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는 택시

거꾸로 가는 택시

$19.80
Description
도로 위 1평의 공간, 택시 안에서 목격한 우리 사회의 민낯
'택시 운전사'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택시 운전사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중에는 승차거부, 난폭운전, 꿉꿉한 냄새, 정치 이야기 등의 불필요한 대화와 같은 것이 있을 것이다. 저자 역시 이러한 선입견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하지만 인생의 마지막 직업으로 택시 운전사를 선택하고 택시 업계에 몸담으며 그는 택시 운전사들이 오해와 편견 속에서 일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저자는 나이 육십을 앞두고 택시 운전대를 다시 잡았다. 이십 대, 첫 번째 택시 기사 생활은 예상치 못한 사고로 3개월 만에 그만두었고, 사십 대 중반 4년간의 귀농 생활을 정리하고 이주한 제주에서의 기사 생활은 섬에서 '육지것'이 살아남을 수 있는 최선의 직업이었다. 다시 돌아온 서울,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하루 열두 시간, 한 평 남짓 택시 운전석에서 길 위의 손님을 찾아다니는 운수(運數) 노동자가 되었다.
읽고 쓰고 노동하는 삶을 꿈꾸던 저자는 사회적 정년인 60세를 앞두고 택시를 운전하며 인생의 목표를 이루어나가고 있다. 『거꾸로 가는 택시』는 노년에도 일하는 삶을 꿈꾸는 평범한 택시 운전사의 삶을 통해 노동하는 삶의 가치를 전한다. 그리고 운전석에서 목격한 세상을 그만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써 내려간 글은 택시 기사이기에 발견할 수 있었던 한국 사회의 민낯을 보여준다.
저자

김지영

저자:김지영
1967년생.전주에서나고자랐다.운동권으로이십대를보냈다.군에서제대하고스페어택시기사로3개월일했다.강도높은택시노동과그보다더강도높은진상손님을처음접해보고혀를내둘렀다.서른둘에결혼하고이듬해아들을낳았다.그해서울로이주해보통의회사원으로살았다.서른아홉이던어느금요일오후퇴근길정체가극심한올림픽도로에서귀농을결심했다.마흔하나에산청으로귀농했다.다음해딸을공개입양했다.닭을기르고달걀을팔아먹고살았지만몸에맞는일은아니었다.4년만에폐농하고제주로이주했다.펜션을하고목수를하다잠깐택시운전대를잡았다.두번째택시운전이었다.
첫책『세상의모든소린이에게』(오마이북,2016)를냈고7년을살다고향전주로이주했다.여기에서그럭저럭살다뼈를묻을줄알았다.2년도지나지않아다시짐을싸서서울로왔다.새로운입양법입법논쟁이있었고당사자단체에서도움을요청했다.5년을단체사무국장과국회의원입법보조로일했다.그중2년은플랫폼택시로투잡을뛰었다.세번째택시운전이었다.서울로나를불러들였던일이마무리되어가던2023년9월,개인택시를샀다.생애마지막직업이되었다.

목차


프롤로그:내가선택한마지막직업,택시운전사

1장:나이60을앞두고운전대를다시잡다
어머니께내직업을말하지못했다
빈택시들이손님을태우지않는이유
고객님,오늘도때리고기억안난다고하실건가요?
택시운전사는시간과사람을견뎌야한다
현장에서마주한차별
육지사람의제주택시운전사생활
사라지지않는사납금제
운전자폭행의희생자가되다
‘은퇴없는일자리’의이면
은퇴후개인택시를고민하는분들께

2장:택시운전석에서목격한세상
강남에서만보이는것들
택시안에서생각하는우리사회의부조리
‘택시’하면떠오르는편견
룸살롱다녀온손님의말
품위있어보이는노부인의반전
손님에게느낀모멸감
경찰전화받은10대승객을태우다
운전하며만난손님의문신
암병동손님들의목적지는
기독교인들이남몰래하는일
12월3일밤,여의도에서목격한놀라운광경

에필로그:더이상은퇴후의삶을걱정하지않는이유

출판사 서평

‘길빵’에서‘콜빵’으로,택시도시대에따라변한다

1부「나이60을앞두고운전대를다시잡다」에는택시업계의해결되지않는문제인사납금제,운전자폭행,시대의흐름에따른택시손님의유형변화등그저타고내리기만했던택시안에일어나는,뉴스에서만볼수있었던택시운전사의이야기가담겼다.
디지털기술의발달로은행업무,배달음식주문,공연티켓예매등이모두손안의스마트폰으로가능해졌다.택시업계또한마찬가지다.막차시간이되어가는버스터미널이나유흥가거리에줄을서서택시를기다리고,전화로콜택시를부르던풍경은어느새사라지고호출앱으로택시를부르는시대가되었다.길에서택시를잡아탑승한손님이목적지를기사에게직접말하는모습을이제는찾아볼수없고,택시안에는미리입력한목적지를향해운전하는기사와고개를숙이고핸드폰만바라보는손님사이의무거운침묵만흐른다.
저자는뉴스에서만듣던택시운전자폭행을직접당하기도했다.사건이후야간운행에대한두려움으로업무와생계에위협을받기도했지만,목적지에내리며‘감사합니다’인사를하는손님에게서위로를받고다시금용기를내어택시에서손님을맞기로한다.
동료와의소통없이혼자서근무시간을버텨내야하는택시운전.저자는그외로운시간을버티면서도수천,수만명의손님을목적지에내려주며이직업의뿌듯함을느낀다.그렇게그는오늘도다시한번택시운전대를잡는다.

택시뒷자리에오른손님이남긴말

2부「택시운전석에서목격한세상」에서는택시에탑승하는다양한연령대와성별,직업군을가진승객들과의대화를통해목격한우리사회의면면들을택시운전사의시선에서바라본다.
택시의뒷자리에앉은손님들은예측불가능한모습을보여준다.강남의고급요릿집앞에서태운품위있는노부인이가족들과대화하며입에서저속한욕이튀어나오는것을보고흠칫놀란다.팔을문신으로덮은손님이택시에오르며“기사님안녕하세요.잘부탁드립니다.”라며다정한인사를건네는모습에서는문신한사람에대한고정관념이벗겨진다.겉으로보고예측한말이나행동이아닌,다른모습을보여주는손님들의모습은우리가가진관념이잘못된편견임을깨닫게한다.저자는암병동에서손님을태우고내려주면서서울로집중된의료인프라의문제점에대해고민하고,2024년12월3일밤빈차등을끈택시를운전해도착한국회의사당에서계엄의현장을직접목격하며민주주의의의미에대해다시한번되새긴다.

책속에서

P.31
택시를타기위해더이상큰길까지애써나가지않아도된다.골목길집앞에도착한택시를타서는굳이목적지를설명할이유도없고내릴때요금이얼마인지물을필요도없다.계산을위해카드를꺼낼수고를하지않아도된다.이모든걸스마트폰앱이수렴했다.
택시를타고내리는순간까지간단한인사말외에다른말을보탤이유도사라졌다.보태야할말이사라지면서택시안대화도사라졌다.손님이말을걸지않는이상기사는말을건네지않고늙은기사에게들어야했던‘라떼’와‘꼰대’가마구뒤섞인주입식대화도상식밖의무례가되었다.
_「빈택시들이손님을태우지않는이유」

p.46
택시기사들은사회적약자라는생각이면에깔린택시에대한사람들의편견을수용하고받아들인후에개선해나가야한다.반면그렇기때문에쉽게용인되는택시기사에대한폭언과폭행은그것대로받아들일수없는위법하고불법적인행위다.
택시가있는한사라지지않을택시폭행이라면법적책임을강하게물어야한다.무방비상태의택시기사를향한폭행은다른폭행에비해훨씬비겁하고교활하기때문이다.그런자들이일관되게기억에없다고말을하는것처럼경찰이오면금방양처럼순한모습으로돌변하는행태도그렇다.
_「고객님,오늘도때리고기억안난다고하실건가요?」

p.105
2025년은택시협동조합이우리나라에서시작된지10년이되는해다.전국에걸쳐폭발적으로늘어난택시협동조합을알리는홈페이지에는자율적·자발적이고,수익을증대시킬수있으며,출자지분을양도·양수할수도있고,은퇴없는행복한일자리이며,프랜차이즈를통한부가사업으로추가수익까지올릴수있다는아름다운단어들의향연이펼쳐져있다.
하지만그이면에는출자조합원을근로기준법상근로자로구분할수있는지,협동조합에서조합원과합의된계약으로운영되는일기준금이사실상법에서금지하는사납금과어떻게다른지,퇴사한조합원에게돌려주지않는출자금을계속사적계약문제로만방치할건지,조합운영진의공적관리주체나부실택시조합처리문제등법으로보완하고공공에서해결해야할문제들이산적해있다.
_「‘은퇴없는일자리’의이면」

p.181-182
체격이큰아이에게전화가왔다.경찰인것같았다.전화기에대고아이가하는말을들어보니둘은보육원에서생활하고있었고시설에서가출신고를한모양이었다.한두번이아닌듯아이는전혀긴장하거나두려워하는기색없이태연하게그리고가끔화를내면서자기가하고싶은말을다했다.
목적지에도착하자아이들은3만원가까운택시비를카드로결제하고차에서내렸다.나는차를길가에댄채잠깐멈춰섰다.그나이때보통아이들과는동떨어진일상을살고보편적이지않은자기들만의말과행동이몸에밴두아이의잔상이쉬이지워지지않았다.
_「경찰전화받은10대승객을태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