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으로인한깊은상처
아스라이전해지는희망과치유
요한은전쟁발발후첫번째겨울에포로가되었고,폭격으로정신을잃고눈속에파묻혀있다가미군들에게발견되었다.이때문에수용소를관리하는미국인들은그를‘스노우맨’이라고불렀다.요한이남쪽으로향하는열차속에서본피난민가족은전쟁의폐허속에서필사적으로생필품을찾으려고눈속을헤집는스노우헌터스즉,'눈사냥꾼들'이었다.브라질에서살아가며요한은고향과전쟁의기억을종종마주하고,때로는그에압도된다.
요한의일상을잠식한전쟁의후유증은재단사기요시,정원사페이쉬,거리의아이들등브라질에서만난이들로인해점차옅어진다.이들의친절한과묵속에서요한은머뭇거리지만정확한지점을향해서서히나아간다.소설을읽으며독자들은요한이회복을향해나아가는여정을함께하게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이스라엘-하마스간의갈등이심화되고전쟁으로인한피해자는여전히늘어나고있는지금.사라지지않는전쟁으로인해슬픔과무기력을느끼는독자들에게『스노우헌터스』는위로와함께아스라한희망을건넨다.
한국전쟁후제3국으로향한북한군포로요한,
그리고『광장』의이명준
그겨울,비가내릴때,그는브라질에도착했다._p.15
요한은비가내리는겨울,바다를건너브라질에도착한다.북한도남한도아닌중립국,‘브라질’에도착하면서서사가시작되는『스노우헌터스』는『광장』의이명준을떠오르게한다.이명준은중립국을선택하며좌우이념의체계를넘어‘중립’이라는새로운선택지와비전을제시했지만한반도를떠나인도를향하던도중에선박에서투신자살한다.이명준이포기한중립또는제3국의삶이어떠할지궁금해하던독자들은요한을통해그삶의가능성을경험할수있을것이다.
요한의기억속전쟁터와포로수용소는눈이흩날리는한겨울이자밤의세계이다.그런그에게브라질,즉중립국의미래는태양이강렬한곳,‘더이상밤이없을것같은’세계이다.전쟁의상처와고통이남아있는그의마음속에는여전히차가운겨울이존재하지만,브라질에서그는따뜻한환대와희망을체험하고점차과거의그림자에서벗어난다.이처럼『스노우헌터스』는한국전쟁문학사의계보속에서새로운선택지를제시하며중요한서사로자리매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