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은 그래 (구자순 시집)

내 사랑은 그래 (구자순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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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어디에서도 뿌리 내리지 못한 자신을 보는 고통 속
의령 남강에 흘려보낸 삶의 무게가 74편의 시가 되다
2021년 『장소시학』 제1회 신인상 수상으로 문학사회 활동을 시작한 구자순 시인이 첫 번째 시집을 출간한다. 경남 진주 출생의 시인은 눈물조차 사치스럽게 만드는 농사와 육아의 고단함, 호된 시집살이, 남편의 무정으로 인한 절망감 속에서 빚어 올린 시 74편을 엮어 『내 사랑은 그래』로 내보인다. 농사꾼의 아내로, 세 아이의 엄마로 살아온 구자순 시인은 2007년부터 18년에 걸쳐 꾸준히 시 창작 수업에 참여하며 언어를 다듬어 왔다. 남들은 쉬이 짐작할 수 없는 고통을 안고 한동안 글을 써 내려가지 못하던 시인은 이제는 헐떡이는 언어의 격정을 다스리고, 이 시집으로 자신의 성과를 매듭지었다.

저자

구자순

1963년남강가마을진양군지수면승내리423번지에서출생.진주여고와부산대학교간호학과를거쳐경남대학교국문학과석사를졸업했다.2021년『장소시학』신인상을받아문학사회활동을시작했다.경남시인회회원.kjs9414@daum.net

목차

시인의말하나

제1부
고치잠|남강들어서다|성당고개|경첩|니가|말이란|한이불에도있는자리|돌개바람|콩깍지|새며느리|만발|디스크|돈봉투로보여요|찔레꽃|아장까리|우리남자|고아볼까|내사랑은그래|담쟁이덩굴|사막골

제2부
아까시|핏줄|잠복기|마른장마백날|열흘씩도셨다|야곱|좆이꼴린다|장마비|괄약근|안개|계자야굿세게살아라|대상포진|봉알자리샘이깊다|신산아제|어버이날|집밥|지꺼

제3부
알지못했다|단방구|내시경|데미안|자갈보지어쩜눈먼불도저|성당도가|한별이|수연이|지환이|아버지|짝째기|분침속에밀어넣었다|간혹눈물이|아이는꿈을왜곡해|양파|괜찮아호됐어그래가봐|엉겅퀴|15분전

제4부
루이체|광성인쇄소|목련|화자|다안고개|성당나루|배롱나무|개도이름이있어요|머시아까버서|한가위|골다공증|응급실|구워먹든삶아먹든|거미집|오십고개|성당배수장|말할걸그랬다|탄력회복성|쥐눈이

해설:내사랑은이래,너희사랑은어때?_박태일

출판사 서평

농사꾼의아내,세아이의엄마,시골대가족의며느리로살아온세월
눈물도사치스러웠던농사와육아의고통속에서
꾸게꾸게밀어넣었던눈물이베개를구른다
시인은어려운살림때문에대학꿈을접고농사꾼남편을만나“영화도찻집도없이”의령시골로들어서는완행버스를탔다.시댁마을로가는길은“엄마눈에눈물쏟게”만든길이었다.엄마눈물을밟고다른남자등을펴게해주고싶었다.“니같은딸년꼭둘”이나올까두렵다는친정아버지의만류와노여움을물리치고간시댁에서시인이발붙일곳은없었다.그를기다리는것은혹독한시집살이와밖으로만도는남편의빈자리였다.

영화도찻집도없이/좋다살자없이/완행버스를탔다/등을펴게해주고싶었다/엄마눈에/눈물쏟게하고들어섰다성당마을(「남강들어서다」중)

기대와포부를가지며시골살이를결심한도시진주출신의시인은의령에서도하루두번완행버스가다니는시골대가족의며느리가되었다.하지만시집살이는시인의기대와예상을훌쩍넘어섰다.견디기힘든가사노동은시인의삶을부엌바닥에내동댕이쳤다.아이를돌볼여유가없으니세자녀를‘일이삼’이라불렀다.아이들을뒤로하고들판하우스로,육묘장으로,잔업에청소부업까지마치고돌아와뒤죽박죽자는아이들곁에누우면“꾸게꾸게밀어넣었던”눈물이베개를굴렀다.

일많으면열시오늘은아홉시저녁해서먹이고설거지밀어놓고막내안고동화책세권읽어주면일곱권더들고오고혼자서는절대읽지않아씻기지도못하고재우면10시30분달에15만원청소부업까지끝내고돌아오면다시1시/아이들은뒤죽박죽자고/벗고누우면/꾸게꾸게밀어넣었던봄이/베개를적셔(「분침속에밀어넣었다」중)

잡히지않는이를찾는술래잡기는자기를찾는걸음길이었다
고통의김을빼며자기비하와미움의상태에서비로소벗어나다

어깨를쳐내고다른길로갔다/숨쉴수가없던밤엔/너를꾸었다/세월지나/세상쓰임끝나면/밥해주고살아야지/살아가면서/나도늙을텐데/귀찮아질텐데/어디서만나야하나/내속에네가있으니/네게가야지/넌오지마라하겠지(「데미안」중)

시인은「데미안」에서죽음에맞닥뜨려야만그칠것같던고통이성장을위해필요했던과정이었음을고백한다.이제시인은“살짝살짝”고통의김을빼며거리를두고바라보게되었다.받아들여지지않는사랑에몸던졌던자신을비하하고원망하면서자신을고통의먹잇감으로던지는상태에서벗어났다.절망도노여움도,자학과무기력도이제는멀찍이내던지고굽이굽이고통스러웠던사랑의처음과끝을유장한혼잣소리로들려준다.그리고우리에게묻는다.
“내사랑은이래.그렇다면네사랑은어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