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달려 노래주점 (김보성 시집)

오빠 달려 노래주점 (김보성 시집)

$16.00
Description
엄숙주의를 넘어 생활세계의 성애 현실을
잔잔한 웃음기와 함께 펼치다
2023년 『장소시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문학 활동을 시작한 김보성 시인이 첫 시집을 출간한다. 김보성 시인의 첫 시집 『오빠 달려 노래주점』에는 구체적 생활세계의 성애를 다룬 100편의 시가 수록되었다. 성(性)이야말로 어느 시대, 어느 문화라 할 것 없이 보편적으로 겪고 누리는 일이다. 그러한 보편성에도 이제까지 성은 내놓고 말하기 껄끄럽거나 부끄러운 일로 다루어져 왔다. 성에 대한 우리의 이중적인 태도이다.
여기 『오빠 달려 노래주점』에서 김보성 시인은 성을 활짝 펼쳐 보인다. 성 욕구나 성 행위를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일에는 소극적이었던 엄숙주의의 전통 아래서는 볼 수 없었던 파격이다. 김보성 시인은 우리 근대시에서 아직까지 드러내지 못한 생활세계의 성애 현실을 직접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우리 앞에 펼친다. 그간 가려져 있던 성생활의 속살이 김보성의 손끝에서 잔잔한 웃음기와 함께 살아난다.
저자

김보성

저자:김보성
1960년경남창원군동면출신.2023년『장소시학』신인상을받아문학사회활동을시작했다.경남시인회회원.kimbs1199@naver.com

목차


시인의말하나

바느질|로켓모텔|여행|게이트볼장|에프킬러|아들|횡재|난희|이렇게산다|공양|토란|삼복|팔십|열무김치|오빠달려노래주점|서리맞은고추|순애언니|업|밑복|동지|높은재|자귀꽃|등록금|자궁|제비꽃|도라지꽃|송이|본동댁|이웃|꽈리고추|싹난종자|혼인날|설마|하루꼬|먹구랭이|망고|서울역|길위에남자|모루|나팔꽃|아버지|유목수|끈|수리수리수수리|여름이야기|봉자|사월초파일|누렁이|창수아제|오이소|스님엄마|한가위|수영장|시어머니|자린고비|벚꽃세례|천일홍|불나방|홀아비|보복|다알리아|근식이|땡기네소주|어떤장례식|박교장|윤점자|도루묵|풍디아가지|골방|대추나무|생각따로말따로|곰보배추|하의실종|화숙이|히야신스|텃새|바나나|기회라도한번주지|두남자|노루오줌|백중사리|세신사남편|옥미희|쳉헤르|배추김치|보리싸리|아직도|갱년도없나|구충제|송학다방|중앙시장|부부|거미|줌|요충|노총각홍길|파장|호랑나비|복어|밤꽃

해설:김보성의성애시와당혹의미학_박태일

출판사 서평

남세와망측사이,당혹스러운성애시속에숨은
사람살이에대한깊은공감
공항에나타난/명희,늦다/왜늦었노?//
비스듬히누운남편/뒤통수에대고/며칠동안못보는데숙제나하고가지/하여튼뒷북치는데는/머리망가진다이쫌조심하고/빨리빨리해라//_「여행」중에서

성또는성희가문학의글감이되지못할이유는없지만이렇게구체적으로성행태를담은시를읽은경험은없을것이다.더불어남성중심사회에서요구되고학습된성고정관념에서벗어난다.여자의머리매무새보다더가볍게다루어지는남자의성은당혹감을불러일으킬,구체적이면서도뜻밖의속살이다.
김보성의시는통상과비상,정상과이상,전통적인것과예외적인것을뒤섞으면서성행태의다양한세부를더듬는다.그렇다고해서비전통적인성표현이성해방을위한도구로사용되는것은아니다.그저우리의일상속에서이루어지는여러성을있는모습그대로담는다.김보성시에등장하는과도한성,넘치는성애현실과성적주체의적극적인태도에독자들은당혹감을멈출수없을것이다.그러나여기서느껴지는것은삶에대한,사람살이에관한시인의깊은공감이며,성과성애안쪽에갇혀있는어둡고고통스러운삶의진실이다.
『오빠달려노래주점』에실린100편의시대부분에서성은아낌없이자기존재를웅변한다.성에대한어떤편견도,선입견도내세우지않고현실을고스란히그려담겠다는시인의뜻이오롯이담겼다.그가그려내는갖가지성적일탈과예외적인성행태는독자로하여금남세와망측을오가게하지만실재하는성을재현하는것에충실하겠다는시인의적극성은성애시의새로운지평을열기에부족함이없다.

추천사

사람은누구나성을누린다.그럼에도내놓고말하기껄끄러운일로다룬다.이중적이다.김보성시인은그러한성을주도동기로활짝펼친다.당혹스럽다.그런데그러한당혹스러움이야말로그미시가지닌아름다움이다.그것은세가지로확인된다.먼저지난시기우리시의전통과달리직접적인생활세계의성을담음으로써성애시의가능성을넓힌점에서새롭다.거기다김보성시는전통적인것과비전통적인것을아우르면서이제껏드러내지못한구체적인성행태가오롯하다.성담론으로서김보성시가지닌적극성이다.나아가김보성시는독자사회를향한이바지가뚜렷하다.성을부정적으로보건긍정적으로보건,맞선둘사이에나타날당혹의편차야말로김보성시가지닌사회적기여도를반영한다.그미시가지닌당혹의아름다움은성의개방이라는성화와사회적공론화라는탈성화가아울러빚는역동적동시성의결과다.한국시가사전통에서볼때21세기첫남녀상열지시(男女相悅之詩)인김보성의『오빠달려노래주점』.성적선진화를향한먼지평에중요나침반이될성과다.우리시대의숱한‘오빠’,‘누나’들,부디멈추지말고즐겁게달리고달리시길.
_박태일(시인·경남대명예교수)

책속에서

소심한남편
몸엔붉고검은용그려
젊을땐제잘난맛에살더니
나이드니
뱀대가리같이쪼그라든다며심란해했다

비뇨기과
울리불리울리불리
잔구슬큰구슬번갈아돌려넣고
크게보이냐?
뭐꼬징그럽게
누이좋고매부좋다아이가

하이고
마누라는커서기웠는데
자기는키우냐
_「바느질」

오후여섯시출근
새벽세시퇴근
좋은시절다가고기린목빼는금요일
작업복청바지남자둘
들어서자마자
사장님,둘이요
알죠?
예쁜이들로
두시간놀다갈거니까
맥주주시고부를때까지들어오지마세요
옮긴벌통같더니

한쌍은의자돌려놓고
포개졌고
다른쌍은서서부빈다

다음날옥상에소파말렸다
_「오빠달려노래주점」

젊은날
뿔난송아지
누구말도듣지않았다
전원주택개발업자봄이오면일많아져
주머니에돈들어오니
가는곳마다여자
헤어나오지못했다

소처럼눈만끔뻑이며지켜봐주더니
어느새아내마흔하고쉰
갑자기통나무넘어가듯갔다
일어나
일어나
악을썼지만
염한얼굴편안했다
참쉽네
애태우는당신없이
무슨재미고

그날부터멈춰버렸다
세상
_「기회라도한번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