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로 산다는 것 : 동화작가가 쓴 수상록

아버지로 산다는 것 : 동화작가가 쓴 수상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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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동심에 이르는 먼 시선
노년의 동화작가가 바라본 세상살이
30여 년간 아동문학의 길을 걸으며 지금도 제주아동문학협회 회원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고운진 작가의 첫 수상록이다. 그동안 지역 일간지인 〈제주일보〉 등에 게재했던 칼럼들을 모아 다듬고 새롭게 구성했다.
저자는 아동문학가이기에 앞서 40년간 학교에서 아이들과 만났던 선생님이고, 퇴임 후에는 여러 문학회 외에도 대한민국독서대전 추진위원, 제주문학관 건립 추진위원, 제주문학의집 운영위원장 등 제주문학의 현장에서 바쁘게 일했던 경력을 가지고 있다.
50여 편의 글 속에는 저자가 바라본 세상의 불편한 진실, 변하는 세태에 대한 소회, 수많은 만남과 이별 속에서 얻게 된 깨달음과 잊지 말아야 할 덕목, 지혜 등이 담겨 있다. 한탄하고 후회하며 안타까워하는 대목을 자주 만나게 되는 것은 그만큼 도처에 부조리와 상처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아름다운 것만을 문학으로 삼지 않고, 불편하지만 제대로 보아야 할 세상의 상처들을 오래도록 기록해온 것이다. 그것을 작가로서의 하나의 실천으로 삼고 있다.
동심을 그리는 동화작가가 바라본 세상은 아이들의 마음처럼 깨끗하고 맑지만은 않지만, 고개 돌리지 않고 하나하나 곱씹고 있다. 그 노력이 아이들이 맞이할 세상을 조금 더 나은 쪽으로 나아가게 한다.
저자

고운진

1954년제주시오등동에서출생하여광양초등학교를졸업한후중·고등학교,대학교를제주에서다녔으며제주대학교교육대학원에서교육학석사학위를받았다.1993년제3회제주신인문학상,1994년계간'우리문학'동화추천에이어1996년한국아동문학연구신인문학상을받으며동화를쓰기시작하여1997년도서출판익산에서창작동화집「설이가본세상」을출간한이후2001년한국파스퇴르에서「산타클로스를기다리는아이」2002년창작나무에서「꽃피는지구식물원」,2005년아동문예사에서「하늬바람이찾은행복」등을출간했으며문학과교육에관한다수의논문이있다.문학활동으로는한국문인협회회원,한국아동문학회이사,한국아동문학연구소운영위원,제주문인협회감사및분과위원장,제주아동문학협회장을역임하였다.제주아동문학협회장을역임하면서제주도민을위한독서논술세미나를개최한적이있으며제주YMCA독서논술강사와제주도내도서관글짓기강사등으로참여하며학생과학부모에게문학적감성을심어주는데공헌하였다.현재는제주일보문화칼럼해연풍필진으로활동하고있다.교육활동으로는초등교사,초등교감을거쳐제주교육과학연구원교육연구관,저청초·중학교교장,곽금초등학교교장을거쳐현재일도초등학교교장으로재직하면서밝은인성과파란꿈을키워줄수있는동화창작에노력하고있다.

목차


제1부달빛추억속으로
달빛차회(茶會)|어머니|법정의마지막소유(所有)|사색지원(思索之苑)|아라홍련(阿羅紅蓮)|민달팽이의사랑|팝페라테너임형주|봄날은간다|그대,샤넬과벤츠를꿈꾸는가?|출판기념회

제2부다시동백은피고지는데
다시동백은피고지는데|부모교육에대한단상(斷想)|참좋은나라한국|우리말(國語)의실종|방선문축제|부조(扶助),음양의두얼굴|미셸의삼무(三無)교육|새철드는날|감성을파는사회|반딧불이의경고

제3부아버지로산다는것
아버지로산다는것Ⅰ|아버지로산다는것Ⅱ|석굴암을오르며|아듀,청마(靑馬)여!|사라지는것들|12월의장미|178년만의귀향,세한도(歲寒圖)|가을편지|교육과삶,40년|까치,죽음을예고하다

제4부내뜨락의가을
내뜨락의가을|시월에|뉴노멀(newnormal)이왔다|후회리스트|후(後)문학,문학인|별헤는밤|인연|청라언덕|새끼사랑|페미니즘(feminism)의도래

제5부채움,그리고비움
채움,그리고비움|지금이순간|사회적거리,그리고봉쇄(封鎖)|순응하는삶|불신(不信),일상이되다|단상(斷想),대중탕에서|단상(斷想),새벽을열며|죽음,죽는다는것|메타버스세상이오고있다|연(緣),그짧은만남과이별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감성만앞세워문학의길로접어든지가어언30년이지났다.그동안문학을하면서특히아동문학에대한이론을알면알수록창작에는더자신이없었다.주독자가미성숙한어린이라하더라도짜임이탄탄하지않으면재미를담보할수없는것이동화이다.하지만지금까지내맘을울린짜임새있는창작동화를쓰진못했다.

그럼에도불구하고지금까지여섯권의창작동화집을발간하면서동화작가행세(?)를하고있으니이어쩌란말인가?어린이독자는물론이고동심을지닌성인독자들에게도미안한마음한가득뿐이다.변명하는것같지만교직과문학을병행하며좋은동화를창작해내긴힘들다.그렇다손치더라도교직을열심히수행하면서도문학에일가를이룬분들을우린손쉽게찾아볼수있지않은가?

그래서일까?부끄럽고미안한마음을만회하기위해난오늘도고민하고다짐하면서동화창작작업을계속하고있다.내생애에도정채봉의《오세암》같은동화가창작되기를소망하면서말이다.칼럼에눈을돌리기시작한건그래서일지도모르겠다는의문을가져보지만그건또확실히아니다.내가칼럼을쓰기시작한건불편한사회진실을사회곳곳에서목도하기시작한2000년도후반부터이기때문이다.

학교의최고관리자가되면서사회를폭넓게바라보는안목을가질수있었으며이때부터사회적으로불편한진실들이눈에보이기시작했고《제주일보》에문화칼럼을쓰기시작했다.지금도계속해서필진으로참여해칼럼을쓰고있지만이번칼럼집에다상재할수는없었다는것을밝힌다.고르고골랐고수정에수정을거듭했지만미흡한부분이많다는것도인정한다.미흡한칼럼이라할지라도다내가낳은자식이기에부정할수는없다는말씀을드린다.그자식들을통하여사회의불편한진실들을알리고싶었고그사회속에서진정한아버지로산다는것이얼마나어려운것인가를절절하게외치고싶었기때문이다.

사실은표제를놓고도고민이많았다.어머니를그리는사모곡‘동백은다시피고지는데’와‘아버지로산다는것’을놓고고민을거듭하다가어머니는이제놓아드리기로했다.봄빛이찬란한어느날동백이지듯이그렇게가신지가이제십수년을넘어섰기때문이다.이제아버지로살아가고있는나자신도어머니를따를날이머지않았다는것을잘알기에좀더겸손해져야한다는결의를다지며‘아버지로산다는것’을표제로정했음을밝혀둔다.

마지막으로이책을읽고있는독자들에게간곡히당부한다.이책속에담긴칼럼들은내생각이다.하지만내생각이겉으로드러나있지는않다.필자가어떤사유를하며살아가고있고또어떻게사회가변하기를바라는지를은유적(隱喩的)으로칼럼속에녹여넣었기때문이다.그러므로꼭공감하면서읽어보시라강요하고싶진않아도필자가바라보는사회진실이무엇인가만파악해주었으면하는바람이있다.싱그러운진초록의계절이다.온세상이싱그러운초록빛으로당당한이계절처럼우리사회도그렇게싱그러운빛으로물들었으면좋겠다.
---「머리말」중에서

지금법정스님은어디쯤가고계실까?소행성어느작은별에서벌써어린왕자를만났을까?평생에즐겨읽던동화책마저아침마다신문을배달해주던그꼬마에게주고싶다는말을남기고홀연히떠나간법정스님.평생무소유를실천하면서마지막까지도모두버리고떠나간스님은새털처럼가벼운마음으로먼길을가고계실것이다.중요한건눈에보이지않는다고했다.디지털시대를살아가는이시대의중생들은눈에보이는더많은것들에집착하느라고정신이없다.아,어쩌랴?눈에보이지않는그무엇을찾아살아가려는아이들이많은세상이법정과어린왕자가바라는세상이아닐까?
---p.34

제주의수눌음정신이무엇인가?어려울때서로서로돕는정신,바쁜농사철에이웃끼리서로도와가며일하는제주의전통문화가아닌가?비가내리는새벽에상을당해경황이없는사돈댁으로팥죽허벅을지고날랐던우리어머니와할머니의부조가정말부조이다.현물로부조하지못하는어려운형편이면물부조를하기도했다.팥죽허벅을지고물허벅을지고날랐던그시절의상부상조정신은상실된지오래다.이젠상주에게돈봉투를내밀고대신상품권을받는물물교환만있을뿐이다.
---p.97

시골마을느티나무같은크나큰이름이지만돌아가신후에야그존재를실감하게된다는아버지,평생무게를견디다가구부러진못이되어버린아버지,힘들고슬픈일을참아내느라속울음이땀이되어버린아버지는과연누구일까?이시대아버지들이가족들에게각인되고있는모습을생각하면아버지라는이름이안타깝고측은하기그지없다.
---p.122

이어폰을낀채스마트폰에몰입해있는아이들.여럿이뭉쳐있어도다각자놀고있을뿐아이들이함께하는놀이는없다.또래놀이나또래문화가실종되었다.그래서더욱뉴노멀이두려워지는이유이기도하다.또래와어울릴만한문화를장려하여야한다고하지만뉴노멀시대에어떤구체적인대안도선뜻떠오르지않는다.코로나19로제세상에갇혀있는저들의마음을조금만이라도열수있다면얼마나좋을까?
---p.185

그렇다.이젠P처럼모두정점에서내려와야한다.채움이있었으니비움도있어야다시채울수있는게아닌가?은퇴자들은별들을빛나게하는까만하늘처럼누군가의배경이되며살아갈때아름다울수있다.주인공이아닌나머지가되고누구의배경만되면서살아간다는것이어디그리쉬운일일까만집착만내려놓을수있다면가능한일이아닐까?여름의끝자락에서다시한번내삶의모습을되돌아보는계기가되었다.
---p.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