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학습, 한나 아렌트의 사유방식 (개정판)

탈학습, 한나 아렌트의 사유방식 (개정판)

$19.80
Description
정치 철학가 한나 아렌트가 탐구한 새로운 사유방식
이제까지 알고 있던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 새롭게 ‘탈학습’하라
한나 아렌트는 어떻게 나치주의라는 세상과 사람에 대한 기존의 생각과 전승되어온 관념으로부터 빠져나와 자신만의 독자적인 언어를 가질 수 있었을까? 네 가지 키워드로 한나 아렌트의 사유가 거쳐온 길을 탐색하는 『탈학습, 한나 아렌트의 사유방식』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한나 아렌트가 기존에 학습된 사고와 관념의 틀에서 벗어나 지적 자유를 얻고자 탐구한 ‘탈학습(unlearning)’에 주목한다. 그리고 웃음, 번역, 용서, 연극이라는 네 개의 주제를 통해 아렌트의 사유의 방식을 파헤친다.
20세기 초 유럽 사회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으로 폐허가 되었고, 히틀러의 유대민족 말살 정책은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겨주었다. 아렌트 역시 자기의 민족에게 일어난 끔찍한 학살에 고통스러워했다. 유대인 학살을 지휘했던 아돌프 아이히만이 이스라엘에서 전범 재판을 받게 되었을 때, 아렌트는 『뉴요커』의 취재 의뢰를 받고 아돌프 아이히만의 재판과정을 기사로 작성하기로 한다. 취재 전에는 아렌트 역시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유대민족 말살 정책에 앞섰던 아이히만을 악마나 괴물로 생각했다. 그러나 나치 전범 아이히만을 마주한 아렌트는 혼란에 빠진다. 아이히만은 지극히 평범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아무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아이히만을 악마로 간주했을 때, 아렌트는 이와 대조적으로 아이히만에게서 ‘악의 평범성’을 발견한다.
아렌트가 기존의 사고와 관념에서 어떻게 자유로워졌을까? 자신에게 일어난 시대적 혼란을 어떻게 허용했을까? 익숙했던 사고방식에서 새롭게 탈학습하는 그녀의 사유방식은, 생각하기를 포기했던 아이히만과는 정반대에 있었다. 이 책에 묘사된 네 가지 주제를 통해 틀에 박힌 상투적 표현과 편견에서 벗어나고자 한 새로운 아렌트를 만나보자.
저자

마리루이제크노트

마리루이제크노트(MarieLuiseKnott)
프리랜서기자,번역가,작가로독일베를린에서활동하고있다.오랫동안여러출판사에서편집자로일한경력이있는크노트는독일판〈르몽드디플로마티크(LeMondeDiplomatique)〉를설립하고편집장을역임했다.예술과문학을주제로다수의글을출판하였고,한나아렌트에관한편저『한나아렌트-시인에게진실을갈구하다(VondenDichternerwartenwirWahrheit)』와『한나아렌트와게르숌숄렘,서신교환,1939-1964(HannahArendt/GershomScholem,DerBriefwechsel,1939-1964)』등을출판하였다.

목차

서문

웃음_이해불가한상황에맞서
인간에대한확신/한나의책/아이히만과‘당돌한반어법’/사유의숨고르기/건강에좋은횡격막의움직임/개념없는행동/웃음의성과

번역_‘탁월한우회로’
미국의공론장에들어서다/혼성의축제/낯선곳에서온소녀/거듭된탈바꿈/“네가우리에게와줘서,정말다행이야”

용서_설명할수없는현실을설명하려는사투
한개념이정립되기까지/전후의딜레마/빈캔버스/1950-용서는없다!/1953-한때공산주의자였으나계속그런것은아니다/1958-자유,심경의변화/1961-결속/베노폰비제/탈학습,배운것을새롭게재해석할의무

연극_무대로서의세상,공간으로서의텍스트
새로운것을말하기/“인용은곧만남이다”/어긋남/페르소나레/거실/예행연습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웃음,번역,용서,연극
네가지주제로한나아렌트의사유방식을파헤치다

한나아렌트가예루살렘에서아이히만의재판이시작되기전그의보고서를읽으면서보인가장첫반응은‘웃음’이었다.한나아렌트에게서이웃음은무엇을의미하는가?무엇보다즉흥적인웃음은세상의제약과단단히묶인사회적관습에서자유와주권을확보하는데가속도가붙게한다.아렌트에게웃음은“암울한시대의경직된사고에새로운전환을가져오게하고,이것은곧해방과자유의영토에”이르게하는것이다.아렌트에게아이러니가섞인유머란실제있는그대로의사실을바라보는데방해가되는자신의습관이나편견과거리를두고자선택한하나의방법이었다.
독일어를모국어로썼던아렌트가미국으로망명한후영어로집필했을때생각의간극은없었을까?두번째장에서는독일어와영어,두언어로집필했던아렌트에게‘번역’이란무엇이었을지답을찾아가는과정을그렸다.1958년에출판된아렌트의대표작『인간의조건(TheHumanCondition)』이‘비타악티바(Vitaactiva)’라는제목으로1961년독일어로출간되는데는3년이걸렸다.영어판을다시독일어판으로출간하기위해서아렌트에게는사유의전환이필요했다.이장에서저자는영어로쓴저작을독일어로번역하며고통을겪었던아렌트의인간적인모습부터두언어의차이에담긴아렌트의문화적배경등을다룬다.
유대인말살정책을펼친독일을용서하기는쉽지않다.세번째장에서는아렌트가정치이론에서시도한탈학습의중심개념중하나인‘용서’에대해논의한다.1950년의『사유의일기』에는용서라는개념이이웃에대한사랑이라고하는기독교의전통에따라구현됐다.이후아렌트는용서의개념에대해새롭게깊이탐구하는시간을갖게된다.그녀의저서『사유의일기』를비롯해『인간의조건』영문판과독일어판에용서의강조점이다름을발견할수있다.“용서는죄악을잊지않되저지른죄악으로부터미래에끼치는영향력을”없애기위함이라고말한것처럼용서에대한새로운개념에아렌트의정치적성찰이담겨있음을읽을수있다.
마지막장은‘연극’에대해다룬다.세상을무대로,텍스트를공간으로상상함으로써읽기는그자체로행동의리허설이된다.아렌트는과장을좋아했다.이미알려진것을뛰어넘는언어의과도함은극적인표현을통해익숙한궤도를따르는사유방식을새로운모험속에빠뜨리도록한다.아렌트에게생각하고쓰는일은낯선세계를만나고완전히새로워지는것을의미한다.특히문학가나예술가의글을읽고인용하면서도자신의상상력을동원해작가들과함께부조리한오늘의현실에대해논쟁하며,‘진정한’그리고‘새로운’해결책을찾아나섰다.이렇듯아렌트는과거의텍스트에서도이질적인‘목소리들’과만나새로운해석에접근하는‘탈학습’을시도한다.

▶새롭게만나는한나아렌트의사상과사유

철학과정치를논할때여전히큰영향력을발휘하는한나아렌트.지난세기의폭력과권력은꾸준한비판속에서도여전히답습되고있는안타까운현실앞에서아렌트의사상과사유의방식은여전히유효할뿐만아니라,오히려더욱요청되고있다.저자는아렌트의독특한사유방식에접근하기위해그녀의저작들과편지,강연에서했던말,공개되지않은기록등을총망라하여살펴보았다.사상가로서아렌트뿐만아니라유대인으로서미국에망명해서살아야했던개인의삶도엿볼수있다.이책은기존에만났던아렌트와는다른충격과신선함을안겨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