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경, 김은영, 최유준, 허지연
저자 : 이희경
한국예술종합학교 강사. 비평지 『오늘의 작곡가 오늘의 작품』 편집위원장 역임. 지은 책으로 『리게티, 횡단의 음악』, 『작곡가 강석희와의 대화』, 『메트로폴리스의 소리들. 빈·파리·베를린·뉴욕, 20세기 대도시를 가로지르는 현대음악의 풍경』, 엮은 책으로 『현대음악의 즐거움. 서울시향 ‘아르스 노바’ 10년의 기록』, 『진은숙과의 대화. 우주의 끝에 다다르려는 작곡가의 온평생』 등이 있다.
저자 : 김은영
한국학중앙연구원 연구교수, 중앙대 강사. 지은 책으로 『QR코드와 함께 하는 내가 사랑한 음악 이야기』, 『한반도의 국민음악: 음악, 국민, 국가』(공저), 『100년 전 경성의 음악공간을 산책하다』(공저) 등이 있다.
저자 : 최유준
전남대학교 교수. 지은 책으로 『음악 문화와 감성 정치』, 『크리스토퍼 스몰, 음악하기』, 『조율과 공명』, 옮긴 책으로 『뮤지킹 음악하기』, 『아도르노의 음악미학』, 『비서구 세계의 대중음악』, 『음악은 왜 중요할까?』 등이 있다.
저자 : 허지연
전북대학교 예술문화연구소 전임연구원. 지은 책으로 『제국 속의 제국: 미국의 해외선교와 한국의 음악교육』, 옮긴 책으로 『국가와 음악: 일본 근대국가 형성과 음악의 수단화』(공역), 엮은 책으로 『눈으로 듣고 귀로 본다 1-3』 등이 있다.
머리말
1장 일제강점기
일제강점기 음악 비평│허지연
도쿄 유학 중 음악 비평의 깃발을 들다
―홍난파 「음악이란 하(何)오」(1919)
‘유행가’의 인기가 탐탁지 않은 어른들
―김영환 외 5인 「여학생계 유행가 시비」(1924)
신고송의 ‘프로 음악론’에 악단 선배 홍난파가 답하다
―홍난파 「음악과 계급의식」(1931)
안기영의 민요 작업 “짓밟힌 진주에 묻은 흙이라도 씻겠다는 심정으로”
―안기영 「조선민요와 그 악보화」(1931)
기자의 눈으로 악단을 평하다
―홍종인 「31년의 조선 악단 회고」(1931)
조선 악단의 현재와 미래, 진정한 음악 평론의 모색
―김관 외 3인 「조선 악단 회고와 전망. 좌담회」(1935)
조선의 민족음악 수립을 위해 짚고 넘어갈 논점들
―김관 「음악에는 국경이 없는가」(1935)
음반사 문예부장과 작사가들이 바라본 레코드 문화
―박영호 외 6인 「레코드 문화를 위하여」(1936)
총력전 체제와 ‘신동아 건설’을 위한 음악문화 제안
―김관 「동아의 신정세와 음악문화의 재출발」(1940)
2장 해방기와 1950년대
해방기와 1950년대의 음악 비평│김은영
한국 음악 수립을 위한 서구 음악 유산의 참조점
―박용구 「음악 유산 섭취의 문제. 베토벤적 방법과 무소르그스키적 방법」(1946)
좌익 음악계가 진단한 해방 후 음악 과제
―박영근 「음악계」(1947)
해방 후 미국 유학 열풍을 둘러싼 공방
―박용구 「허망에의 고별. 도미음악 시비」(1947),
―김메리 「도미음악론, 박용구 군의 시비를 박함」(1947)
하나 된 교향악단을 향한 충심, 문학준이 기록한 해방기 교향악단
―문학준 「교향악단 문제」(1948)
양악과 국악을 아우른 해방기 민족음악 구상
―채동선 「민족음악 수립론」(1948)
윤용하가 바라본 전시 음악의 역할
―윤용하 「악단 1년 회상기」(1951)
민족음악 수립에서 민속악의 역할
―나운영 「민족음악의 방향」(1953)
폐허 위에 세우는 악단 설계도
―윤이상 「악계 구상의 제 문제」(1954)
창작 정신과 작곡 기법을 둘러싼 평론가와 작곡가의 논쟁
―오화섭 「학갈된 창작정신. 한국작곡가협회 제1회 작품발표회를 보고」
(1955)
한미 음악 교류의 화려함 속 빈약한 한국의 음악 환경
―임원식 「미 공군 악대의 연주를 듣고」(1956)
1950년대 음악 비평의 자화상
―전봉초 「음악 비평론. 연주가의 위치와 평론의 당위 문제」(1956)
3장 1960~1970년대
1960~1970년대의 음악 비평│이희경
현대성이란 오늘의 현실을 담아내는 것
―박용구 「우리 악단에 현대는 있느냐!」(1962)
군사정권을 향한 나운영의 음악 정책 제안
―나운영 「최고회의에 붙이는 공개 건의」(1962)
‘한국 작곡가의 밤’ 기대와 아쉬움 사이, 1962년 한국 창작 음악의 현주소
―김형주 「구성력과 소재 빈곤. ‘한국 작곡가의 밤’ 연주평」(1962)
―이성삼 「희박한 독창성 ‘한국 작곡가의 밤’ 공연 평」(1962)
첫 국제음악제 개최의 성과와 한계, 현실과 전망
―박용구 「창문은 열렸고 앞길은 양양. 제1회 서울국제음악제전이 남긴 것」(1962)
―김형주 「제1회 서울국제음악제 총평. 악단 발전의 새 계기 마련, 준비 기간 짧아 무리 생겨」(1962)
작곡가의 시선으로 본 해방 20년, 1965년 한국 음악계의 자화상
―김동진 「음악창작과 사회적 여건」(1965)
1968년 음악계의 화두, 30대 평론가의 시각으로 본 신문화 60년
―이상만 「음악 60년의 문제들」(1968)
잡지 발간을 통한 음악계 여론 주도
―금수현 「국민가요 논쟁」(1970), 「남북회담에 음악은 없었다」(1972)
서울음악제 5년, 한국 창작 음악의 과제
―유신 「한국 작곡계의 허와 실: 서울음악제를 중심으로」(1973)
현대 작곡가의 눈에 비친 전통의 현대성
―강석희 「전통과 전위예술」(1975)
팬 뮤직 페스티벌에서 읽어 낸 현대음악의 실험 정신
―이제상 「이념조차도 초월하는 자유 의식의 세계. 팬 뮤직 페스티벌의 의의와 한국음악」(1976)
한국 음악 정체성 담론의 단초를 보여주는 이강숙의 현장 비평
―이강숙 「외국 거장 초청 많았지만 제 길 못 찾는 국내 악단」(1978)
1970년대의 끝에서 돌아본 피아노계의 성장과 비전
―정진우 「이제는 대중을 생각해야 한다. 피아노의 문제점과 80년대 전망」(1979)
4장 1980~1990년대
1980~1990년대의 음악 비평│최유준
‘서양화된 음악적 심성’의 고발과 음악적 정체성 탐구
―이강숙 「한국 가곡, 그 진과 준」(1980)
1980년대 청년 문화 운동의 ‘진실한 노래’에 대한 치열한 물음과 탐구
―김창남 외 「광범한 민중운동의 흐름 속에 자리하는 노래운동」(1984)
국악 명인에 의해 다시 불붙은 왜색 가요 시비
―황병기 「누가 뽕짝을 우리 것이라 우기느냐」(1984)
‘순수’의 신화를 넘어, 음악과 사회의 관계를 묻다
―이건용 「한국의 음악 상황에 대한 사회적 반성」(1986)
‘부재’의 현실을 넘어, ‘대항문화’로서의 한국음악극을 향하여
―김춘미 「한국음악극에의 물음」(1987)
1987년의 거리와 무대, ‘박제된 오페라’와 ‘살아있는 노래극’ 사이에서
―박선희 「음악과 삶의 역동성」(1987)
‘고운’ 소리와 ‘거친’ 소리의 조우, 그 이질성과 동질성의 확인
―김춘미 「송년 통일 전통음악회를 보고」(1991)
양적 팽창 속 ‘허구’를 향한 독설, 그리고 ‘전문성’에 대한 제언
―김규현 「한국 교회음악, 그 진단과 허구성」(1991)
반외세의 저항 담론을 넘어 평화적 통일 담론으로
―노동은 「민족음악의 어제·오늘·내일」(1991)
음대 교수, 대중가수를 논하다
―박종문 「대중가수 이미자를 생각한다」(1993)
―이건용 「‘대중가수 이미자를 생각한다’를 생각한다」(1994)
1990년대 한국 사회의 ‘문화적 전환’과 ‘로키즘’의 상륙
―강헌 「문제는 ‘록 정신’이다」(1994)
전통과 근대의 충돌, 국악관현악의 양가적 현실 직시
―이소영 「생존을 넘어서 새로운 희망을 향하여」(1998)
원문 및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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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비평이 담아낸 한국 근현대 음악사의 뜨거운 쟁점들
일제강점기와 해방, 6·25 전쟁, 민주화와 같은 굵직한 역사적 사건들 속에서 전례 없는 흔들림을 경험하며 한국의 음악계가 시급하게 찾고자 했던 것은 바로 ‘우리만의 음악’이었다. 한반도라는 공간에서 피어난 민족적·시대적 경험을 반영할 수 있는 독자적인 음악문화를 구축하고자 했던 음악인들의 노력은 비평이 다루는 당대의 쟁점들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시대별 주요 음악 비평을 검토하는 이 책은 20세기를 네 개의 장으로 나누어 살펴본다. 먼저 1장 「일제강점기」에서는 ‘민요를 서양 악보에 옮겨도 되는가?’라는 의문에 답하는 민요 교육자 안기영의 글, 음악 산업의 ‘태도’에 관한 일제강점기 주요 음반사 문예부장들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서양음악이라는 새로운 바람이 불어온 음악계에서 음악적 정체성을 유지하는 방법에 관해 물었던 비평의 역할을 보여준다.
2장 「해방기와 1950년대」에 소개된 비평에서는 한국 음악인들의 발전을 위해 서양음악을 수용하는 방법, 예술인의 생활고로 인한 악단 운영난, 민족음악 수립을 위한 양악과 국악의 조화 등에 관해 이야기한다. 이러한 비평들은 이론적 접근을 벗어나 해방과 6·25 전쟁 이후 식민 지배의 억압에서 풀려난 예술에 대한 음악계의 열망과 현실적 조건이 충돌하는 시대상에 관해 다룬다.
3장 「1960~1970년대」는 국제음악제 개최, 현대음악 축제 개최 등 한국 음악계의 실질적 활동이 본격화하는 시기를 배경으로 실제 활동을 적극적으로 논평하는 데 집중하게 된 음악 비평의 경향을 탐구한다. 나아가 이 시기 비평은 정부의 문화예술 지원 필요성,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 필요성 등 음악을 둘러싼 사회 기반 구축에 대해 살핀다.
마지막 장인 「1980~1990년대」는 전통과 현대의 결합과 서구 문화의 정착이 일어나던 20세기 말, 한국 음악의 주체성을 되묻는 비평들로 구성되었다. 가곡과 음악극 등 새로이 유입된 분야에서 한국적 정체성을 표현하는 방법, 트로트와 가요, 록 음악 등을 외국 문화의 반영을 넘어 한국 음악의 경향으로 인정하는 과정 등 당대 주요 음악계 인사들의 고민을 이 시기 비평에서 발견할 수 있다.
한국 음악이란 무엇인가?
이 땅의 음악을 말하는 사람들이 반복해 온 질문들
음악 비평은 늘 당대 음악계의 이론적·실질적 담론과 쟁점을 검토하고, 이를 통해 사회 속에서 한국 음악의 의미와 위치를 정립하는 작업으로 기능해 왔다. 20세기를 관통하는 음악 비평을 살펴보며, 독자는 새로운 음악의 유입과 끊임없이 충돌하고 교류하면서도 한국 음악만의 주체적 정체성의 확립할 필요성을 느끼는 음악인들의 공통된 문제의식을 발견할 수 있다.
20세기 한국 음악사는 기존의 것과 새로 유입된 것 사이의 길항관계 속에서 형성되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음악가들의 문제의식은 때로는 계몽의 언어로, 전통에 대한 새로운 인식으로, 추구해야 할 이상향에 대한 설정으로 다양하게 나타났다. (중략) 음악사에서는 흔히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는 사람들만 조명하지만, 이 책은 음악에 관해 글을 쓴 사람들의 기록이다. 누가 어떤 지면에 무슨 글을 썼는지 살펴봄으로써 당대의 주요 관심사는 무엇이었고, 20세기 한국 음악사는 어떤 담론을 중심으로 전개되어 왔는지 들여다볼 수 있는 자료가 되길 바란다. ―서문 중에서
이러한 공통 의식의 발견은 음악이라는 틀 안에서도 국악과 양악, 악단과 가요 등 서로 다른 주제를 이야기하며 잡지와 신문 등에 흩어져 있던 과거의 평론들을 하나의 책으로 묶어낸 엮은이들의 작업을 통해 가능했다. 음악 연구자의 시선에서 엮은이들이 써낸 해제는 시대와 제재가 서로 다른 비평문들이 담고 있던 문제의식을 서로 연결하고, 당대의 문제를 한국 음악사의 흐름 속으로 옮겨놓았다. 홍난파, 나운영, 윤이상, 황병기 등 한국 음악사의 주요 인물들이 당대 음악의 현실을 바라보며 남겼던 고민들을 엿볼 수 있는 것도 비평을 돌아보는 즐거움 중 하나다.
음악을 듣고 즐기는 이들이 가장 많은 시대인 21세기, 음악을 둘러싼 현상들은 여전히 사회와 상호적 영향을 주고받고,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무언가를 지향하고 있다. 20세기 음악 비평의 지형에서 ‘우리의 음악’을 향하고자 각자의 길을 모색했던 음악계를 재발견하는 이 책을 통해 21세기 음악 향유자들은 지금 우리를 둘러싼 이 땅의 음악을 생각할 비평적 자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책 속에서
음악에 관해 말을 하고 글을 쓰는 행위는 어쩌면 음악을 접하는 일이 제한적이었던 시대의 산물인 건 아닐까. 누구나 손쉽게 음악을 듣고 자신의 감상을 널리 전할 수 있는 21세기에 비평적 글쓰기는 과연 어떤 의미를 지니는 것일까. 20세기 한국 음악 비평을 소환하여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작업은 저문 시대의 메아리를 듣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들의 고민과 분투가 현재의 우리를 만들었고, 또 미래의 우리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지표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이 책이 한국 음악에 관심 있는 많은 이들에게 가 닿아 과거의 우리가 무엇을 꿈꾸었는지 함께 성찰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p9. 「머리말」 중에서
금일 우리들의 민족음악은 어떠한가? 우리들이 예부터 품고 있는 상습적 탄식은 해방될 길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민요 수집가나 민속학 학자의 서재에는 하등 음악적 서가를 찾을 수 없는 형편이다. 한편으로 고민요를 새로운 민요 수집가나 음악가의 손으로 수집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수집된 민요 음악을 기초로 한 새로운 음악의 창조를 촉진하는 것이 우리 앞에 놓인 가장 근원적인 큰일이라 할 수 있다.
p.92-93. 김관, 「음악에는 국경이 없는가?」
양악에 관하여 너무도 무지한 국악인! 국악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 양악인! 양악인과 국악인은 어느 때까지 평행선상을 방황할 것입니까. 우리나라 고유의 음악과 외래음악, 국악과 양악인의 융합! 아니 양악인과 국악인의 합작에서만 이 성스러운 과업이 이루어질 것을 확신하여 마지않는 바입니다.
p.192. 나운영, 「민족음악의 방향」
따라서 음악가에 있어서 국민의 지도적 입장에 놓여 있는 인물의 발견이라거나 새로운 자유주의적 사상의 정립 혹은 철학적인 예지를 소유할 기회를 잊고야만 가지가지의 사실, 그리고 거의 수동적인 자세에서 외국 음악을 배워야 했던 타율적 입장이 오늘의 현실을 이룩해 놓은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뿐만 아니라 기술 사회에서 통용되는 예인 기질이 개개인들에게 결코 권장할 만한 영향을 미치지 못한 사대를 선의로만 평가할 수는 없는 현실이다. 이 정신적 자세의 확립은 새로운 음악 정신의 창조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p.280. 이상만, 「음악 60년의 문제들」
전통의 계승 문제는 전통의 창조 문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우리는 오늘의 문화 상황을 만듦으로써 한편으로 전통을 만들어 나가고 있으며, 이러한 위치에서 우리의 좌표를 알기 위해 과거의 전통을 돌아보는 것이다. 전통의 계승에 있어서 양식적 계승과 상황적 계승은 모두 다 필요한 것이니 왜냐하면 전자는 우리들로 하여금 양식을 통해 과거 우리의 삶의 모습을 보게 해주기 때문이요 후자는 우리들로 하여금 상황을 통해 과거 우리 예술 양식의 의미를 알게 해주기 때문이다.
p.391. 이건용, 「한국의 음악 상황에 대한 사회적 반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