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냄새 그리워  - 한그루 시선 24

사람 냄새 그리워 - 한그루 시선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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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병실에서 발견한 고독과 공존
그리고 시적 치유의 힘
한그루 시선 스물네 번째 시집이다. “병실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하여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고 다시 걸어갈 길을 생각합니다.”라는 시인의 말에서 보는 것처럼, 이번 시집은 주로 병실을 배경으로 한다.
병마와 싸우는 환자, 그리고 그를 돌보는 자, 그들을 바라보며 시인은 그 관계 속에 담긴 많은 이야기들을 곱씹는다. 그리고 아픈 자들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내재한 근원적인 고독,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고독함을 채우며 함께하는 삶을 응시한다.
병으로 인한 단절과 고독은 팬데믹을 통과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경험한 바 있다. 또한 질병뿐만 아니라 무수한 삶의 상처로 인해 자신의 근원적인 고독과 마주한 사람들이 있다. 시인은 그 단절의 시간을 응시하면서 시로 어루만져주고 있다.
고명철 평론가는 해설에서 “병마에 손쉽게 굴복하지 않기 위해 병마에 버티고 있는 아픈 자는 역설적이지만, 아픈 자를 대신해줄 수 없는 그 어떤 것으로도 “채울 수 없는/근원적인/고독/건널 수 없는 강”의 존재 때문에 병마와 치열히 싸우면서 심지어 공존한다. 김순선의 시집 곳곳에서 보이는 아픈 자와 간호자들에게는 바로 이 ‘근원적 고독’이 도도히 흐르고 있음을 주시해야 한다. 이것은 아픈 자의 존재 가치를 추락시키거나 퇴락시키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아픈 자를 간호하는 존재의 위엄마저 훼손시키지 않도록 하는 삶의 비의적 실재다. 그만큼 ‘근원적 고독’은 아픈 자와 연루된 이들을 온전히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삶의 실재다.”라고 평했다.
저자

김순선

1951년제주사계에서태어났으며한국방송통신대학교일본학과를졸업했다.2006년《제주작가》신인상으로등단하였으며현재〈한국작가회의〉〈제주작가회의〉회원으로활동하고있다.시집으로는『위태로운잠』『저,빗소리에』『바람의변명』『백비가일어서는날』『따뜻한국물이그리운날』,ebook『사색,책의향기가우리를부를때』등이있다.

목차


제1부거울을보는여자
거울을보는여자|방콕하는여자|병실에서출근하는여자|소주를좋아하는여자|허공에쓰는편지|비밀하우스여인|이상한여행|부메랑|에밀레종소리|노모의설렘|트로트를부르고싶은날

제2부잠못이루는사람들
영자씨|아버지와딸|조강지처|잠못이루는사람들|한모금만|대단한갱년기엄마와사춘기아들|요란한아침|우울한하루|환자와간병인1|환자와간병인2|환자와간병인3|자가간병인

제3부빈집
빈집|5층안과|고장난로봇|부러움|폭력|치매|금식|아버지와아들|내발등으로슬픔이|외딴섬|너,코로나19|소나기|무거운짐내려놓으려하네

제4부유리창에별이
위로|감사한하루|노란엽서|너의미소|연두이고싶어|봄을기다리며|유리창에별이|종소리|참회의시간|낮달맞이꽃|한담길|맨발|발만동동|하루살이몇|별자리찾아

제5부조밤나무
꿈은사라지고|횡재|단풍나무|조밤나무|별은사라져|멜잠자리|달떴다|초당옥수수|추억의한치빵|코스모스밭에서|내이름잊으셨나요|동백열매|조개송편같은친구|싸락눈을녹이며|달무리

해설‘병실/유년시절’의시적치유의힘|고명철

출판사 서평

■시인의말

앞을향해
숨차게달려오던
일상에서
잠시
쉬어가게되었습니다

병실에서만난
사람들을통하여
걸어온길을되돌아보고
다시걸어갈길을
생각합니다

함께
옷깃을여미는
시간이되었으면합니다

책속에서

시설에서왔다는병실에서만난
여인
날마다허공에
편지를쓴다

해독할수없는문장을
꼭꼭새기느라
손톱으로얼굴에생채기를내어
야속한간병인
엄지장갑을끼워버렸다

붙일수없는
가슴깊이숨겨둔
못다한말
뭉뚝한손으로
헛손질한다

할머니,이름이뭐예요
명순이

아니,할머니이름
명순이

그녀의뇌리에각인된이름
자기이름보다도더소중한
이름

명순이를향한
못다한말
허공에꾹꾹눌러쓴다
---「허공에쓰는편지」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