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공책에차곡차곡써내려가듯
공(空)으로향하는문학에대한사유
그누군가내글을읽지않는다면내글은빈여백과다를바없다.다행히그누군가가내글을읽는다하여도그가생성하는의미가전부내것이라고우기지못한다.
(…)
공책하나만들고온세상을서술할수만있다면얼마나좋을까?읽지않은책들이더많은서재에갇혀온갖가려움에시달리며나의영혼은낡아만간다.언제쯤글쓰기의모순에서헤어날수있을까?_p.5「서문:글쓰기의여백」중에서
저자는다른사람의활자와문장을쉴틈없이읽어야만빈여백을빽빽이채워나갈수있는‘글쓰기의모순’에봉착한다.그는긴고민끝에하얀공책에서답을찾는다.텍스트의본디모습이아무것도쓰여있지않은텅빈‘공책’과다름없다는사실을발견한것이다.이와같은깨달음은이책의전체메시지와도닿아있다.『시인의공책』은공(空)의사상에서출발해1부「시인의정의」에서는시인으로서,나아가문학을하고글을쓰는사람으로서가져야할태도와추구해야하는선한가치에대해서술한다.
촛불집회부터후쿠시마사태까지
통찰과사색의글을통해사회를보듬다
자기의몸을녹이면서타오르는촛불은희생과정화의이미지를가진다.(…)촛불은어둠에맞서는빛이자따스한온기이다.단독자로서홀로타오르면서자기를응시하지만결코홀로버려지지않는공동의삶을갈망하게한다._p.56「촛불에대한잡감」중에서
2부「장미의이름으로」에서는위의글처럼촛불집회에대한단상,거리민주주의정신,고향에돌아가지못하는디아스포라에서볼수있는전체주의와파시즘등우리사회곳곳에퍼져있는낮은곳으로부터의저항과외침에주목한다.
모든삶의방식이문화이고그삶을표출하는형태가문화이다.문화는개인들이삶에의미를부여하고소통하는실천의행위이다.열린사회일수록이같은문화가만개하는것이당연하다.(…)새로운장르,기성을부정하는스타일,자유로운몸짓들이매체를채우고거리를떠돌도록내버려두어야한다._p.99「문화는진보한다」중에서
3부「문화는진보한다」에서는‘문화’를모든삶의방식이며삶을표출하는형태라고정의하며,개인들이삶에의미를부여하고소통하는실천의행위로서술한다.저자는후쿠시마원전사태,멋과삶의관계,여름날화려한비키니차림과대비되는시민의식,모두가열중인몸담론에이르기까지우리사회곳곳에염증처럼퍼져있는크고작은‘문화’와관련된문제들을파헤치며지식인으로서의가감없는이야기를전한다.
우리는어떤장소에살고있는가
장소와인간의관계를정의하다
우리가사는도시를구체적으로인식한다는것은어찌보면무감각해진우리의의식을깨치는일과무연하지않다.그동안우리는반복되는변화를경험하면서의미있는장소가사라지고공간이획일화되는과정을당연한것으로생각하는경향을갖게된지모른다._p.174「북항을바라보며」중에서
4부「장소의혼,장소의멋」에서저자는어쩌면너무가깝게있었기에인식하지못했던‘장소’의정체성에대해말한다.근대에들어달라진아파트등의주거장소성과우포늪,황학대등부산·경남지역의사라져가는장소에대해서술하며안타까움과각성의메시지를전한다.
한국현대문학의메카로서의부산!이는나만의공상이아니다.리얼리즘,모더니즘,해양문학,추리문학등모든영역에서부산은,한국현대문학의중심적가치들을만들어왔다.문제는이소중한가치를부산이제대로인식하고있는가하는것이다._p.183「부산은현대문학의메카다」중에서
5부「부산,문화의오아시스」에서는오랫동안부산에서활동한지식인으로서부산곳곳의장소성과그에따른부산의과거,현재,미래를이야기하며,부산은‘늙은도시’라는기존의패러다임에대해문화정책과도시계획을통해새로운문화로활력을이끌어내고자한다.또한임시수도로서찬란한문화를꽃피웠던부산에서전개된리얼리즘,모더니즘계열의현대문학,바다를옆에둔지리적특성과1960년대근대화와더불어부산에서본격적으로전개된해양문학,근대의과학정신을바탕으로하는추리문학까지부산지역에서전개된문학과그특성을이야기하며,부산문화의미래와결부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