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단편 (황경란 소설집)

아름다운 단편 (황경란 소설집)

$18.00
Description
상처 난 자리마다 피어나는 인간의 아름다움
그 조용한 빛을 담은 도시의 단편들
사회 곳곳의 주목받지 못하는 이들의 서사를 드러내 보여주는 소설가 황경란이 두 번째 소설집 『아름다운 단편』을 출간했다. 황경란은 첫 소설집 『사람들』에서 신문의 연재글 형식을 빌려 사회 주변부의 존재를 집요한 시선과 섬세한 표현으로 살폈다. 신작 『아름다운 단편』의 ‘단편’은 쪼개진 조각을 이르는 말로, 온전하지 않은 파편의 모습으로 하나의 세계를 이루는 각각의 존재를 이른다. 저자는 이들을 ‘아름다움’으로 호명하며 상처와 결핍으로 조각 난 삶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보이지 않는 이들의 삶을 섬세하게 포착해온 황경란은 이번 작품집에서 그 시선을 한층 더 깊이 확장시킨다. 산업단지와 재개발지, 청소년 쉼터와 공장에 이르기까지 도시를 이루는 무수한 삶의 단면은 하나의 거대한 서사로 엮인다. 『아름다운 단편』은 각기 다른 인물의 이야기가 미세하게 연결되는, 단편들의 아름다운 공명과도 같다.
저자

황경란

저자:황경란
1972년,인천출생이다.2006년토지문학제평사리문학대상(소설),2012[농민신문]신춘문예단편소설부문,2022[광주일보]신춘문예동화부문에당선된바있다.소설집『사람들』이2020년아르코문학나눔도서로선정되었다.

목차

오늘의철수
우리집아래층에할머니가산다
엄마를알까요?
아름다운단편(斷片)
나에게필요한밤
안녕키티
돌의기억
붉은밤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도시를이루는수많은사람과그들의이야기조각

조각난채로연결된각각의삶들

「오늘의철수」의율은행정복지센터의소음가득한자리에서일하며언젠가부터넘치는것은왼쪽으로,부족한것은오른쪽으로단어를분류한다.춥고더운자리에서매일같이억울함을감춘채일하던율은어느날자신보다어려운사람을도와야겠다고마음먹는다.그렇게그는청소년쉼터에입소한철수를만난다.율은철수에게오른쪽왼쪽으로분류된말을들려주고,철수는율에게매일오늘의자신은오른쪽인지왼쪽인지묻는다.

표제작「아름다운단편(斷片)」은앞선작품의철수가주인공으로등장한다.철수는해일이운영하는작은프레스공장에다니며임신한선아와함께지낸다.두사람은고등학교에다니지못하지만,한방에누워하루의일과를나누며서로의상처를나눈다.철판을프레스로자르는것은작은실수가큰사고로이어질수있는위험천만한일이지만철수는함께일하는사장해일을닮고싶고,일에있어더욱발전하고싶다.기계에잘려나간해일의세손가락마저도철수에게는아름다운조각이다.

「우리집아래층에할머니가산다」는귀신을보는한아이가소중한존재와이별하는과정을그린다.지우는은하빌라로이사오던날아래층에사는할머니를만난다.할머니가바람을타고날아갈것같아할머니의허리를붙잡은지우.그렇게한달이지나,할머니의죽음이밝혀지고,빌라사람들은귀신을보는아이라며지우를향해혀를찬다.이세상과저세상의차이를볼수있는지우는점차할머니와의작별을연습한다.

원도심의주택가를배경으로하는「붉은밤」은최노인의시선으로전개된다.신축아파트의2층에사는최노인은아내를잃은후베란다에서담장하나를두고선유치원을관찰한다.앞선작품에등장한고등학생커플과바닥을바라보며걷는아이가최노인의앞을지난다.길고양이와새의배설물로불편을겪자동네사람들은유치원앞의나무탓을하고,나무를모두베어버리기로결정한다.최노인은세상과단절된채젊은자신의생을되짚고,잘리는나뭇가지들을보며죽기로결심한다.

변해가는도시의풍경속잊힌이들이붙잡으려하는꿈과기억

『아름다운단편』은이처럼도시라는하나의공간을이루는무수한사람들의이야기에귀기울인다.변해가는도시의풍경처럼그속의사람들도탄생과죽음을반복하며이동하고성장한다.그리고황경란은시선을돌려이세계를완성하는또다른구성원들을응시한다.이들은사회의주변부에위치하지만저마다꿈을품고존재의의미를찾는다.

「엄마를알까요?」의‘나’는어느날양어머니에게서흑백사진한장을받는다.사진속에는환하게웃고있는여자가있다.양어머니는그여자가‘나’의친어머니임을밝힌다.그후‘나’는사진을반복해들여다보며여자의웃음은진짜일지질문한다.시간이흘러‘나’는사진이찍힌장소로향한다.폐허가된거리,버려진흔적들속에서그는자신이그곳에서태어났는지,버려졌는지묻는다.그리고어머니의웃음을다시마주한다.

「나에게필요한밤」의성태는산업단지와재개발을앞둔빌라촌을오가며택배를나른다.그의목표는산업단지에이어고가교건너들어설아파트단지를자신의구역으로만드는것.밤늦게마지막배달을마치러가던중,현수는고가교위에서바람에펄럭이는현수막을본다.현수막에적힌“당신에게필요한낭만적하루”라는말은어린시절친구들과함께읽었던한소설을떠올리게하지만,제목도주인공의이름도기억나지않는다.현수는친구들에게전화를걸어함께기억을되살리려한다.

「안녕키티」의칸은‘창고안에쌓인것들이곧돈이될거야’라는사장의말을믿고쉼없이하루종일일한다.여자친구키티는죽어가는아버지를살리기위해돈이필요하다고말하지만,칸은창고안에쌓인것들이돈이될거라는사장의말을되풀이할뿐이다.몇번의태풍이지나간후그해의마지막태풍‘키티’가찾아온다.그러나사장은태풍대비는커녕칸에게더많은상자를창고에쌓으라고지시하는데…

「돌의기억」의주인공석훈은한지방도시의박물관건립공모전에참여한다.그의발표주제는‘기억과소리’로,신라의음악가우륵을상징으로내세운다.작업을진행하며그는자신이이주제를선택한이유를되짚기시작하고어린시절,집을나간아버지가보내오던편지를떠올린다.돌과돌의기억에관한아버지의편지들.공모전이진행될수록석훈은아버지를놓아주어야할때가왔음을짐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