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교실 : 교사는 정치에서 자유로워야 한다

회색 교실 : 교사는 정치에서 자유로워야 한다

$11.00
Description
정치는 나를 향한 질문을 깨닫고 해결하는 과정
‘배제적 정치중립’ 넘어야 미래로 간다
제주한라대학교 이정원(방송영상학과) 교수가 자신의 사회학 박사 학위 논문인 〈한국 교사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비판적 연구〉를 인문학 에세이 형식으로 다듬어 펴낸 책이다.
이 책에는 저자의 교육 현장 경험과 사유, 연구의 결과가 녹아 있다. 저자는 지난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에서 교육홍보담당과 정책소통관으로 일한 바 있다.
열 개의 꼭지로 이루어진 이 책은 국가가 교사들에게 부여한 ‘정치적 중립성’을 비판적으로 분석, 성찰한다. 저자는 “‘정치적 중립성’은 정권이 교사들을 통제하는 지배 양식”이라며 “교사들은 ‘중립성’의 경계선을 굵게 긋고 스스로 정치적 자율성을 스스로 감시하고 있다.”고 말한다. 또한 교사들이 정치적으로 자유롭지 못하다 보니, 정치 경계를 넘나드는 아이들의 다양한 질문과 문제를 수용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진단한다.
이처럼 “한국 교육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질문이 없다’는 것”이라며 “교사들은 ‘정치 중립’을 이유로 정치를 ‘회피’하는 것에 익숙하다. 정치적 쟁점이 담긴 다양한 사회 문제, 변화에 대한 질문이 실종되는 것이 당연하다”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정치를 배제하는’ 정치 중립의 기원을 ‘반공주의’와 ‘시장인간 육성’에서 찾는다.
저자는 “정치 중립은 사물과 현상을 자유롭게 바라보며 진실을 찾는 ‘가치 자유’와 달랐다. 권력이 요구하는 것을 그대로 수행해야 했다.”며 “해방 이후 한국 사회 통치 전략은 ‘반공주의’였다. 학교는 반공주의를 유지, 강화하는 대표 수단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자본주의 시장에서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시장 인간’을 키우라는 강령이 교실과 교사를 지배한다.”며 “교사가 자본주의에 어긋나는, 학력을 높이는 것과 상관없는 교육을 하면 어떻게 될까? ‘정치 중립’ 의무를 지키지 못한 것이 되고 처벌을 각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양극화와 다문화, 인공지능, 학교폭력, 학생 인권 등이 모두 정치적인 문제라고 말한다. ‘가만히 있으라’로 상징되는 세월호 참사의 기반에도 질문이 없는 ‘정치 중립’의 문제가 있다고 규정한다. 이를 통해 저자는 정치적 중립성을 극복하지 못하면 ‘인간이란 무엇인가’의 질문이 기다리는 미래 교육으로 갈 수 없음을 강조한다.
문제 해결을 위해 저자는 교사 양성 제도를 개선해 예비 교사 때부터 세계 시민이 될 준비를 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아이 한 명, 한 명을 건강하고 안전하게 키우기 위해 교사가 정치 주체로서 시민사회와 연대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양극화와 다문화, 인권 침해, 학교 폭력, 인공지능 기술 발전 등의 문제들이 발현된다. 이는 교실과 아이들을 만나 다양한 교육 문제들로 확장되고 있다.”며 “이 문제들은 모두 ‘정치적’이다. 시민사회와 연대하면서 해결의 물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어 “가만히 있으라’를 벗어나려면, 정치적 입장을 갖고 ‘가만히 있으라’를 비판해야 한다.”며 “예비 교사 때부터 다원적 가치를 수용할 수 있는 독립·자유주의적 사고와 관용을 갖춰야 한다. 교육 철학과 가치관, 윤리에 대한 인문사회학적 사유·성찰을 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마지막으로 “질문과 연대가 사라진 공간에서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아이들’로 연대하는 것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책은 논문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통계와 자료 중심의 기술을 걷어내고, 저자의 분석과 성찰이 쉽게 읽힐 수 있도록 쉽게 풀어 쓰면서 사례를 덧붙였다. 교육 현장에서뿐만 아니라, ‘정치적’이어야 할 모두에게, 즉 자신을 향한 질문에 제대로 답하고 민주적인 사회구성원으로서 연대의 힘을 기르고자 하는 모두에게 유효한 날카로운 지적들이 담겨 있다.
저자

이정원

제주에서나고자랐다.
현재제주한라대학교방송영상학과교수다.
제주와미래연구원부설〈제주미디어리터러시연구소〉소장이다.
제주대학교사회학과와언론홍보학과에서강의했다.
제주대학교언론홍보학과를졸업하고,제주대학교에서사회학석·박사를받았다.
제민일보와제주도민일보기자를했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에서교육홍보담당과정책소통관으로일했다.
주요관심분야는교육과정치,미디어사회학이다.
영화와등산,TV,스포츠도좋아하고즐긴다.
관심분야를전공과엮어글쓰고방송하고강의하는것을좋아한다.

목차

01아이들의‘질문’이‘정치’다
02‘정치중립’의진짜모습①반공주의
03‘정치중립’의진짜모습②‘시장인간’육성
04양극화된교실의슬픈풍경
05정치중립에묶이면‘다름’이두렵다
06‘정치주체’들을체벌로다스릴수있나
07낡은정치중립의민낯,‘가만히있으라’
08인공지능보다‘한명의사람’이중요하다
09다양성을‘관용’으로포용해야한다
10‘아이들’로연대하는정치적주체로

출판사 서평

제주도교육청에서일할때답답함만으로는설명되지않는경험을했다.교사,직원들과정책을이야기하는자리였다.어느순간나만열심히말하고있었다.민감한‘선’에서상대방이이야기를멈췄다는생각이직감으로들었다.많이아쉬웠다.용기를내서선을넘으면이야기가더풍성했을텐데.정책도더욱현실성을갖췄을텐데.생각과말을멈추게한‘선’이궁금했다.그선은‘정치적중립성’이었다.‘중립성’의경계선을굵게긋고정치적자율성을스스로감시·통제하고있었다.

‘정치’를피하면나의존재를드러내는언어가사라진다.삶의재미도떨어진다.새로운세상과사람을만나고,사랑하며이별하고,갈등하며충돌하는과정에서세상과사람,나를향한질문들이꼬리에꼬리를물고이어진다.자신의마음을쉴새없이두드리는‘질문’을깨닫고해결하는과정이정치행위다.정치가두려우면‘나는누구인가’,‘나의생각은어떠한가’라는극히기본적인존재의질문들을마주하는것도두렵다.

정치로자신을발견하지못하니자신을표현하고드러내지못한다.나의생각을자신있게말하지못한다.하지만자신에게쏟아지는질문에서평생도망칠수는없다.어떻게든질문을마주해답을해야하는순간이온다.가장쉬운방법은법조문이나정부·교육청의공문내용을그대로말하는것이다.교사들이그어놓은‘정치경계선‘을더깊게알고싶었다.박사논문주제로선택했다.〈한국교사의‘정치적중립성’에대한비판적연구〉라는논문을완성했고,2020년사회학박사학위를취득했다.

내가가진질문과사유·연구의결과를더많은사람들과나누고싶었다.글의양과난이도를줄여비교적읽기쉬운책으로내기로결심했다.정치중립의경계를뛰어넘는용기를갖는데이책이작게나마도움되기를바란다.책이나올수있도록많은도움을준한그루관계자분들과힘들때마다든든한어깨를내어주는가족,교수님들,친구,선후배들에게고마움을전한다.

-이정원(지은이)의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