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걷는 슬픔을 지날 때 - 산지니시인선 22

못 걷는 슬픔을 지날 때 - 산지니시인선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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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 존재와 생명을 노래하는 시인, 신진의 열한 번째 시집 출간 ●
스쳐 지나가는 것들로 점철된 세상을 통탄하며
공생공락하는 공동체를 염원하다

1974년 시문학의 추천으로 문학 활동을 시작하여 등단 50년을 맞는 신진 시인이 5년 만에 신작 시집을 출간한다. 신진 시인의 열한 번째 시집인 『못 걷는 슬픔을 지날 때』에는 표제작 「못 걷는 슬픔을 지날 때」를 포함하여 49편의 시가 수록되었다. 동아대학교 한국어문학과 명예교수인 신진 시인은 50년 작품 활동을 통해 치열한 현실과 맞서면서 자연과 하나 됨, 더불어 살아가는 세계를 추구해왔다.
우리는 스쳐 사라지는 일들로 가득한, 경험이 사라지는 시대에 살고 있다. 진정한 경험이 사라지고, 모든 경험이 상품을 소비하듯 만드는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 시 또한 경험의 시가 줄어들고 수사와 상상력으로 채워진 언어로 소비되는 경향이 있다. 신진 시인은 경험을 강조하는 시인이다. 일상의 순간을 구체적인 언어로 포착하고, 삶의 철학을 역설의 단어로 풀어낸 시를 통해 진솔한 깨우침을 독자에게 전한다.
저자

신진

저자:신진
1974년이원섭,김남조시인에의해『시문학』추천을받고활동.문학박사(성균관대).전원문학회,목마시동인,얼토시,문학인길벗외동인활동.
시집으로『목적있는풍경』,『장난감마을의연가』,『멀리뛰기』,『강(江)』,『녹색엽서』,『귀가』,『미련』,『석기시대』.시선집으로『풍경에서순간으로』,『사랑시선』등.
논저로『우리시의상징성연구』,『한국현대시읽기』,『창작문학론강의』,『한국시의이론』,『차이나는시쓰기-차유의시론』외다수.
창작동화『낙타가시꽃의탈출』,동화집『반려인간』,귀촌에세이『촌놈되기』외공저다수.
시문학상,한국광역시문학상대상,봉생문화상,부산시인협회상본상,부산시문화상,설송문학상,낙동강문학상,문덕수문학상등수상.
현동아대학교한국어문학과명예교수.

목차


시인의말하나

제1부
수평잡기|비우지마라|오른손잡이의오류|못걷는슬픔을지날때|모르는게아는것이다|그리운못난이|설악산가을‘명상의길’|단풍구경|초짜전문마을|엄광산소나무의안목(眼目)|수제비|기러기와오리|가을야구장|시쓰지마라|아침|허공

제2부
이승의일|꿈속경주(競走)|하나목숨|사랑과증오|웃음치료|개꿈을품다|허접쓰레기|간사(奸邪)|좁쌀영감|내지인(知人)|자식작목반|집에가기|결장암수술대위의홍매(紅梅)|건강을위하여|달리도(達里島)칠게장|복많았네

제3부
스승|나는나쁜인간이좋다|나이아가라를그리며|집게의집|차마고도|가젤의낙원|개같은시|낚시세상|봄걱정|택배|자아실현|국립묘지에서|시소|소리질러요|속삭임|길을잃고헤매었던이

제4부
장시혁명본색

해설:경험시와역설_구모룡문학평론가

출판사 서평

●존재와생명을노래하는시인,신진의열한번째시집출간●

스쳐지나가는것들로점철된세상을통탄하며
공생공락하는공동체를염원하다
1974년시문학의추천으로문학활동을시작하여등단50년을맞는신진시인이5년만에신작시집을출간한다.신진시인의열한번째시집인『못걷는슬픔을지날때』에는표제작「못걷는슬픔을지날때」를포함하여49편의시가수록되었다.동아대학교한국어문학과명예교수인신진시인은50년작품활동을통해치열한현실과맞서면서자연과하나됨,더불어살아가는세계를추구해왔다.
우리는스쳐사라지는일들로가득한,경험이사라지는시대에살고있다.진정한경험이사라지고,모든경험이상품을소비하듯만드는자본주의사회에살고있다.시또한경험의시가줄어들고수사와상상력으로채워진언어로소비되는경향이있다.신진시인은경험을강조하는시인이다.일상의순간을구체적인언어로포착하고,삶의철학을역설의단어로풀어낸시를통해진솔한깨우침을독자에게전한다.

시는세상모든곳에널려있다
시,가장구체적인삶의과정이자경험의표현
「시쓰지마라」,「개같은시」,「허접쓰레기」와같은‘시에대한시(meta-poem)’에서는시인의시론과시적지향이잘드러난다.

시쓰려거든/시쓰지마라//시는이미/사방에널려있다//시를쓰노라면/시를날리고마느니//시를쓰겠다면시를버려야하고/시를만나자면시를잊어야한다//(「시쓰지마라」중)

시인은‘시는이미/사방에널려있다’라고말하며‘시’란자연과사물과소통하는삶의양식임을강조한다.「개같은시」와「허접쓰레기」에서는“AI챗견종/그런시들이넘쳐나고있다”라고우려하고,“놀고자빠지고처박고미끄러지는환상언어의/신통방통한시가녹내장의눈을반짝거리고있다”라고비판한다.잘다듬어진매끄러운언어로채워진시의언어들이마치‘녹내장의눈’처럼삶의진실을제대로바라보지못한다는것이다.

반가워서짖고같이놀자고짖고끌러달라며짖고/가만있는보름달보고짖고똥파리덥석잡아삼키고//반가우면달려들어남의옷다버려놓는개새끼!/그런개같은시가그립다(「개같은시」중에서)

시인은“반가우면달려들어남의옷다버려놓는개새끼”라는표현으로자발적인생명의의욕을의미하는‘개같은시’를쓰고싶다고말한다.시인의시가자연과사물의생명성에기반하고있으며그러한경험의시를지향하고있음을보여준다.

난폭한현실을풍자하고시와시인의위치를다시생각하다
일상을섬세하게포착하며공존과평등을지향하는노경의철학을말하다
12장으로구성된장시「혁명본색」에서시인은난폭한현실을비판하지만마침내‘비관할수없는희망’을찾아낸다.이장시를통해시인이인식한인간상,세계관,현실과미래전망을서술한다.이장시는6.25당시부산범천동에서태어난시인의유년의기억인“미군매형에게초콜릿을조르던/동네친구의아슬아슬한평화”로부터시작한다.혁명조차‘상품’으로전락한현실에서회의와비관을벗어나기힘들고,시인이나학자,법률가나정치지도자모두요령을부리는‘건달들의세상’이되었다고통탄한다.진정성의경험과감각이사라진,허상만남은세계를회의적으로바라본다.사회와가족에이르기까지공동체적희망이사라졌다는것이다.시인은자본과문명이세계를지배하기이전,평등하고서로돕고배려하며환대하는인간상을그리워하며“그방가는문아직있을까?”라고거듭묻는다.
“기침이열흘을넘긴”아내의이야기나황사가심하여‘개집단속’을해야하는(「봄걱정」)일상의사소한염려부터시인자신이수술대위에서‘홍매’를떠올렸던(「결장암수술대위의홍매」)삶의중대한사건까지시인은지속적으로일상의경험을섬세하게붙잡고시의언어로표현해낸다.「오른손잡이의오류」에서는공존과평등의가치를다시환기하며,「못걷는슬픔을지날때」에서는“비맞지않는자어디있더냐”라고물으면서공감과공존의삶을제안한다.시인은「허공」,「하나목숨」,「꿈속경주」,「나이아가라를그리며」,「수제비」,「건강을위하여」,「달리도칠게장」,「이승의일」,「개꿈을품다」,「좁쌀영감」의작품에서나이듦에대한시적사유를드러낸다.‘웃는일이우는일’이었고(「단풍구경」)‘중심이허공’이라는(「허공」)노경의역설은구체적인경험에서비롯된노년의진솔한깨우침을들려준다.

평생내손가락먼곳을가리켰으나/그곳에이른때없고//평생내손가락꼭대기를가리켰으나/그곳에오른적없고//평생내손가락나를가리켰으나/그에도닿은적없다//죽어서는지구의중심을가리키리라/이번에는그중심/허공에가닿으리라(「허공」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