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백나무 상자

편백나무 상자

$19.26
Description
네 개의 현이 완성한 세 번째 선율
다양성 속의 조화로 빚어낸 여섯 편의 이야기
▶ 문학의 구원을 묻다, 동인 ‘사현금’세 번째 무크지 발간
소설 동인 ‘사현금’이 세 번째 무크지 『편백나무 상자』를 발간했다. 이번 무크지는 김하기, 강동수, 박향, 정인 네 명의 사현금 동인에 이상섭, 이미욱이 참여해 죽음과 상실, 소외와 단절 그리고 연대와 구원의 의미를 다각도로 탐구한다.
군사 정권의 문화 탄압에 맞서 저항의 수단으로 쓰였던 무크지의 역사성을 이어받아 사현금은 “문학은 개인을 구원하는가, 아니면 사회를 구원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개인의 자유와 사회적 책임, 고통과 연대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우리는 다시 묻게 된다. 우리 사회에서 문학의 역할은 무엇인가.
저자

김하기

창비신인문학상 등단
소설집 『완전한 만남』 『달집』 『은행나무 사랑』 『복사꽃 그 자리』 외
장편소설 『항로없는 비행上,下』 『식민지 소년』 『독도전쟁1, 2』

목차

책을 펴내며

열 고개-김하기
편백나무 상자-강동수
순수의 바다-박향
고귀한 죽음-정인
어느 봄날의 소묘-이상섭
밤은 언제 잠드나-이미욱

출판사 서평

▶ 죽음 앞에서 묻는 존재의 의미
『편백나무 상자』는 다양한 죽음을 통해 현대 사회가 직면한 실존적 문제들을 탐구하며 절망 속에서도 구원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인간의 의지를 깊이 성찰한다.
표제작 강동수의 「편백나무 상자」는 암 투병 끝에 스위스에서 안락사를 선택한 아내를 추모하는 남편의 이야기이다. 간암 말기의 고통 속에서도 남편은 아내의 모습을 재현한 조각을 만들고 유골과 함께하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아내를 잃은 상실을 견디려 한다. 이러한 행위를 통해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구원을 상상 속 재회로나마 극복하려는 인간의 의지가 절절하게 그려진다.
김하기의 「열 고개」는 목숨을 건 추리게임을 그린 작품이다. 필라테스 센터 사장 장세원, 의사 김의신, 간호사 박인숙, 소설가 김성학은 자신의 목숨을 걸고 방호복을 입은 존재가 물은 “자신을 지배하는 존재”를 열 고개 만에 맞혀야 한다. 그들은 의사, 소설가, AI를 지배자로 지목하지만 모두 오답으로 드러나며 차례로 생을 마감한다. 이 메타픽션은 AI 시대의 문학적 불안과 창작의 본질을 파헤치며 기술 문명에 종속된 인간이 진정한 해방을 찾을 수 있는지, 문학의 미래와 인간의 창의성에 대한 복잡한 질문을 제기한다.
정인의 「고귀한 죽음」은 죽음을 기다리는 115세 노인 춘영과 돌봄 로봇 ‘선조’의 관계를 통해 정신적 교감의 부재, 죽음을 향한 갈망과 자유에 대한 열망을 그리며 인간 존재의 본질을 되묻는다. 입력된 값만을 산출하는 선조의 의무적인 보살핌은 초고령 사회에서 겪는 소외와 비인간적인 시스템 속에서 자유를 갈망하는 인간성을 성찰하게 한다.

▶ 균열 속에 피어나는 희망
다음 세 작품은 인간관계의 균열을 통해 현대인이 겪는 소통의 한계와 상처를 탐구하고 절망 속에서도 연대와 화해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메시지를 전한다,
박향의 「순수의 바다」는 바닷가 집에 모인 세 친구의 술자리에서 드러나는 오해와 단절을 통해 관계의 균열을 보여준다. 오래된 사이이기에 기꺼이 자신의 아픔을 털어놓지만 서로를 위로하기는커녕 더 깊은 상처를 남기고 헤어지는 모습을 통해 인간관계의 어두운 이면을 드러내는 동시에 이해의 부재가 남기는 아픔을 직시한다.
이상섭의 「어느 봄날의 소묘」는 수술 후 회복기에 동네 뒷산을 찾은 주인공이 기이한 행동을 하는 꽁지머리 ‘김 씨’와 마주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김 씨는 공용 물건을 훔치고 산 중턱에 밭을 일구는 기이한 행동으로 갈등을 일으킨다. 갈등 속에서 드러나는 김 씨의 비극적인 사연은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 어떻게 위안과 치유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미욱의 「밤은 언제 잠드나」는 교사 준희가 튀르키예 여행에서 겪은 사건을 그리며 오래된 인연과의 재회를 통해 상처와 화해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교실에서 학생에게 침을 맞은 사건으로 휴직 중인 준희는 튀르키예에서 강도를 당하며 현지인 알리와 그의 한국인 아내 혜미를 만나게 된다. 혜미는 준희와 함께 교생 실습을 했던 사이로 준희는 자유로운 혜미를 동경했었다. 그러나 혜미는 오히려 준희에게 스스로를 자격 없는 사람이라 생각했었다 말한다. 혜미와의 대화 후 어둠이 잠들고 빛을 기다리는 준희의 모습은 상처 입은 인간이 치유를 향해 나아가는 희망을 은유한다.

▶ 문학이 건네는 위로의 손길
『편백나무 상자』에 담긴 여섯 편의 소설은 죽음과 상실, 소외와 단절 같은 현대인의 보편적 고통을 정면으로 마주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연대와 치유의 가능성을 강구한다. 개인의 상처와 사회의 아픔은 분리할 수 없으며 치유 또한 홀로 이루어질 수 없다. 서로의 고통에 귀 기울이고 함께 견뎌내는 것, 바로 그 과정에서 문학은 가장 깊은 위로를 건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