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교육청에서일할때답답함만으로는설명되지않는경험을했다.교사,직원들과정책을이야기하는자리였다.어느순간나만열심히말하고있었다.민감한‘선’에서상대방이이야기를멈췄다는생각이직감으로들었다.많이아쉬웠다.용기를내서선을넘으면이야기가더풍성했을텐데.정책도더욱현실성을갖췄을텐데.생각과말을멈추게한‘선’이궁금했다.그선은‘정치적중립성’이었다.‘중립성’의경계선을굵게긋고정치적자율성을스스로감시·통제하고있었다.
‘정치’를피하면나의존재를드러내는언어가사라진다.삶의재미도떨어진다.새로운세상과사람을만나고,사랑하며이별하고,갈등하며충돌하는과정에서세상과사람,나를향한질문들이꼬리에꼬리를물고이어진다.자신의마음을쉴새없이두드리는‘질문’을깨닫고해결하는과정이정치행위다.정치가두려우면‘나는누구인가’,‘나의생각은어떠한가’라는극히기본적인존재의질문들을마주하는것도두렵다.
정치로자신을발견하지못하니자신을표현하고드러내지못한다.나의생각을자신있게말하지못한다.하지만자신에게쏟아지는질문에서평생도망칠수는없다.어떻게든질문을마주해답을해야하는순간이온다.가장쉬운방법은법조문이나정부·교육청의공문내용을그대로말하는것이다.교사들이그어놓은‘정치경계선‘을더깊게알고싶었다.박사논문주제로선택했다.〈한국교사의‘정치적중립성’에대한비판적연구〉라는논문을완성했고,2020년사회학박사학위를취득했다.
내가가진질문과사유·연구의결과를더많은사람들과나누고싶었다.글의양과난이도를줄여비교적읽기쉬운책으로내기로결심했다.정치중립의경계를뛰어넘는용기를갖는데이책이작게나마도움되기를바란다.책이나올수있도록많은도움을준한그루관계자분들과힘들때마다든든한어깨를내어주는가족,교수님들,친구,선후배들에게고마움을전한다.
-이정원(지은이)의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