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틀린 한국 의료 : 의대 정원 너머 ‘진짜 보건의료 문제’ 취재기

뒤틀린 한국 의료 : 의대 정원 너머 ‘진짜 보건의료 문제’ 취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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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지역의료 붕괴, 필수과 인력 부족, 소아과 오픈런…
무너진 대한민국 의료를 취재하다
▶ 의대 정원 논란, 그 속에 감춰진 진짜 문제
2024년 2월 6일 정부는 의사 인력 확보를 이유로 향후 5년간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 발표했다. 이에 의대 교수와 전공의는 사직서를, 의대생은 휴학계를 제출하며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의대 증원이 의사 집단과 한국 사회의 갈등으로 커진 지금, 김연희 저자는 갈등 이면의 의료 문제를 파고든다.
지역의료 붕괴, 필수과 인력 부족, 공공병원의 존폐 위기. 한국 의료의 추락은 계속되고 있다. 의료 개혁을 위해 의대 정원 확대는 필요조건이다. 그러나 다른 제도의 뒷받침이 없다면 실효성을 얻지 못할 것이다. 저자는 여러 의료 종사자와 환자의 목소리를 들으며 논쟁적인 보건의료 이슈의 해답을 찾고 의료 개혁을 위한 질문을 던진다.
‘1장 의대 정원에 감춰진 문제’에서는 의대 증원이 엄청난 갈등을 불러오게 된 배경을 살피고 시민을 지키는 진짜 ‘의료 개혁’의 조건을 따진다. ‘2장 한국 의료계가 처한 위기’에서는 응급실 뺑뺑이, 소아과 오픈런, 국민건강보험 재정, 공공병원 위기 등 수면 위로 떠오른 사건을 파고 들어가 한국 보건의료에 닥친 위기의 본질을 드러낸다. ‘3장 의료의 최전선을 지키는 사람들’에서는 필수의료·지방의료·공공의료 등 흔들리는 의료 현장에서도 길을 모색해나가는 이들을 인터뷰했다.

▶ 응급실 뺑뺑이, 그 원인을 추척하다
위급한 환자가 수용 가능한 응급실을 찾지 못해 사망하는 사례가 목격되고 있다. 이러한 비극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한국 사회가 직면한 의료 문제이다. 응급환자의 목숨을 살리는 응급실의 문턱은 왜 높아지게 되었을까. 여기에는 상급종합병원으로 몰리는 환자, 필수의료과의 인력 부족, 의료 인프라와 시스템의 미비 등 복잡한 여러 문제가 중첩되어 있다. 이는 비단 응급실 문제만이 아니다. 어린아이를 돌보는 보호자들도 비슷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으며 ‘소아과 오픈런’은 이미 사회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한편,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폐업하는 소아과의원이 늘어나고 있다.
문제의 책임을 따지는 사이, 시민들의 건강권은 위협받고 있다. 저자는 흔히 문제의 원인으로 지적되는 저수가 구조나 의사 수 부족 등 단편적인 진단을 넘어서 복합적인 원인을 설명하고 이를 통해 보건의료제도의 이해를 높이고자 한다. 더불어 ‘사람 살리는’ 의사를 늘리기 위한 논의가 선행되어야 함을 지적한다.

▶ 국민건강보험은 우리를 지킬 수 있는가
한국의 국민건강보험(건보)은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사회보장제도 중 하나이다. 그러나 본격화되는 고령화와 보장성 확대로 건보 지출이 늘어남에 따라 건강보험의 지속성이 위협받고 있다. 저자는 행위별 수가제를 골자로 설계돼 의료 이용량을 늘리는 ‘무한증식 루프’가 한국 보건의료시스템에 내재돼 있으며, 근본적으로 이러한 구조가 건보의 지속가능성을 해친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이는 건강보험뿐만 아니라 의료 공급자, 의료 이용자 역시 책임을 나누어지어야 풀 수 있는 문제이다. 사회 전체 비용은 늘어나고 있으나 노인들이 받는 의료의 질은 떨어지고 있다. 세분화되어 있는 의료시스템 속에서 노인들은 알맞은 진료과목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저자는 노년기의 건강한 삶을 위해 노인의학 노년내과 등 노년의 건강을 통합적으로 돌보는 접근이 의료계에 정착되어야 함을 취재를 통해 보여준다.
지역의료 역시 공공병원의 존폐 위기와 맞물려 낭떠러지 앞에 있다. 인천의료원, 포천병원, 국립중앙의료원 등의 공공병원은 코로나19 대응에 동원되었고 이들의 노력으로 감염병 사태는 진정되었다. 공공병원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의료 취약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계속된 환자와 의료진 이탈을 극복하지 못해 운영난에 처해 있으며 정부는 민간 병원으로의 진입을 유도하고 있다. 필수의료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공공병원이 중요하다. 수도권에 집중된 빅5 병원의 분원으로는 지역에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
이처럼 대한민국 의료 산업은 고도로 발달된 동시에 심각한 양극화 구조를 보인다. 책은 이와 같은 실태를 낱낱이 보여주며 정책의 우선순위를 따진다. 보건 의료 시스템 개혁은 한국 사회의 미래와 맞닿아 있다. 저자는 공적시스템이 제대로 가공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관심과 연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얽히고설킨 문제를 하나씩 풀어놓는다.

▶ 그럼에도 한국 의료가 유지되는 이유
한국 의료계는 내재된 수많은 문제에도 불구하고 여러 사람의 희생과 노력으로 유지되고 있다. 전공의 집단 사직서 제출 뒤에는 제대로 된 법적 보호가 없음에도 환자를 위해 뛰어다니는 PA 간호사(Physician Assistant, 의사 보조)가 있고, 의료 취약 계층과 의료 소외 지역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의사, 밤낮없이 수술실을 지키는 바이탈과 전공의가 있다. 저자는 3장에서 이러한 사람들을 인터뷰하여 그들의 헌신과 문제의식을 밝힌다. 개인의 희생으로 지탱되는 시스템은 건강하지 않다. 의대 정원으로 모든 관심이 의료계에 집중된 지금, 우리 모두는 기본적인 사회안전망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이 책이 의료 개혁 문제에서 시민들의 참여를 보장하는 또 하나의 토론장이 되길 바란다.
저자

김연희

저자:김연희
인천에서태어나일곱식구사이에서복작대며자랐다.2015년부터시사주간지<시사IN>에서일하고있다.대학에서경제학과를다녔지만경제팀을제외한사회팀·정치팀·기획취재팀·문화팀에서기자생활을해왔다.‘최저임금으로한달살기’,‘박근혜전대통령국정농단사건’,‘사법농단의혹판사열전’등을보도했다.2020년코로나19팬데믹을계기로느닷없이과학과보건의료분야취재에발을디디게되었는데의외로적성과보람을발견하는날들이었다.흔히전문가의영역이라고빗장이걸려있는이슈를파고들어가다보면,궁극적인해법은정치와사회,공동체의선택에달려있음을깨닫곤했다.손쉬운답을찾기보단얽히고설킨문제를정직하게따라가며독자들이이해할수있는언어로풀어내는기사를쓰려고노력중이다.공저로『이런시급6030원』(북콤마,2015)이있다.‘제49회한국기자상취재보도부문’‘제298회이달의기자상기획보도신문·통신’등을수상했다.

목차


들어가는글-그구급차가어젯밤거리를떠돈이유

1장의대정원에감춰진문제
1‘의대증원’이라는관문
2의사수만늘리면모든문제가해결될까
‘사람살리는의사’를늘리기위해서는
의대정원늘어나면‘누가의대에가야할까’
3의사가바라본의대문확장의진실
의사들은왜정부를불신하게되었나?
나는‘건강한’의대증원을바라는의사입니다
4의대정원논란속소외된자들
PA간호사의외침“우리가다떠안고죽는다”
“온몸에멍이드는데10일뒤혈소판예약도막혀”

2장한국의료계가처한위기
1무질서한의료시장,구급차는오늘도거리를헤맨다
수도권6600병상이온다,지역의료붕괴가가속화된다
10대응급환자사망사건,그소녀는왜목숨을잃었나
2소아청소년과에들어온비상신호
모두의피를말리는‘소아과전쟁’
어젯밤,우리아이가응급실을찾지못한이유
소아필수의료지형도,지역은더빨간불
3고령화에무방비로노출된한국의료
고령화의해일에서건강보험을지키려면
노인을위한의료는없다
4외면당하는공공병원
헌신의대가로수렁에빠진공공병원
“윤석열정부에선‘공공병원’이란단어가사라졌다”

3장의료의최전선을지키는사람들
126년차소아과의사의‘작심고언’:신천연합병원소아청소년과전문의김정은
2WHO를뒤로하고시골로간의사:강원도평창군보건의료원장박건희
3공공병원이미래가되려면:경기도의료원안성병원장임승관
4나는왜기피과를지원했나:흉부외과레지던트오수지
5한국의료의진정한‘진일보’를위해:국립중앙의료원원장주영수

나가는글-‘건강한’미래를만드는길

출판사 서평

지역의료붕괴,필수과인력부족,소아과오픈런…
무너진대한민국의료를취재하다

의대정원논란,그속에감춰진진짜문제
2024년2월6일정부는의사인력확보를이유로향후5년간의대정원을2,000명늘리겠다발표했다.이에의대교수와전공의는사직서를,의대생은휴학계를제출하며반대의사를표명했다.의대증원이의사집단과한국사회의갈등으로커진지금,김연희저자는갈등이면의의료문제를파고든다.
지역의료붕괴,필수과인력부족,공공병원의존폐위기.한국의료의추락은계속되고있다.의료개혁을위해의대정원확대는필요조건이다.그러나다른제도의뒷받침이없다면실효성을얻지못할것이다.저자는여러의료종사자와환자의목소리를들으며논쟁적인보건의료이슈의해답을찾고의료개혁을위한질문을던진다.
‘1장의대정원에감춰진문제’에서는의대증원이엄청난갈등을불러오게된배경을살피고시민을지키는진짜‘의료개혁’의조건을따진다.‘2장한국의료계가처한위기’에서는응급실뺑뺑이,소아과오픈런,국민건강보험재정,공공병원위기등수면위로떠오른사건을파고들어가한국보건의료에닥친위기의본질을드러낸다.‘3장의료의최전선을지키는사람들’에서는필수의료·지방의료·공공의료등흔들리는의료현장에서도길을모색해나가는이들을인터뷰했다.

응급실뺑뺑이,그원인을추척하다
위급한환자가수용가능한응급실을찾지못해사망하는사례가목격되고있다.이러한비극은단순한사고가아니라한국사회가직면한의료문제이다.응급환자의목숨을살리는응급실의문턱은왜높아지게되었을까.여기에는상급종합병원으로몰리는환자,필수의료과의인력부족,의료인프라와시스템의미비등복잡한여러문제가중첩되어있다.이는비단응급실문제만이아니다.어린아이를돌보는보호자들도비슷한어려움을호소하고있으며‘소아과오픈런’은이미사회현상으로자리잡았다.한편,이러한상황속에서도폐업하는소아과의원이늘어나고있다.
문제의책임을따지는사이,시민들의건강권은위협받고있다.저자는흔히문제의원인으로지적되는저수가구조나의사수부족등단편적인진단을넘어서복합적인원인을설명하고이를통해보건의료제도의이해를높이고자한다.더불어‘사람살리는’의사를늘리기위한논의가선행되어야함을지적한다.

국민건강보험은우리를지킬수있는가
한국의국민건강보험(건보)은전세계적으로인정받는사회보장제도중하나이다.그러나본격화되는고령화와보장성확대로건보지출이늘어남에따라건강보험의지속성이위협받고있다.저자는행위별수가제를골자로설계돼의료이용량을늘리는‘무한증식루프’가한국보건의료시스템에내재돼있으며,근본적으로이러한구조가건보의지속가능성을해친다는사실을지적한다.이는건강보험뿐만아니라의료공급자,의료이용자역시책임을나누어지어야풀수있는문제이다.사회전체비용은늘어나고있으나노인들이받는의료의질은떨어지고있다.세분화되어있는의료시스템속에서노인들은알맞은진료과목을찾지못하고있다.저자는노년기의건강한삶을위해노인의학노년내과등노년의건강을통합적으로돌보는접근이의료계에정착되어야함을취재를통해보여준다.
지역의료역시공공병원의존폐위기와맞물려낭떠러지앞에있다.인천의료원,포천병원,국립중앙의료원등의공공병원은코로나19대응에동원되었고이들의노력으로감염병사태는진정되었다.공공병원은국가나지방자치단체에서운영하는곳으로의료취약지에서중요한역할을한다.그러나코로나19이후계속된환자와의료진이탈을극복하지못해운영난에처해있으며정부는민간병원으로의진입을유도하고있다.필수의료를안정적으로제공하기위해서는지역의공공병원이중요하다.수도권에집중된빅5병원의분원으로는지역에적절한의료서비스를제공할수없다.
이처럼대한민국의료산업은고도로발달된동시에심각한양극화구조를보인다.책은이와같은실태를낱낱이보여주며정책의우선순위를따진다.보건의료시스템개혁은한국사회의미래와맞닿아있다.저자는공적시스템이제대로가공하기위해서는시민들의관심과연대가필요하다고주장하며얽히고설킨문제를하나씩풀어놓는다.

그럼에도한국의료가유지되는이유
한국의료계는내재된수많은문제에도불구하고여러사람의희생과노력으로유지되고있다.전공의집단사직서제출뒤에는제대로된법적보호가없음에도환자를위해뛰어다니는PA간호사(PhysicianAssistant,의사보조)가있고,의료취약계층과의료소외지역을위해고군분투하는의사,밤낮없이수술실을지키는바이탈과전공의가있다.저자는3장에서이러한사람들을인터뷰하여그들의헌신과문제의식을밝힌다.개인의희생으로지탱되는시스템은건강하지않다.의대정원으로모든관심이의료계에집중된지금,우리모두는기본적인사회안전망을지키기위한노력을계속해야한다.이책이의료개혁문제에서시민들의참여를보장하는또하나의토론장이되길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