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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엉하
저자:트엉하 1981년생으로현재하노이에거주하며작품활동중이다.그녀는“문학은사랑을통해인간을어둠에서빛으로끌어내는힘이다.”라고말한다.출간작품으로는,『한길』,『유랑』,『PTSD의사람』,『불온한변경』,『NALIS-운명에밀려』,『지우의어둠』,『불멸의원혼들』,『원한의사랑』,『대가』등이있다. 역자:배양수 부산외국어대학교베트남어과교수로재직(1995~2025)했다.『이것이베트남이다』,『베트남문화의즐거움』등의저서와『남프엉황후와바오다이황제의발자취를따라』,『랑하의밤』,『시인:베트남현대시모음』,『시인강을건너다』,『하얀아오자이』,『베트남베트남사람들』,『정부음곡』,『춘향전』,『베트남법규모음』등을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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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전쟁에서본것과잃은것들달랏의폭풍우치는밤,작가람은글을쓰던중정체를알수없는목소리가자신을부르는것을느낀다.창문밖숲에서섬광과함께피묻은얼굴의군인이나타났다사라지기를반복한다.람은강렬한호기심에이끌려숲속으로발걸음을옮긴다.비가점점굵어지고,현실의경계가흐려지는순간그녀는기묘한공간으로빨려들어간다.그곳은영혼들의중간지대였고람은자신을“전언자(전하는자)”라부르는바다의신을만난다.살아있는동안해결하지못한감정과기억에묶여윤회의문으로가지못한이들이람을찾아와자신의이야기를한다.베트남북부국경전쟁에서죽은젊은베트남병사훙과,같은전쟁에참전한늙은중국인병사왕의대화는쉽게섞이지않는다.또한과거베트남전쟁에서미군의민간인학살을방관하며베트남공화국편에서있던닷의등장으로갈등은해결되기보다는더커지는꼴이된다.우크라이나보병돈제프스키는옆에서죽어가던동료를떠올리며전쟁의명분을묻고,팔레스타인난민모하메드는국적을잃어버린이들이마주하는현실을묻는다.미국정치와국제질서를위한흐름을찬양하는미국인리처드의등장또한시의성이있다.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개전이래양국의사상자가200만명에육박한다고보고했고,전세계시민들은호르무즈해협을둘러싼미국·이란전쟁이천문학적규모의소모전인동시에대량학살에버금가는일이었음을목도했다.작가는소설속인물과소설밖우리에게무엇을위해싸웠냐고묻는다.전쟁의명분과당위는아직도유효한가?베트남전쟁문학특유의깊지만고요한정서를만나다.『표류』를번역한배양수교수는베트남유학1세대로베트남문학을전공했으며,부산외국어대학교베트남어과에재직하며베트남소설을국내에소개해왔다.검은목면화,끓어오르는늪,자욱한안개,돌풍아래떨어지는꽃잎등베트남문학특유의자연과영혼이뒤섞인서사구조를한국어로옮기며베트남전쟁문학특유의깊지만고요한정서를한국독자에게전한다.배양수교수의번역을통해‘슬픔’이나‘그리움’같은단순한언어로는담기지않는베트남특유의깊고울리는정서를느낄수있다.『표류』는끝없이굴러가는수레바퀴처럼아득하지만그렇기에고유한다양성과상대성을발견하는윤회사상에기초한다.작품속영혼들의이야기마다역사의모순이존재하며,그렇기에트엉하는묻는다.“우리는누구였으며무엇을위해싸웠는가?”하지만그질문에대한정답은드러나지않는다.이소설이말하고자하는것은승자나패자의이야기가아니다.어느나라사람이든,어느시절을살았든결국한인간으로서느꼈을고통과기억을통해한시대를견디고간영혼들의목소리를듣는일이다.책속에서p52 “하하,전쟁이란그런거지.피해없는전쟁이어디있겠나.”“그럼우린왜끝까지죽음속으로돌진해야하죠?”왕씨는곁눈질로청년을보았다.자신도그런생각을해본적이있었는지기억나지않았다.하지만그질문이들리자,그는문득생각에잠겼다.만약자신이총을들지않았다면?만약그참혹한전장속으로뛰어들지않았다면?p109 언뜻보잘것없어보이는것들이사람의마음을평생괴롭힌다.전쟁속에서사람들은평화를갈망한다.총성이멎고,밤길을두려워하지않아도되는삶.왕씨도전쟁을겪었지만,그전쟁은그의집대문을두드리진않았다.만약그집단이주가꿈이었다면그에게더오래붙드는것은오히려자신의삶이었다.p212 “누구든꿈꿀권리는있어.하지만꿈만꾸고기다리기만한다면,우리는절대그빛을볼수없지.”그는그렇게말하며훙과두명의나이든사내들을차례로바라보았다.“그래서나는싸우기로한거야.”p249 “만약네가말하듯네가죽인자들이모두네게맞서는자,네권력과이익의싸움에서대립하는자였다고하자.너는옳은것을향해그랬다고말하고싶겠지.그렇다면묻겠다.도시에떨어진원자폭탄은?숲과들에살포된수십만톤의고엽제는?전후수십년이지나도록상처를남긴그모든것,그피해자들까지적이었느냐?그들이네나라를대적하는나라의민중이었기에언젠가는네게맞설지모른다고여겨죽였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