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드는 글씨 - 한그루 시선 28

마음에 드는 글씨 - 한그루 시선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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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현택훈

제주도에서태어나한번다른지역에가서머물다다시고향에서지낸다.
몇권의시집과몇권의산문집을냈다.

목차

제1부
밤우동|산양|봄노래|초콜릿을다먹고기념으로놓아둔상자처럼|무반주|살아있는음악들의밤|수호|유사과학|봄빛의주소|쿠폰의세계|토요일오후바닷가의꿈|마음에드는글씨|정파|구름의9월은|서귀포헌책방|첫눈|주사위|밤식빵|‘파도치다’는붙여쓰고,‘파도소리’는띄어쓰고|바다에사는새

제2부
흐리고때때로흰수염고래|다시수목원에서|가슴이뻐근하다는말|버스에서|탑동|댕유지의밤|삼승할망의밤|시를노래하는마음|크리스마스무렵|달에서본지구|소리샘|삼포가는길|카스테라|서호수도기념비|화북공업단지|비파나무의약속시간|한림수직|갈마도서관|우리들의수학여행|옛날옛적머쿠슬낭

제3부
새를세는사람과|바닷가에서모닥불을피우고놀다잠든사람들처럼|그나물에그밥|안개비|에메랄드그린|유자일기|남해|온주|산책자|산남사람들|느림보여행사|제주서림|근하신년|어제의이름들|금능|과수원|서귀포또는고양이|본가입납|소년|지상의우편함

제4부
갈마동|기러기의노래|북제주군|로망스|꿈속의꿈|수복강녕|후일을도모한다는말|워킹홀리데이|아무도낫지않는다는것을알고|언어의별|6월호|연북정|도굴|수로의마음|나의작은여동생|히든트랙|숲|증명사진|비오캔|풀베개

[창작노트]

출판사 서평

■시인의말

밤에우동한그릇먹으러난이세상에태어난것같아
이노래는참많이들어도질리지않아
플레이리스트만드는건유언을쓰는것같아
해지면우리더외로워질테니서둘러풀밭에가자

■책속에서

-수로의마음
화순수로따라흘러가네물길이바뀌면서아이가생겼네이끼의마음과같다고몇년전구름이흘러가네저녁에밥을짓기위해이숲을지나흐를것이네그물의마음이연기를피우네이물길따라흐르는게어디한둘인가사랑은푹젖은채물기가마르지않네물길을내는건숲의밤길을내는것서걱거리는사람들에게저녁이흘러가네저녁밥을짓는사람에겐수로를내듯밤길을낼것이네어젯밤비바람이흘러가네화순수로고운이불을펼치네물에도이름이붙는데처음호명된물이다시흘러도그이름이네그투명한마음으로물한사발들이켤것이네훗날이여기에있어녹아흐르는그릇들오늘밤에다닦을지경이네우듬지젖은나무들이달로흐르는밤이오면

-아무도낫지않는다는것을알고
한사람이병나고
또한사람이병수발을든다

골골대는저녁파도소리에
샛별이뜬다

오늘의처방전은
수평선을바라보는일

휴양지에서요양하는사람들은
여행객과구별하기쉽지않다
어깨에힘을빼고
숨들이마시고

바닷게가문병객처럼
왔다가간다

아무도낫지
않는다는것을알고

우리는눈동자가
약병뚜껑을닮아간다
빙그르르돌다툭열린다

그곳에스며드는글자가있었다
햇살이었다

병수발을들었던사람이
병나고

수평선너머로갔던
배가돌아온다

매미울음을사진찍을수있을까.어떤사진에서는소리가정말들리는것같다.시도그럴것이다.시에서소리도나고,안개도피어오른다.매미울음을따라숲에들어간적있다.매미울음이나뭇잎과햇빛에도묻어있었다.숲속으로들어갈수록나뭇잎이더짙었다.할일을미뤄두고걸은숲길.매미날개같은여름이지나가고있었다.집에돌아갈걱정이되지않을즈음시가온다.그러면지난봄에산화분에물을줘야하는일이중요한일이라여기게된다.
-[창작노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