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의 철학자들 : 보건의료 특성화고의 행복한 성장 이야기

교실의 철학자들 : 보건의료 특성화고의 행복한 성장 이야기

$17.00
Description
언제나 귀를 열어주는 든든한 동료 교사,
잊었던 꿈을 다시 찾아주는 따뜻한 선생님,
교실의 상처들을 사랑으로 꿰매드립니다!
보건의료 특성화고등학교인 제주 중문고에 재직 중인 현직 교사의 교육 에세이다. 총 3부로 나누어 29편의 글을 실었다.
흔히 이런 특성화고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성적이 다소 좋지 않거나 갖가지 문제들이 많으리라는 편견이 있다. 하지만 책 속에 담긴 주인공들은 여느 아이들처럼 많은 고민과 사연 속에서 넘어지고 일어서며 단단해지는 청춘을 보내고 있다.
저자는 상처받고 좌절한 아이들의 꿈에 다시 불씨를 지피는 교사로서 치열한 하루하루를 보낸다. 엄마와 같은 보호자로, 앞서 보건의료인의 길을 걸었던 선배로, 무엇보다 애정 어린 잔소리 폭격을 장착하고 아이들을 절대 포기하지 않는 선생님으로 언제나 아이들과 함께한다.
1부 ‘행복한 아이들’에서는 사연도 많고 상처도 많은 아이들이 등장한다. 대개 외부적인 이유로 꿈을 포기하거나 꿈을 찾지 못하는 아이들이 학교 안에서 다시 꿈을 찾고 성장하는 모습이 마치 한 편의 드라마처럼 펼쳐진다.
2부 ‘행복한 교실’에서는 학교 안에서의 갈등과 그것을 함께 해결해가는 과정이 담겨 있다. ‘무너진 공교육’을 공공연히 얘기하는 시대, 울고 웃는 교실의 풍경이 새삼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3부 ‘행복한 교사들’은 아이들의 꿈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동료 교사들의 이야기다.
각 글의 말미에 시적인 단상을 수록하여, 이 감동적인 이야기들의 여운을 깊게 한다. 더욱이 책의 주인공들이 지금은 어엿한 사회인으로, 더욱이 남을 돌보는 일을 업으로 삼아 살아가고 있으니, ‘힘들어도 포기할 수 없다’는 저자의 다짐을 더욱 굳게 한다.
이 책은 2023년 제주도교육청 우리 선생님 책 출판 지원사업 선정작으로, 향후 각급 학교에 배부될 예정이다.
저자

임명실

1967년제주성산포에서태어나초등학교친구와결혼하고지금까지도성산포에서살고있는성산포토박이입니다.건양대학교교육대학원을마쳤고,28년째교직에몸담고있으며,현재중문고등학교에서3학년담임을맡고있습니다.소박한제글이누군가의아픈마음을조금이라도달래주었으면좋겠다는마음으로글을쓰고있습니다.

목차


하나,행복한아이들
20예진이라는햇살|26다시꿈을품은아이|44직원할인이되었습니다!|54교실의철학자들|64깻잎머리소녀,역전의명수가되다|78실습실의주인공들|88노란병아리,병원을접수하다|96어느날천사를만났다|104스물한살,진이|112기적을만든53명의아이들|126최고의선물

둘,행복한교실
136나의첫번째제자는욕쟁이|150거짓말은하지말자!|164샘,사랑합니다!|180저만의빛깔로살고싶어요|190나의숙제는현재진행중|206사랑받는느낌,이런거죠?|224madeinjungmun|240엄마의눈물을보았습니다.|2502년간의갈등,이제끝내보자!

셋,행복한교사들
262우리학교최고의독설가|270교사의또다른이름,사랑나누미|278도움이필요한사람,누구?|283너의꿈을항상응원할게!|290여러분,우리책을펴볼까요?|301최고의생각쟁이선생님|311누구든지환영합니다!|320가장재수없는날의행복|330다시마음을가다듬고서…

출판사 서평

에필로그

나를교사라는자리에서있게해주는것은우리아이들이다.아이들이존경의눈빛을보내며‘명실샘’이라고불러주기에나는이자리에머물수있다.
특성화고등학교에서근무하는나를보며누군가는‘왜그렇게힘든곳에있으려고하느냐?’라며답답하게여길수도있겠지만,나는우직하고꿋꿋하게이자리를지키고싶다.
내가가장잘할수있는일,그리고내가가장즐겁게할수있는일을나는여기서하고있기때문이다.
나는이곳에서내가만나는아이들과우리만의역사를쓰고있다.역사의줄거리가초라할지언정우린우리가할수있는최선을다해한줄또한줄써내려가고있다.
어느날자신들이지나간이길을되돌아보며그래도잘살았다며웃을수있는내아이들의앞날을기대하며…….
이삶이어디로흘러갈지,그리고어디에서멈출지모르지만나는흘러가는내삶에올라타서끝까지가보려한다.알수없는그끝을떳떳하게마주해보련다.

책속에서

내가근무하고있는학교는보건계열특성화고등학교다.자신의진로를찾지못해그어떤꿈도꾸지못한채고등학교시절을살아가는아이들을자주만나게된다.무기력하게숨만쉬며시간만채우기위해등교하는아이들을보며많은교사는답답함을느끼곤한다.그래서많은선생님은노력하고있다.그리고기도한다.자신이맡은아이들이작은꿈이라도키울수있도록…….작은희망이라도품을수있도록…….
---p.39~40

“안녕하십니까?중문고등학교실습생,김민준입니다.”민준이의목소리가실습실에퍼졌다.민준이의목소리는성우라도된듯차분했고,민준이의태도는장난기를벗어던지고환자를위해노력하는간호인의모습을보여주었다.처음으로보게된민준이의진지한모습는나의시선을사로잡았고,‘이녀석꽤멋진데!’라는생각으로닫혀있던나의마음이조금씩열리기시작했다.“지금부터환자분을모시고X-ray촬영을위해방사선과로모시려고합니다.괜찮으십니까?”옆에서지켜보고있던아이들또한진지한얼굴로민준이를바라봤고가면을쓴듯한민준이의모습에호기심을보이고있었다.
---p.85

3월초,어쩌면이세상모든교사의소원하나는행복한교실을만드는것이다.나또한해마다담임을맡으며‘존중과소통으로함께성장하는행복한교실’을학급약속으로정하고아이들과함께만들어나가려고노력한다.그러나담임의노력과달리각기다른성향과생각을품고있는아이들사이에서는다양한갈등이발생하고,해결하지못하는갈등은또다른갈등으로이어져갈등기차를만들곤한다.폭주하는갈등기차는때로는멈추지않고앞만보고달려나간다.그러니교사는작은갈등이폭주하는갈등기차로갈아타지않도록현명한중재와교육적인지도를해야만한다.어느날불현듯나타나는일,예고없이나타나나를곤란하게만드는일,어쩌면나는나의진심을알아주는사랑스러운제자들이있어교실안에서발생하는다양한갈등상황을현명하게해결해나갈수있었는지모른다.그러니갈등을해결한진짜주인공들은그들자신이라고말할수있다.그아이들이내게선물해준행복한교실을수많은단어들로그려본다.
---p.135

두눈에눈물을가득담은채제발퇴학당하는일만발생하지않도록도와주십사고애원하는아버님의이야기를들으며나는그제야정신을제대로차릴수있었다.그리고생각했다.내가지켜왔던원칙을깬것은준범이가아니라바로나라는것을,동료애라고생각했던나의모순된행동이내가지키고자했던첫번째생활지도원칙을깼다는것을…….부끄러웠다.그래서고개를들수가없었다.
---p.199

“세희야!”
“샘,오셨어요.검사환자가너무많아서정신이없어요.”
교실밖에서만난세희는반갑게나를맞이해주었고,나또한열심히실습하고있는세희가뿌듯하기도하고한편으로는안쓰러워세희의손을끌어당겼다.손톱끝에삐죽이나와있었던기다란손톱들이모두사라졌다는것을느낀순간나는세희를꼭안아주었다.
“어쩜이렇게예쁘니?환자들에게도친절하게대하고,우리세희,샘이정말뿌듯하다!”
“개학날부터지금까지매일하루도빼먹지않고저에게똑같은잔소리를하셨는데제가안바뀌고어떻게버티겠어요.샘,저도눈치보며살아요.그리고병원실습올때기본적으로갖추어야할자세정도는알고있다고요.”
웃음이나왔다.
---p.234

아마도지영샘은그날밤잠을못잤을게분명하다.동휘가걱정되어서까만밤을하얗게불태웠을게분명하다.동휘의사정을알게된지영샘,학교를마치고아르바이트가려는동휘를붙잡고교무실안으로데려왔다.무엇이라도먹일요량으로밥을데우고김을꺼내고집에서가지고온듯한장조림과김치를펼쳤다.그리고는동휘에게어서먹고가라고다독거렸다.뜻밖의선물에놀란동휘는눈물을뚝뚝흘리며밥을먹었다.지영샘의정성을아는지밥한톨도남기지않고모두먹은동휘,최근들어밥다운밥을먹은것같다며지영샘에게감사인사를했다.
---p.285

“샘이있는이곳은저에게집같은곳이에요.그리고제삶의터닝포인트같은곳이기도해요.샘이할수있다며매번다독여주시는것도좋았고,우리행복하자는말도좋았고,사랑한다는말도정말좋았어요.”
은주의위로가나의가슴속으로들어왔다.
“샘,저희들이지금도잘지낼수있는건샘과함께한성공경험때문이었어요.잘하는것이하나도없는줄알았는데샘이잘했다고말해주면그것자체가저에게는큰성공경험이되었고안심이되었어요.지금도저를버티게하고새로운것에도전할용기를내게하는건그때샘하고함께했던시간덕분입니다.”
---p.327