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경 산책

도덕경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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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다시 읽는 노자의 도덕경
시대 변화를 끌어안고 다양하게 변주되는 철학의 본령
현대에 이르러 노자 철학은 이성중심적 사고에 대한 비판과 반성의 사조와 더불어 그 중요성이 새롭게 재조명되고 있다. 유가가 도덕의 절대성이라는 명제 아래 이름을 확고히 하고 이름에 걸맞게 행동할 것을 강조하는 것은 합리성을 바탕으로 한 사고이다. 그러나 이름에는 시간에 따른 변화를 허용하지 않는다. 이처럼 노자는 1장에서부터 언어의 문제점을 지적했듯이 언어보다는 직관, 문명보다는 반문명, 남성보다는 여성, 부국강병보다는 소국과민을 중시한다.
포스트모더니즘이라 명명되는 현대의 사조는 이성 중심적인 과거와 달리 이성보다는 감성을, 남성성보다는 여성성을, 일원적 세계관보다는 다원적 세계관을 지향한다. 특히 포스트모더니즘의 도래를 촉발했던 상대성 원리의 발견이나 하이젠베르그의 불확정성의 원리는 인식론적 회의주의를 함의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노자사상을 이어받은 도가사상가들의 과학적 인식에 결정적 역할을 하여 조셉 니담 같은 학자는 도가를 중국 유일의 선진 과학 사상으로 추대하기에 이른다.
이처럼 노자 철학은 여러 면에서 철학의 본령과 만난다. 비록 학술적인 용어는 아니지만 격언과 비유 속에 담긴 심오한 의미 때문에 다양한 사상가들이 노자를 새롭게 재해석할 수 있는 단초가 되었다. 그래서 노자는 시대에 따른 변화를 끌어안아 이천 년이 지난 지금에도 다양하게 변주되어 생명력을 잃지 않고 있다.
《도덕경 산책》은 노자의 이러한 사상을 담은 도덕경을 다시 함께 읽고자 하는 바람으로, 통행본을 토대로 하여 원문 해석과 풀이, 그리고 저자만의 평을 담아 엮었다. 원문의 한자 풀이와 대응하는 우리말 풀이를 통해 처음 접하는 이도 비교적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하였고, 각 장의 뒤에 붙인 평을 통해 보다 깊이 있는 해석을 시도했다.
저자

고은진

출간작으로『도덕경산책』등이있다.

목차

도경道經
제1장도를도라고말할수있다면28
제2장천하사람들이모두아름답다고하는것을34
제3장현명함을숭상하지않으면38
제4장도는,텅비어있어도그것을쓸때는42
제5장하늘과땅은어질지않으니46
제6장골짜기의신은죽지않으니50
제7장하늘은오래가고땅은장구하다54
제8장최상의선은물과같다58
제9장쥐고있으면서그것을채우는것은62
제10장혼(魂)과백(魄)을하나로안아66
제11장서른개의수레바퀴살이72
제12장다섯가지색깔은사람으로하여금76
제13장총애도굴욕도깜짝놀란듯이하고80
제14장보려해도보이지않는것을,이름하여이(夷)라하고86
제15장옛부터(도를)잘실천하는사람은90
제16장텅빈상태가극치에이르고94
제17장최상의군주는밑에있는사람들이98
제18장큰도가무너지자102
제19장성스러움을끊어버리고지혜를내버리면106
제20장배움을끊어버리면근심이없어진다110
제21장큰덕의모습은116
제22장굽은것은온전해지고,휘면펴지게된다120
제23장말이없는것이자연스러운것이다124
제24장발돋움하여서있는자는오래서있지못하고128
제25장어떤것이혼돈스런모습으로이루어져있는데132
제26장무거운것은가벼운것의뿌리가되고136
제27장잘가는사람은자취를남기지않고140
제28장그남성성을알고그여성성을지키면144
제29장장차천하를취하려고무엇을하는데148
제30장도로써임금을보좌하는자는152
제31장무릇예리한무기는상서롭지못한기물이다156
제32장도는늘이름이없다160
제33장남을아는자는지혜롭다164
제34장큰도는넘치는물과도같구나168
제35장위대한(도의)형상을잡으면172
제36장장차접으려하면176
제37장도는늘무위하지만하지않음이없다180

덕경德經
제38장최상의덕은덕이라고하지않는다186
제39장옛날에하나를얻어서된것들이있다192
제40장반대로되돌아가는것이198
제41장상급의사람은도를들으면202
제42장도는일(一)을낳고206
제43장하늘아래가장부드러운것이210
제44장이름과몸어느것이가까운가214
제45장크게이루어진것은결함이있는듯하지만218
제46장천하에도가있으면222
제47장문밖을나가지않아도226
제48장학문을하면하루하루더해지고230
제49장성인은고정된마음이없이234
제50장살려고나와서죽음으로들어간다238
제51장도는낳고,덕은기른다242
제52장하늘아래시작이있는데246
제53장나에게조그마한지혜가있다면250
제54장잘심은것은뽑히지않으며254
제55장덕을두터이머금고있는사람은258
제56장아는사람은말하지않고262
제57장올바름으로써는나라를다스리고266
제58장그정치가답답하면답답할수록270
제59장사람을다스리고하늘을섬김274
제60장큰나라를다스리기를278
제61장큰나라는아래로흘러282
제62장도라는것은만물의깊은보금자리이자286
제63장함이없음을하고290
제64장안정되어있을때유지하기가쉽고294
제65장옛날에도를잘실천하는자는300
제66장강과바다가모든계곡들의왕이될수있는까닭은304
제67장세상사람들이다이르기를내도가크다한다308
제68장장수노릇을잘하는자는무력을쓰지않고312
제69장병법에이런말이있다316
제70장나의말은매우알기쉽고320
제71장알고도알지못한다고여기는것이324
제72장백성이위엄을두려워하지않게하면328
제73장과감하게하는데용감하면332
제74장백성들이항상죽음을두려워하지않는다면336
제75장백성이굶주리는것은340
제76장사람이살아있으면부드럽고약하지만344
제77장하늘의도는348
제78장하늘아래물보다더부드럽고약한것은없다352
제79장큰원한은아무리잘풀어도356
제80장작은나라에적은백성이살아360
제81장미더운말은아름답지않고364

출판사 서평

〈후기〉
스무살겨울우연히도서관에서접한대만만화가채지충의「도덕경」이내생각을송두리째바꿔놓은이후,「도덕경」으로석사논문을쓰고,대학에서십년넘게도가철학을강의하면서,「도덕경」에대한정리를해야겠다는생각은늘내게사명감처럼자리하고있었다.삼십년이지나우여곡절끝에「도덕경」에관한책을내게되니마치해묵은숙제를마친듯홀가분하다.
내가「도덕경」을만난그때는진보와개발과1등이최우선이었던암울한시대였다.비록원문도아닌만화였지만「도덕경」은내게그누구도주목하지않았던민초들의오래된지층과같은삶에대해,묵묵히날것으로남은원시림과현명한꼴찌들의존재와힘을알게해주었다.그리고어느날…산위에서바라본도시의불빛들위로꽉차있는텅빈허공의존재와힘에대한깨달음은벼락같았고,세상을보는새로운눈을뜨게되었으며,그러한사고는오랜시간동안나를지배했음을고백하지않을수없다.
모든인류는시대와국가를막론하고생사를겪으면서고통에직면했고,괴로워했으며,나름대로해결책을찾아고군분투했다.그러한삶의여정은이천오백년전이나지금이나다르지않다.각시대가요구하는가치들은다르지만「도덕경」은그러한시대적요청들에맞게부응하였으며,지금까지도거대한사상사적조류를담당하고있음은「도덕경」이담고있는道의특성과다르지않다.
많은사람들이「도덕경」을읽고주해하였다.거기에번거롭게또한권의책을더한것은순전히가르치는사람으로서의사명감비슷한것때문이다.나는학생들이영상매체나영어에많은시간과관심을쏟을뿐,책이나한자와는점점멀어지는것에대해안타까웠고,동양철학을통해학생들이다양한사람들의복잡한사고방식과요구를지혜롭고탁월하게해결하는능력을갖추기를바랐다.
그래서이책에서는원문을독해해보려는사람들을위해원문과글자뜻풀이,원문해석,그리고뒷장에는세상을바라보는또다른시각을담은평評을넣었다.비록요즘학생들이이전에비해한자를접하는기회가현저하게적지만지적인능력은뛰어나기때문에도덕경원문을같이읽는다면어느정도는따라읽을수있을것이라는것을오랜경험을통해장담해마지않는다.
이책은현대인이많이접하고익히알고있는통행본을참고하였다.각판본을비교하여글자하나하나노자의의도를찾아야하지만그작업은노자를본격적으로연구하는연구자들의몫으로남겨놓고,문자보다는사상적,철학적으로「도덕경」에접근하였다.그리하여문자학적으로부족한점이많을것임을미리고백하며노자의사상이자연만물과더불어풍요롭고평화로운미래로나아가는데일조하리라믿는다.
그리고도가철학을수업하고책을정리하는데도움을주신윤용택교수님,이서규교수님,김치완교수님께감사드리며문휘연,강귀형,같이수업했던제주대학교철학과학생들과도서관지혜학교수료생들에게도고마움을전하고싶다.마지막으로옛날부터지금까지「도덕경」을사랑했던이들의평화롭고지혜로운마음이후세에게도이어지기를간절히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