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장의 페미니즘

작업장의 페미니즘

$20.00
Description
▶ 충돌하는 노동자성과 여성성 사이에서 갈등하며
남성 중심 작업장과 노동조합에서 분투하는 여성들을 만나다
건설, 철도, 물류, 자동차 공장… 모두 남성 노동자의 수가 여성 노동자의 수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남초’ 사업장이다. 이러한 사업장은 일반적으로 거칠고 위험한, 남성의 공간으로 인식되기 쉽다. 그러나 이곳에도 여성들이 있다. 소수이지만 남성 중심 작업장에도 여성 노동자들이 존재하고, 현장에서 더 나은 조건 아래 일하기 위해 권리를 외치는 여성활동가들이 존재한다.
남성 노동자들은 여성이 자신들의 사업장에 들어오는 것을 ‘침입’으로 여긴다. 남성 중심적으로 짜인 노동 환경 속에서 여성은 보조적 역할을 부여받기 쉽고, 여성을 위한 작업복이나 휴게 공간조차 충분하지 않다. 여성 노동자들은 열악한 조건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여성성을 부정하고 외면하는 선택을 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남초 작업장과 노동조합에서 구체적으로 여성들은 어떤 조건에 놓여 있을까. 여성 노동자이자 활동가들은 어떤 갈등과 충돌을 극복하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을까.
저자는 남성 다수 사업장에서 일하는 열 명의 여성활동가와 대표적인 여성 사업장인 교육과 의료현장에서 일하는 여성활동가 두 명을 만났다. 그리고 이들이 자신의 현장에서 어떤 갈등을 겪고 불화하면서 저항하고 있는지, 이들이 마침내 쟁취한 것은 무엇인지, 여성이라는 소수자성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실천을 지속하면서 다른 여성활동가를 재생산하고 있는지 그 이야기를 들었다. 또한 남성 다수 사업장과 여성 다수 사업장이라는 서로 다른 조건에 있는 여성 노동자들이 경험하는 일과 활동을 비교하여 살폈다.
이 책은 곧 저자 자신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저자 이현경은 20년 넘는 시간 동안 남성 중심 사업장에서 여성 노동자로서, 노동조합의 여성활동가로서 활동했다. 그는 자신과 동료 여성활동가들이 노동 현장의 가부장적 구조를 인식하고, 그 속에서 여성으로서 자신의 경험을 해석해나가는 과정을 책에 담았다. 『작업장의 페미니즘』은 이러한 여성활동가들의 투쟁과 실천을 기록한 결과물이다.

▶ 여성 노동자가 속한 공간은 여성을 어떻게 규정하고 억압하는가
여성활동가들이 주로 활동하는 공간은 작업장, 노동조합, 그리고 가정이다. 이 세 영역은 공통적으로 성별 분업구조가 작동하며, 여성에게 특정한 성역할을 부여하고 요구한다. 시대가 변화하고 있음에도 남초 사업장과 남초 사업장의 노동조합에는 여전히 가부장적 질서와 남성 중심의 문화가 깊이 뿌리내려 있다.
여성활동가들은 가족 밖에서는 노동자로서의 정체성을 가지지만 가족 내에서는 여전히 전통적인 성역할 수행을 요구받는다. 가사와 돌봄 노동을 둘러싼 갈등은 계속되며 가족 내부에서 계속 협상해야 한다. 작업장에서 여성 노동자는 남성을 보조하는 2차적 존재로 취급된다. 핵심적인 업무는 남성이 맡고, 여성은 부수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선로 유지 보수하는 데 있잖아요… 기계화되기도 했지만, 곡괭이질 하고 여전히 흙 고르고 이거 세 명이 줄 잡고 고르고 하는 일도 똑같이 하거든요. 근데 여성들이 막 들어온 거예요… 너무 그거는 좀 위험하니까 일을 아예 안 시키는 거죠. 아예 옆에도 못 오게 하고 그냥 열차 감시 같은 것만 시키고._본문 인터뷰 중에서

이러한 남성 중심적 질서는 노동조합에도 동일하게 반영된다. 노동조합의 권력구조, 운영 방식, 문화 전반에서 여성의 자리는 찾아보기 어렵다. 작업장에서 부차적인 존재였던 여성 노동자는 노동조합에서도 희소한 존재가 되며, 대개 ‘여성 사업’이라는 제한된 역할만을 맡는다. 여성 다수가 종사하는 산업에서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노동조합의 권력은 여전히 남성이 장악하고 있으며, 여성 대표들은 남성과 같은 방식의 리더십을 발휘할 것을 기대받는다. 결국, 여성활동가들은 작업장, 노동조합, 가정이라는 세 공간에서 모두 ‘젠더화된 분업구조’에 갇힌다.

▶ 살아남은 여성 노동자들, 페미니즘을 만나다
저자가 만난 여성활동가들은 페미니즘을 통해 노동 현장의 가부장적 구조를 깨닫고, 여성 노동자로서의 주체성을 자각하게 되었다. 이들은 페미니즘 학습을 통해 자신의 여성성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이를 성찰하는 과정 속에서 더욱 단단해졌다. 노동조합 내부에서 조직적인 여성주의 실천이 확산되고, 사회적으로도 페미니즘이 대중화되면서 여성활동가들의 페미니즘 인식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여성활동가들은 모든 여성이 원하는 곳에서 일할 수 있도록, 남성 중심 사업장에 여성 노동자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돕고, 다른 여성 노동자에게 버팀목이 되어주며 여성 노동자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또한 여성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에 참여하고 활동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여성활동가의 재생산에도 힘쓰고 있다. 남성성이 지배적인 노동조합, 가부장적 노동조합의 기득권을 부수기 위해 여성 노동자와 여성활동가의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지금 이렇게 의욕 넘치는 친구들이, 이런 제도적인 문제나 사람들이 기존에 갖고 있던 활동가들에 대한 고정관념 이런 것 때문에 제풀에 지가 쓰러져가지고 활동 안 한다고 해버릴까 봐, 그게 제일 걱정이죠. 그래서 맨날 다독이잖아, 지치면 안 된다고. “우리가 먼저 진짜 포기하면 우리가 지는 거다, 절대 포기하지 말자. 같이 가자, 같이 가자” 이런 거죠._본문 인터뷰 중에서

여성활동가는 여성 노동자의 불평등한 노동조건과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서 능동적으로 행동해왔고, 노동 현장의 민주주의와 노동조합 내 성평등을 확대하기 위하여 실천해왔다. 이들이 자본주의 구조 속에서 여성인 자신의 위치를 인식하고 작업장의 성평등과 성별 분업구조의 해체를 목표로 삼을 수 있었던 것은 페미니즘 학습을 통해서였다. 여성 노동자가 주체가 되어 노동 현장에서 여성 노동자 페미니즘을 실천하는 것은 여성 노동자, 여성활동가가 생존하기 위한 절박하고도 필수적인 실천이다.

저자

이현경

저자:이현경
노동현장의여성활동가이다.지하철현장에서30여년가까이일하고있다.오랜시간페미니즘을의식적으로외면하고살았지만자기삶을해석하고대안을찾는고통스런통과의례끝에페미니스트가되었다.머리칼희끗해져서여성학을공부하고성공회대학교실천여성학과에서석사학위를받았다.페미니즘은여성이노동하는,사랑하고투쟁하는,낳고기르고돌보는,늙고아프면서살아가고있는모든시간과공간속에서삶으로실천해야완성되는이론이라고주장한다.함께공부하고뜻맞춰온동지들덕분에소심하고예민한개인이조금나은사람이고자부단히노력하며살아올수있었다.앞으로노동현장의페미니즘,여성노동자의페미니즘을예리하게갈고단단하게쌓아나가고싶다.

목차

들어가며

1부남초사업장의여성노동자
내가만난여성활동가들
나는어떻게남초사업장에들어오게되었나
생애주기에따라남초사업장에진입하다
“노동운동을하기위해”남초사업장에진입하다

2부여성노동자의장소
작업장:남성에맞춘노동,여성이대상인차별
작업장에잘못들어온‘아줌마’
여성은집으로,남성은승진을
‘밥하는’여성노동자
노동조합:성별분업구조의축소판
노동조합진입의계기
성별분업구조의축소판,노동조합
가족:활동가정체성의‘시험장’
협상과타협,진행중인갈등
지지하고지원하는가족
연대와돌봄으로확장하는새로운관계

3부살아남은여성활동가들
보이지않는여성노동자,튀는여성활동가
보이지않는여성노동자
튀는여성활동가
고통과상처를안고살아남기
‘살아남은’여성활동가,페미니즘을만나다
스스로공부하며만난페미니즘
교육을통해만난페미니즘
그리고‘페미니즘리부트’와‘미투운동’
“나는페미니스트다”선언과실천
“나는페미니스트다”
노동조합의여성활동가,‘페미니즘실천가’
페미니스트여성활동가가만든성과

4부지속가능한활동을위하여
여성활동가재생산의조건
여성,여성의길잡이
여성의노동조합참여
여성할당제
여성노동자페미니즘의실천
페미니즘이론과실천의결합
시대의요구,페미니즘

마치며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충돌하는노동자성과여성성사이에서갈등하며
남성중심작업장과노동조합에서분투하는여성들을만나다
건설,철도,물류,자동차공장…모두남성노동자의수가여성노동자의수에비해압도적으로많은‘남초’사업장이다.이러한사업장은일반적으로거칠고위험한,남성의공간으로인식되기쉽다.그러나이곳에도여성들이있다.소수이지만남성중심작업장에도여성노동자들이존재하고,현장에서더나은조건아래일하기위해권리를외치는여성활동가들이존재한다.
남성노동자들은여성이자신들의사업장에들어오는것을‘침입’으로여긴다.남성중심적으로짜인노동환경속에서여성은보조적역할을부여받기쉽고,여성을위한작업복이나휴게공간조차충분하지않다.여성노동자들은열악한조건에서살아남기위해자신의여성성을부정하고외면하는선택을하기도한다.그렇다면남초작업장과노동조합에서구체적으로여성들은어떤조건에놓여있을까.여성노동자이자활동가들은어떤갈등과충돌을극복하며활동을이어가고있을까.
저자는남성다수사업장에서일하는열명의여성활동가와대표적인여성사업장인교육과의료현장에서일하는여성활동가두명을만났다.그리고이들이자신의현장에서어떤갈등을겪고불화하면서저항하고있는지,이들이마침내쟁취한것은무엇인지,여성이라는소수자성을극복하기위해어떤실천을지속하면서다른여성활동가를재생산하고있는지그이야기를들었다.또한남성다수사업장과여성다수사업장이라는서로다른조건에있는여성노동자들이경험하는일과활동을비교하여살폈다.
이책은곧저자자신에대한이야기이기도하다.저자이현경은20년넘는시간동안남성중심사업장에서여성노동자로서,노동조합의여성활동가로서활동했다.그는자신과동료여성활동가들이노동현장의가부장적구조를인식하고,그속에서여성으로서자신의경험을해석해나가는과정을책에담았다.『작업장의페미니즘』은이러한여성활동가들의투쟁과실천을기록한결과물이다.

▶여성노동자가속한공간은여성을어떻게규정하고억압하는가
여성활동가들이주로활동하는공간은작업장,노동조합,그리고가정이다.이세영역은공통적으로성별분업구조가작동하며,여성에게특정한성역할을부여하고요구한다.시대가변화하고있음에도남초사업장과남초사업장의노동조합에는여전히가부장적질서와남성중심의문화가깊이뿌리내려있다.
여성활동가들은가족밖에서는노동자로서의정체성을가지지만가족내에서는여전히전통적인성역할수행을요구받는다.가사와돌봄노동을둘러싼갈등은계속되며가족내부에서계속협상해야한다.작업장에서여성노동자는남성을보조하는2차적존재로취급된다.핵심적인업무는남성이맡고,여성은부수적인역할을담당한다.

선로유지보수하는데있잖아요…기계화되기도했지만,곡괭이질하고여전히흙고르고이거세명이줄잡고고르고하는일도똑같이하거든요.근데여성들이막들어온거예요…너무그거는좀위험하니까일을아예안시키는거죠.아예옆에도못오게하고그냥열차감시같은것만시키고._본문인터뷰중에서

이러한남성중심적질서는노동조합에도동일하게반영된다.노동조합의권력구조,운영방식,문화전반에서여성의자리는찾아보기어렵다.작업장에서부차적인존재였던여성노동자는노동조합에서도희소한존재가되며,대개‘여성사업’이라는제한된역할만을맡는다.여성다수가종사하는산업에서도상황은다르지않다.노동조합의권력은여전히남성이장악하고있으며,여성대표들은남성과같은방식의리더십을발휘할것을기대받는다.결국,여성활동가들은작업장,노동조합,가정이라는세공간에서모두‘젠더화된분업구조’에갇힌다.

▶살아남은여성노동자들,페미니즘을만나다
저자가만난여성활동가들은페미니즘을통해노동현장의가부장적구조를깨닫고,여성노동자로서의주체성을자각하게되었다.이들은페미니즘학습을통해자신의여성성을긍정적으로인식하고,이를성찰하는과정속에서더욱단단해졌다.노동조합내부에서조직적인여성주의실천이확산되고,사회적으로도페미니즘이대중화되면서여성활동가들의페미니즘인식은더욱가속화되고있다.
여성활동가들은모든여성이원하는곳에서일할수있도록,남성중심사업장에여성노동자가안정적으로자리잡을수있도록돕고,다른여성노동자에게버팀목이되어주며여성노동자의성장을이끌고있다.또한여성노동자들이노동조합에참여하고활동가로성장할수있도록여성활동가의재생산에도힘쓰고있다.남성성이지배적인노동조합,가부장적노동조합의기득권을부수기위해여성노동자와여성활동가의영향력을키우고있다.

지금이렇게의욕넘치는친구들이,이런제도적인문제나사람들이기존에갖고있던활동가들에대한고정관념이런것때문에제풀에지가쓰러져가지고활동안한다고해버릴까봐,그게제일걱정이죠.그래서맨날다독이잖아,지치면안된다고.“우리가먼저진짜포기하면우리가지는거다,절대포기하지말자.같이가자,같이가자”이런거죠._본문인터뷰중에서

여성활동가는여성노동자의불평등한노동조건과처우를개선하기위해서능동적으로행동해왔고,노동현장의민주주의와노동조합내성평등을확대하기위하여실천해왔다.이들이자본주의구조속에서여성인자신의위치를인식하고작업장의성평등과성별분업구조의해체를목표로삼을수있었던것은페미니즘학습을통해서였다.여성노동자가주체가되어노동현장에서여성노동자페미니즘을실천하는것은여성노동자,여성활동가가생존하기위한절박하고도필수적인실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