/힘겹게만난교토대학교명예교수/오염기업다이킨의책임/“미권고치는규칙도아니고규정도아니다”/다마지역에서전수검사를/고이즈미환경상을향한호소/뒤처지는일본

12장번져가는오염
묻혀있던연구성과/“데이터는공개할수없다”/검게칠한데이터/“언론사에서나오셨으니기사라도나면······”/먹는물취수정의농도가밝혀지다/고농도가검출되었지만취수를멈출수도,알릴수도없다/전용상수도에서도고농도검출/이온분석으로오염원을찾다/물순환기본계획/제자리걸음걷는PFOS폐기/타산이맞지않는폐기비용

마지막장오염과은폐
보이지않는과거/거듭된거짓말/데이터를버렸을리없다/다마수와세지자체/
왜숨긴걸까/수질관리담당과장이내린공개불가결정/신뢰도검증없이공개불가로/왜공개하기로한걸까/정보공개결정에착오가있었던이유/어디까지나공개부적합데이터/고쿠분지시환경대책과장의승진/실종된주체성

맺음말
역자후기

과불화화합물(PFAS)규제를둘러싼세계주요움직임
참고문헌(각장끝표기내용제외)
저자기사일람

출판사 서평

정부의부실한대처와행정기관의불투명성

과불화화합물의심각성을제시하는논문이여럿발표되고오키나와와도쿄의주일미군기지와얽힌과불화화합물오염이심심치않게보도됐지만일본정부는오랫동안과불화화합물의수질관리기준설정을미뤄왔다.인체에미치는영향이불분명하다는이유였다.마땅한기준이없으니지자체는조사하지않고,조사하지않으니실태를파악하지못했다.‘모르니조사하자’가아니라‘모르니가만히있자’는심산이다.

2019년6월일본정부는그동안유보했던과불화화합물수돗물수질목표치설정을검토하겠다고밝힌다.저자는급작스러워보이는정책변경의배경을알아내고자정부기관의담당자를방문해묻는다.담당자는미국EPA에서도과불화화합물에대한권고치를강화하고유럽식품안전청에서도주간섭취허용량을발표했기때문에방침을변경했다고답한다.그러나EPA가권고치를강화한것은3년전인2016년이고유럽식품안전청이과학적의견서를발표한것은이미1년전의일이었다.이해할수없는대답에저자는‘정보공개청구’를통해목표치설정판단까지의과정이적힌문서를요구하지만‘문서없음’이라는답변이돌아온다.눈을의심케하는문구앞에서저자는행정기관의불투명성을여실히느낀다.

공익을위해물오염을집요하게파헤친,투철한기자정신

과불화화합물과물오염을추적하며저자는여러차례정부기관을방문하며자료를요청하고담당자와면담했다.연이은취재거부는물론이고애써받은서류에는“업무에지장을초래하므로밝힐수없다”는이유로먹칠이되어있기도했다.그러나저자는굴하지않고진상이드러날때까지조사를이어나갔다.그가과불화화합물과관련된물오염사태를조사하며신청한정보공개청구건수는100건이넘는다.

기자의취재과정을기록한책이출간된이후요코타기지가있는다마지역에서는시민을대상으로한과불화화합물혈중농도검사가재차진행되었고결과적으로일본국민평균치의2.4배에달하는수치가확인되었다.2023년7월에는도쿄도가요코타기지내에서과불화화합물유출사고가있었다는사실을공식적으로인정했다.그동안과불화화합물로인한지하수의오염도,오염원의정체도외면해왔던도쿄도가비로소현실을직시하려고하고있다.

저자가지난한취재과정을포기하지않은이유는일본사회를지탱하는토대가무너지고있는지도모른다는위기감때문이었다.공문서를다루는행정기관의폐쇄성과기록을경시하는태도,정책의전제라고할수있는조사와데이터의부재혹은위장,논리적인근거없이상황에따라자의적으로내려지는결정,다른나라뒤를쫓는사이잃어버리고만주체성,시민들을향한설명을외면하려는책임회피,그리고이에따라발생하는공백…….

저자가느낀위기감에서한국독자들도자유로울수없다.책에담긴일본사회는어쩌면한국사회를비추는거울일지도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